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 각국 예산보고서 통해 청정에너지 투자 촉구

[이투뉴스] 내년까지 경기회복이 이어지면서 전력수요가 반등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각국의 기후위기 저감에 대한 야심찬 계획에도 불구하고 청정에너지에 투입되는 자금은 극히 일부분"이라고 비판하며 이같이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한 각국 정부의 경기 회복 지출 가운데 청정에너지 산업에 할당된 예산이 너무 적고, 이에 따라 이산화탄소 수치도 오는 2023년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란 지적이다.

IEA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세계 각국 정부들은 약 3800억 달러를 ‘에너지 관련 지속가능한 회복 조치’에 배정했으나 이는 전체 경기회복책 예산의 약 2%에 불과하다.

파티 바이롤 IEA 사무총장은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 여러 정부들은 깨끗한 미래를 위한 더 나은 건설을 강조했으나 그에 필요한 자금을 투입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공공과 민간 모두 투자금 총액은 국제적 기후 목표를 달성하는데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개발도상국 지출은 미미하다다. 코로나19의 타격으로 기후 관련 투자 보다 다른 재정문제 해결을 우선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IEA는 각국 정부의 예산을 추적 관찰하는 '지속가능한 회복 추적(Sustainable Recovery Tracker) 시스템'을 기반으로 지구촌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23년 최고 기록을 세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듬해에도 배출량 증가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피크가 언제가 될 지는 불분명하다고 전망했다.

바이롤 사무총장은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따른 배출 저감 약속을 지키기 위해 각국 정부들이 (기후 관련) 지출을 늘리고 정책적 조치를 빠르게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50년 배출 넷제로를 위해 청정에너지 투자를 이끌어야 한다. 우리가 당장 행동한다면, 힘들지만 달성 가능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앞서 파리기후변화협약은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2100년까지 섭씨 1.5도로 제한한다는 목표를 삼고 있다. 이를 위해 배출량을 줄이고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방법을 통해 인류 활동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양을 제로로 만든다는 ‘탄소 중립’이 핵심 과제다. 그러나 IEA는 지난해 약 1% 하락한 세계 전력 수요가 올해와 내년 강하게 회복하면서 탄소 배출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IEA 전력시장보고서에 의하면 세계 전력수요는 내년에 5%, 2022년 4% 증가한다. 세계 경제국들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경제 활동이 늘리고 있어서다.

IEA는 재생에너지 전력 발전이 강하게 성장하고 있지만, 전력 수요 상승을 모두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올해와 내년 세계 전력 수요 증가량의 절반 가량을 재생에너지가 차지하겠지만, 화석연료 기반 공급력이 올해 추가 수요의 45%, 내년의 40%를 충당할 것으로 추산했다.  에너지 회사들은 여전히 새로운 유전을 개발하고 있으며, 여러 나라에서 화석연료가 전력 생산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IEA는 세계 석탄화력발전량이 지난해 4.6% 줄었으나 내년에 약 5%, 2022년 3%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IEA는 “올해 석탄화력발전량은 팬데믹 이전 수준을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2022년에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각국이 '배출 제로”를 선언하고 기후 변화 대응을 강조하고 있으나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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