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야적장서 보관 중인 고형연료 품질검사결과 부적합 판정
2만7000톤 중 2만1000톤 폐기해야…연료안정성 문제 불거져

[이투뉴스] 많은 우여곡절 끝에 가동에 들어간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가 또다시 가동을 멈출 상황에 처했다. 장성야적장에 보관하던 폐기물 고형연료에 대한 품질검사 결과 수분과 납이 기준보다 많이 검출돼 전량 폐기처분토록 명령을 받았기 때문이다.

SRF 품질문제로 어려움에 처한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이번 사태에 대해 유감을 밝히고, 향후 생산단계부터 품질안정성에 적합한 제품만 들여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형연료에 대한 품질 논란이 사실로 드러남에 따라 나주 SRF 열병합 문제에 대한 해법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은 최근 더불어민주당 탄소중립특위에 참석해 ‘장성야적장 SRF 연료 품질검사’ 결과 수분과 납 등 두 가지 항목에서 품질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한국지역난방공사에 해당 SRF를 전량 폐기처분토록 통보했다고 밝혔다. 

7월 21일부터 27일까지 고형연료제품을 보관하는 장성야적장에서 진행된 품질검사는 환경공단 폐자원에너지센터 주관으로 환경과학원과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이 참여한 가운데 이뤄졌다. 조사대상은 이곳에 보관 중인 한난의 고형연료제품 2만7000톤이다.

검사결과 모두 10개 항목 중 수분함량이 31%로 품질기준인 25%에 못 미쳤고, 납(pb)도 252㎎/㎏이 검출돼 품질기준인 150㎎/㎏을 크게 웃돌았다. 회분, 염소, 황분, 저위발열량 등 나머지 8개 항목은 모두 품질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납 성분이 기준보다 과다하게 검출된 것은 납 함유량이 높은 건전지류가 생활폐기물에 섞였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환경부는 품질검사 결과가 부적합으로 나옴에 따라 광주시 생산 고형연료제품 보관량 2만7000톤 중 2만1000톤은 사용이 불가한 것은 물론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폐기·소각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청정빛고을(광주광역시 폐기물 고형연료)에서 공급하는 고형연료제품의 품질 및 배출가스 기준을 보다 엄격히 적용해 품질관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검사결과에 대해 한난은 이유를 불문하고 품질검사에서 일부 항목이 법적 기준에 미흡한 결과가 나온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또 부적합 판정을 받은 고형연료제품을 법적 절차에 따라 전량 사용중지와 함께 폐기처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공사는 이번 품질검사에서 납이 검출된 제품은 2017년 7∼9월 사이에 제조된 연료로, 납품 당시 해당 고형연료에 대해 품질문제로 반품대상임을 통보한 것은 물론 해당 제품은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난은 특히 품질문제가 발생한 원인을 철저히 분석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대비책을 세우는 한편 이물질이 검출되는 등 제조 단계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고형연료제품의 경우 제조자에게 반송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공사는 나주 SRF 발전소가 고도의 환경오염방지설비를 갖춰 발전소 가동 중 모두 13회에 걸쳐 대기배출물질을 측정한 결과 납은 평균 0.01ppm으로 기준치 대비 7%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안전한 상태를 유지해 왔다고 덧붙였다.

한난 관계자는 “품질검사 결과와 관련해 법적 절차에 따라 고형연료제품을 처리하고 앞으로 품질검사에 합격한 제품만을 사용하겠다”면서 “고형연료제품 생산단계에서부터 품질안정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해 주민우려를 불식할 것을 거듭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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