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환율·운송비 크게 올라…8월 조정요인 60%만 반영 80원/kg↑
미반영분 누적에 내달 조정요인도 상향세로 9월도 인상 불가피

▲국내 LPG가격이 7월에 이어 8월에도 큰 폭의 가격인상이 이뤄지면서 LPG공급사나 소비자 모두의 부담이 커졌다. CP와 환율, 해상운임 모두 상승세를 나타내 향후 기상도도 어두워 고심이 크다.
▲국내 LPG가격이 7월에 이어 8월에도 큰 폭의 가격인상이 이뤄지면서 LPG공급사나 소비자 모두의 부담이 커졌다. CP와 환율, 해상운임 모두 상승세를 나타내 향후 기상도도 어두워 고심이 크다.

[이투뉴스] 국내 LPG가격이 누적된 미반영분에 더해 조정요인인 국제LPG가격(CP)과 환율, 해상운임 상승세까지 맞물리며 우울한 기상도를 나타내고 있다. 가뜩이나 위축된 LPG시장이 3중고(3重高)에 빠지면서 LPG공급사나 소비자 모두의 표정이 밝지 못하다. 

국내 LPG가격이 7월 ㎏당 48~50원 인상에 이어 8월에 또 다시 더 큰 폭의 ㎏당 80원 인상이 이뤄지면서 상대적으로 비수기인 한여름에 때 아닌 한파가 몰아닥치고 있다. 그나마도 어려운 경제를 감안해 조정요인의 60% 정도만 반영한 가격결정이라는 점에서 미반영분이 여전한데다 CP와 환율, 해상운임의 상향세가 꺾일 기세가 보이지 않아 향후 시장전망도 어둡다.  

SK가스는 8월 1일부터 주요거래처에 적용하는 LPG공급가격을 프로판과 부탄 모두 ㎏당 80원 인상했다. 이에 따라 충전소 및 도시가스사에 공급해 일반소비자가 취사·난방용으로 사용하는 가정상업용 프로판은 kg당 1016.36원에서 1096.36원, 산업체에서 연료 등으로 사용하는 산업용 프로판은 ㎏당 1022.96원에서 1102.96원, 수송용 부탄은 kg당 1407.96원에서 1487.96원으로 올랐다.

또 다른 LPG수입사인 E1도 8월부터 수요처에 공급하는 LPG가격을 ㎏당 80원 인상했다. 이에 따라 주요 거래처에 공급하는 프로판은 가정상업용은 ㎏당 1014.8원에서 1094.8원, 산업용 프로판은 1021.4원에서 1101.4원으로 조정됐다. 또 수송용 부탄은 ㎏당 1406.96원에서 1486.96원, 리터로는 821.66원에서 868.38원으로 올려 공급된다.

국내 LPG 공급가격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社에서 통보한 CP를 기반으로 환율과 해상운임 등 제반비용을 반영해 결정된다. 중동지역으로부터 우리나라까지 운송 시간을 고려해 전월 CP 기준으로 당월 국내 공급가격이 결정되는 구조다.

이달 ㎏당 80원의 인상도 조정요인의 약 60%만 반영한 결과다. 국내 LPG가격 조정에 가장 큰 요인인 CP가 톤당 평균 92.5달러 인상되고, 기준 환율도 달러당 1143원으로 20원 이상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이 같은 요인으로만 ㎏당 120원 안팎의 인상요인이 발생하게 된다. 소비자의 심리적인 최후 지지선인 세 자릿수 가격인상을 취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SK가스나 E1 등 LPG수입사의 고심이 역력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문제는 누적된 미반영분을 해소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격조정 주요인인 CP와 환율, 해상운임 모두 상승랠리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사가 30일 LPG수입사인 SK가스와 E1에 통보한 8월 CP는 프로판 660달러, 부탄 655달러다. 전월대비 각각 40달러, 35달러 오른 수준이다. 올해 4월과 5월에 내림세에서 국제유가 회복세와 추세를 맞추며 6월부터 상향세로 돌아서 6월 평균 42.5달러, 7월 평균 92.5달러에 이어 또 다시 평균 37.5달러 오른 것이다.   

이런 CP 상향세는 국제유가 추세에 따라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원유재고가 평균 재고량보다 크게 줄어들면서 공급 감소 관측이 확산되고,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띠면서 원유 수요에 대한 기대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 변동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달러 당 기준 환율은 올해 1월 1096원, 2월 1095원, 3월 1108원대에서 1120원대로 올라선 뒤 4월 1129원, 5월 1123원, 6월 1121원으로 횡보세를 나타내다 이달에 1143원으로 크게 올랐다. 변수가 상존하는 환율이지만 지금으로서는 달러가 강세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안전통화를 선호하는 심리가 확대되고 글로벌 경제의 피크 아웃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다만 주요 기업들의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부각되면서 추가 상승에 대한 동력보다는 지금의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상향세가 이어지는 해상운임도 부담이다. 물류 이동이 집중되는 3분기가 성수기인데다 세계적인 경기 회복세와 더불어 캐나다·미국의 화재와 폭염, 서유럽과 중국의 폭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베트남 봉쇄조치 강화 등 여러 사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상승세가 가파르다.

결과적으로 국내 LPG가격 조정요인 중 플러스가 기대되는 요인이 없는 셈이다. 누적된 미반영분에 이 같은 조정요인을 더할 경우 9월 국내 LPG가격은 또 한번의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만큼 국내 LPG시장가격을 주도하는 SK가스와 E1 등 LPG수입사의 고민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어려운 서민경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데다 자칫 해외트레이딩으로 겨우 수익을 꾀하는 LPG수입사의 경영구조를 감안하지 않고 가격을 올려 국내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한다는 의혹의 시선도 짙다. CP와 환율, 해상운임 등 조정요인이 LPG공급사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8월 말에도 내달 가격을 결정하는 과정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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