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각종 혜택을 받아온 국내 태양광 대기업들이 외국산 인버터를 수입해 국산인 것처럼 판매하는 등 최소한의 기업윤리마저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화와 현대, 효성과 같은 대기업들이 중국산 인버터를 들여와 국산인 것처럼 대량으로 유통·판매하고 있다.

한화의 경우 중국 인버터 메이커인 굿위사 제품을 수입해 자사 명판을 달아 국내 시장에 유통하고 있으나 태양광 모듈은 제조시설이 있을 뿐 인버터는 생산라인을 갖고 있지 않다. 하지만 태양광 모듈을 판매하면서 중국산 인버터를 국산인 것처럼 끼워서 팔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에너지솔류션은 중국 친트사 인버터를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방식으로 들여와 일부 부품을 조립하거나 케이스를 바꾸는 식으로 3년째 팔고 있다. 이들 제품 역시 현대제품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그동안 소용량 기준으로 연간 500MW 안팎을 판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중대형 인버터 생산라인을 보유한 효성도 한때 중국 화웨이 인버터를 들여와 국내 시장에 공급했으나 작년말로 계약이 끝나면서 현재는 화웨이가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상황.

이들 대기업은 그동안 전력 및 재생에너지 사업분야의 제품과 설비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정부로부터 다양한 국산화 지원정책이나 연구개발(R&D) 혜택을 받아왔다. 한화와 현대는 특히 탄소인증제 같은 정부 국산품 우대정책의 수혜를 직간접적으로 누렸다.

대기업들의 짝퉁 국산판매는 국산품의 산업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전체 사업비의 거품을 유발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아울러 이들 대기업은 국산 모듈을 써야 한다고 강조해 자사 제품 판매를 종용하면서도 인버터는 중국산을 수입해 유통 마진을 챙기면서 국내산업 기반을 붕괴시키고 있다.

대기업들의 이런 행태에 수수방관하는 듯한 당국도 비판을 빗겨나가기 어려운 실정. 관계자들은 관련 인증 및 심사업무를 담당하는 에너지공단 등이 코로나 19 확산에 따른 현지 심사애로를 이유로 대기업들의 짝퉁 국산판매 행위를 묵인하고 있거나 정확한 실태마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산업부나 에너지공단이 관리 감독업무를 소홀히 하고 있으며 대기업들의 하도급업체에 대한 횡포를 사실상 모른 척 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대기업들이 우위를 이용해 중소업계를 고사시키고 산업기반을 흩뜨리는 일이 한두번은 아니나 태양광산업 육성의 혜택을 누릴 대로 누린 대기업들이 외국산 제품을 수입해 국산인 것처럼 둔갑시키거나 끼워팔기하는 행태는 최소한의 기업윤리마저도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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