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기중 한국자영알뜰주유소협회 회장
“최저임금인상 우려되나 우리만 힘든 것 아냐”

▲김기중 알뜰주유소협회 회장이 향후 협회운영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기중 알뜰주유소협회 회장이 향후 협회운영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투뉴스] 회원사 94% 지지를 얻어 한국자영알뜰주유소협회 회장이 된 김기중 신임 회장은 강력한 협회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김 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회원사들은 ‘일하는 협회’를 너무나 오랫동안 기다려왔다”면서 “회원들의 열화와 같은 지지에 힘입은 만큼 협회가 이제껏 못했던 일들, 미뤄왔던 일들을 처리하는 강력한 협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앞으로 협회는 많은 변화와 발전, 봉사와 공생공존을 위해 나아갈 것”이라며 “지·분회장들과 노력해 빠르게 움직이는 협회로 우뚝서겠다”고 말했다.

첫 행보로는 향후 한국주유소협회, 한국석유유통협회 등이 내놓는 왜곡보도에 대해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를 위해 김 회장은 언론보도 대응팀부터 꾸렸다. 또 이사진에 개별직책을 부여해 기획재정부 담당이사, 산업통상자원부 담당이사 등의 보직을 부여했다. 

협회 중앙회도 부산으로 옮겼다. 김 회장은 “260개가 넘는 공공기관들도 지방으로 이전한 마당에 알뜰주유소협회라고 꼭 수도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 결단을 내렸다”며 수도권 중심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자영알뜰주유소가 한국석유공사에 종속된 구조인 만큼, 석유공사가 있는 울산과 가까운 지역에 둥지를 틀 필요가 있었다”며 “너무 먼 것도 문제지만 너무 가까운 것도 문제다. 아시다시피 물리적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간섭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 회장은 “내가 운영하는 주유소는 전남 순천에 있어 협회 중앙회까지 출퇴근에 세시간이 걸린다. 다만 자영알뜰주유소가 수도권보다는 지방에 더 많은만큼 회원들의 편익을 추구하고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도 지방에, 그 중에서도 부산에 중앙회를 두는 게 맞다는 판단"이었다고 했다. 기존 알뜰협회 중앙회로 쓰이던 사무실은 서울지회로 전용할 계획이다.

▲알뜰주유소협회는 최근 중앙회를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전했다.
▲알뜰주유소협회는 최근 중앙회를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전했다.

◆지방 확장은 잠시 멈춤, 이제는 서울 진입 추진할 때
김 회장은 고속도로알뜰주유소 및 농협알뜰주유소 증가 대비 자영알뜰주유소가 부진한 상황에 대해 “그동안 협회는 매장 개수보다는 질적인 부분을 향상시키는데 집중해왔다”며 “현재 수도권 매장이 적고 지방엔 많은 분포를 보이는만큼 수도권 알뜰을 확대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알뜰주유소가 과밀한 지역은 조금 억제하고 전체서비스는 개선·확대하면서 국민 물가안정에 공헌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설명이다. 알뜰주유소가 서민 물가안정을 위해 존재하는 만큼 석유제품 가격이 비싼 서울로의 적극적인 진입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올해도 80개 일반주유소가 알뜰주유소로의 전환을 신청해 이 중 25개 주유소만이 신규 전환에 성공할 정도로 사업자 요건이 까다롭다”며 “향후 특별시·광역시 알뜰이 늘어날 수 있도록 석유공사에 요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이 내놓은 또다른 질적인 개선 방안은 IT역량 강화다. 알뜰주유소의 매입·매출 상세현황을 석유공사와 실시간 연동해 유류구매 및 판매 가격을 감시함으로써 저렴한 주유소에는 더 많은 혜택을 부여하는 실시간 모니터링시스템을 완성했다.

해당 시스템은 석유공사가 감독하도록 해 알뜰주유소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기로 했다. 시스템이 도입될 경우 일각에서 제기하는 알뜰주유소가 부당하게 높은 수익을 취하고 있다는 의혹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알뜰수익이 일반주유소보다 배는 많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고개를 저었다.

일부 사업자의 일탈은 있을지언정 대부분의 알뜰주유소는 석유공사를 통해 석유제품을 싸게 공급받는 만큼 낮은 가격에 판매해 마진도 적다는 것. 그는 “석유공사가 제공하는 주유소 가격비교 사이트인 오피넷에 들어가서 검색해보면 저가주유소 상위권을 차지하는 곳은 전부 알뜰주유소”며 “어떤 업계든 많이 파는 곳이 있으면 적게 파는 곳도 있기 마련인데, 판매량이 떨어지는 주유소를 충동질해 알뜰주유소와의 시시비비 최전선에 세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시내에 자리잡은 4대 정유사 대형주유소들은 알뜰주유소보다 훨씬 규모가 크다”며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려면 일반주유소 사업자들도 단합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년기의 끝, 재편되는 업계, 새 생존전략 강구해야
주유소사업자라면 누구나 민감하게 반응하는 최저임금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최근 최저임금위원회가 결정한 내년 최저임금은 9160원으로 주 40시간을 기준으로 하면 월 191만4440원이다. 1만1000개소를 넘어서 과밀한 상태인 주유소업계의 상황과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 전환기조를 감안하면 부담이 적지 않다.

협회는 알뜰주유소가 국가정책으로 운영되는 만큼 공공재로서의 측면을 강조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고용을 증대해 주유소의 기업적 역량을 확대하는 한편, 수익은 고용유지에 사용하는 것이 사회적 기여라는 입장이다.

김 회장은 “자영알뜰주유소 전체를 통계 낸 자료는 없지만 보편적으로 알뜰은 최저임금보다 높은 임금을 주는 편”이라고 말했다. “알뜰주유소는 적게 남더라도 많이 파는 박리다매를 원칙으로 두기 때문에 업무가 고될 수밖에 없어 일반보다 비싼 임금을 치르더라도 당장 퇴직자로 인한 업무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이 이익”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현실적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우려가 없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하지만 식당, 공장 등 급여를 주는 모든 사업이 똑같은 영향을 받는데 우리만 힘들다고 아우성칠 수는 없다”고 부연했다.

김 회장은 “알뜰사업자들은 대부분 수익만을 좇는 4대 정유사 위주의 시장에 지쳐있는 사람들”이라며 “지역별 불우이웃돕기 모급이나 요양원 방문 등의 봉사활동에도 비중을 둘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를 위해 협회에 3000만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 주유소업계는 유년기를 지나서 사춘기에 접어들고 있다”며 “친환경차인 수소·전기차가 활성화되면 주유소가 할 일도 줄어들고 많은 주유소가 쇠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당장 광역시인 부산만 봐도 50개 주유소가 매물로 나와있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재편되는 주유소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부대사업, 전기차 충전기 설치 등 새로운 생존전략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석유가격을 잡고 석유판매를 잡은 알뜰주유소야말로 석유유통시장의 최고라고 볼 수 있다”며 석유유통시장에서의 영향력 강화를 자신했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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