[이투뉴스] 환경부가 새롭게 수립한 ‘그린뉴딜 연도별 LPG차 보급계획’에 대한 비난이 곳곳에서 거세다. 지난해 7월 14일 열린 ‘한국판 뉴딜 그린보고대회’를 통해 국정과제로 동력을 더했던 정부의 그린모빌리티 정책이 거꾸로 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다.

환경부는 2025년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되는 LPG화물차 및 어린이통학차량 보조금 사업을 갑작스럽게 대폭 축소·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LPG차 보급계획 수정안’을 수립했다. 지난해 7월 발표한 ‘그린뉴딜 연도별 LPG차 보급계획’과 비교하면 내년 한 해만도 LPG 1톤 트럭은 지원금이 총 100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70% 줄고, 보급차량은 2만5000대에서 1만5000대로 40% 수준으로 축소된다. 어린이통학차량은 지원금이 총 1120억원에서 420억원, 보급차량은 1만6000대에서 6000대로 각각 62.5% 줄어든다. 해가 지날수록 지원폭은 더 줄어들며, 사업 시기도 2025년까지 시행에서 2023년까지로 앞당겨 폐지된다.

문재인대통령이 직접 LPG화물차와 어린이통학차량 보급을 늘리겠다고 발표하면서 보조금이 조기에 소진되는 게 아니냐는 염려가 무색한 지경이다.  

무엇보다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성은 물론이고 정책을 믿고 선제적으로 수십억원을 들여 설비투자를 완료한 자동차 부품업계 등 산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LPG 1톤 트럭 수요자 대부분이 24시간 생업에 종사하는 생계형 소상공인이라는 점에서 이들도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전국 90여 중소 자동차부품업체를 비롯해 용달화물차운송사업자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LPG업계가 이 같은 지원 축소가 부당하다며 국회, 환경부 등에 당초 계획대로 이행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 배경이다.

환경부가 전기화물차 지원에 초점을 맞춰 LPG화물차 전환사업을 축소하려는 의도도 결과적으로 ‘탄소중립’이라는 국정운영 방향과 어긋난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다. 국립환경과학원의 실외도로시험 결과 LPG차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경유차의 93분의 1 수준이다. 그만큼 미세먼지 저감 및 대기질 개선효과가 뛰어나다.

여기에 전기화물차의 연간 생산수량은 4만대에도 미치지 못한다. 연간 15만대의 소형화물차 시장을 감안할 때 LPG 1톤 트럭 보급이 원활하지 못하면 결국 나머지 차량은 경유화물차로 대체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LPG화물차 전환사업의 당위성에 무게가 더해지며, 환경부가 그린모빌리티 정책을 오판(誤判)하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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