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부터 내년 3월까지 경기·강원·대구·부산서 시범사업
전문검사기관 밸브 체결 시 가스안전公 전수 기밀시험

▲신형 차단기능형 LPG용기 밸브가 시범사업을 통해 보급이 이뤄진다. 사진은 가스안전공사 기동단속반원들이 LPG용기 이상유무를 점검하는 모습.
▲신형 차단기능형 LPG용기 밸브가 시범사업을 통해 보급이 이뤄진다. 사진은 가스안전공사 기동단속반원들이 LPG용기 이상유무를 점검하는 모습.

[이투뉴스] 전국 LPG판매사업자의 집단시위에 이어 한국가스안전공사를 상대로 민·형사상 집단손해배상 청구소송 검토 등 파국으로 치닫던 차단기능형 LPG용기 밸브 문제가 드디어 출구를 찾았다. 모두가 패자인 국면을 만들지 않기 위해 주무부서인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해 가스안전공사, LPG충전·판매사업자, 가스전문검사기관, 밸브 제조사가 수차례 논의를 이어간 끝에 조율이 이뤄진 것이다.

차단기능형 LPG용기 밸브는 1998년 IMF 외환위기로 빚어진 경제위기로 LPG용기 고의사고가 잇따르고, 시위현장에서도 LPG용기를 이용한 화염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긴급하게 개발이 진행됐다. 특단의 대책을 요구받은 가스안전공사가 차단기능을 갖춘 밸브 개발에 나섰고, 2006년 고압가스안전관리법에 기준이 신설되며 2007년 6월 1일자로 의무화가 이뤄졌다.

그러나 고의사고 감소 등 적지 않은 효과에도 불구 일선 현장에서 가스가 누설되는 사례가 빈번해지자 전국 곳곳에서 불만이 이어졌다. 차단기능형 밸브의 구조적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에게 가스비 보상, 소비자와의 신뢰관계 훼손은 물론 1년 내내 불안감을 안고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데다 자칫 그 책임이 고스란히 전가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LPG충전·판매사업자들의 비난이 거셀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갈수록 파열음이 커지면서 가스안전공사는 성능을 개선한 신형 차단기능형 밸브 개발에 나섰고,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화성밸브, 영도산업, 에쎈테크, 덕산금속 등 4개 밸브 제조사의 6개 모델을 대상으로 각 모델 당 25개씩 실증시험을 진행해 성능을 검증했다.

이를 통해 현장에서 우려하는 문제점이 해결됐다는 게 가스안전공사 측의 입장이나 LPG충전·판매사업자의 불신은 여전하다. 협의 과정에서 돌파구로 제시된 게 시범사업이다. 

산업부와 가스안전공사, 관련업계가 조율점을 찾은 추진방안에 따르면 오는 8월부터 내년 3월까지 8개월간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각계 의견수렴을 거쳐 내년 6월부터 제품 보급화가 이뤄진다. 가스안전공사는 당초 올해 11월까지 시범사업을 진행하려 했으나 가스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동절기를 지내봐야 한다는 업계의 요구로 기간이 늘어났다.

시범지역은 150건 이상의 가스누출 동영상 확보 등 가장 많은 가스누설 사례가 발생한 대구, 일부 제조업체의 품질 문제로 불만이 큰 부산, 연평균 최저기온이 영하 25도로 고무 물성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강원도, LPG판매사업자의 민원이 가장 많은 경기도가 선정됐다.

이들 지역에서 시범사업자로 선정되는 LPG판매업체는 식당 등 잦은 충전으로 LPG용기 회전이 빈번한 지역에 가스를 공급하는 업소를 선정하며, 재검사기관은 대구의 경우 한성산업(경주), 부산은 한국산업가스, 경기도는 씨스텍(부평), 강원도는 대한산업(춘천)이 지정됐다.

◆내년 6월 KGS코드 개정 및 제품 보급화
시범사업은 재검사기관을 통해 신형 LPG용기 밸브를 부착하고, 선정된 LPG판매소와 LPG충전소를 통해 주기적인 모니터링이 진행된다. 소요되는 밸브는 시범사업체 참여한 4개 제조사가 각 1000개씩 모두 4000개로, 가스안전공사와 밸브 제조사가 각각 절반씩 공동 분담한다.

시범사업용 밸브는 가스안전공사의 검사를 받아 합격표시인 ‘KC 각인’이 이뤄지며, 전문검사기관 밸브 체결 시 가스안전공사에서 전수 입회 및 기밀시험이 진행된다.

시범사업 과정에서 LPG충전·판매사업자는 매월 누설 밸브현황을 가스안전공사 및 제조사에 통보하며, 제조사는 누출과 관련한 A/S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한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주단위로 A/S 현황을 가스안전공사에 통보한다. 가스안전공사는 사업자간 A/S 현황을 피드백하고, 제품불량으로 판정되는 경우 적극적인 사후관리에 나서는 한편 사업자 간 이해충돌이 발생하면 조정역할을 맡는다.  

이 같은 시범사업 결과 공유와 함께 이를 토대로 KGS코드 개정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거쳐 4~6월 체결 토크 성능 등을 추가해 코드를 개정하고, 6월부터 신형 차단기능형 LPG용기밸브 보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수년 동안 갈등의 골이 깊었던 차단기능형 LPG용기 밸브 문제가 정부와 유관기관, 관련업계 간 조율을 거친 시범사업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며, 상호 신뢰를 확보하는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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