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기종의 문제가 아니라 사이즈의 문제다
[칼럼] 기종의 문제가 아니라 사이즈의 문제다
  • 김재민
  • 승인 2021.08.30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재민 공학박사 (이젠파트너스 대표이사)
▲김재민 공학박사 (이젠파트너스 대표이사)
김재민
공학박사
이젠파트너스
대표이사

[이투뉴스 칼럼 / 김재민] 석탄 발전이냐, 태양광 발전이냐? 원자력 발전이냐, 풍력 발전이냐? 통상적으로 친환경 에너지의 기준은 연료를 무엇을 쓰느냐로 구분하고 있다. 온실 가스나 방사능 배출 연료를 사용하는 기기인가 아니면 자연의 자원을 활용하는 에너지 변환 기기인가가 관건이다. 한편, 에너지 시스템의 생산 효율은 투입되는 연료나 자원 대비 에너지 생산량(변환량)에 따라 결정이 된다. 이 생산 효율은 다시 수요에 전달이 되어 유용하게 쓰여지는 에너지 량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활용계수(utilization factor 혹은 capacity factor라고도 함)가 정해진다. 생산량 대비 수요에 실제 사용되는 에너지량의 비율인 활용률이 높으면 연료 및 자원의 소비가 줄어든다는 의미이다. 수요가 시간대별로 변동하는 상황에서 활용률 100%인 에너지 시스템이 있다면 가장 이상적인 것이다. 실제에서는 변동하는 수요량에 맞추어 공급을 동적 제어하는 것은 기계 특성에 따라 매우 제한적이어서 항상 수요량 보다는 더 큰 공급량을 제공한다. 특히 규모가 큰 공급 기기의 경우 수요 변동에 민첩히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다. 석탄 발전소나 원자력 발전소가 기저부하에 대응하는 공급 기기로 사용되는 이유다.

재생에너지의 경우 변화하는 수요에 맞추기는커녕 공급도 변동성이 크고 예측이 어렵다. 따라서 활용률 면에서 재생에너지는 매우 낮은 약점이 있다. 이 낮은 활용률은 국가 전력망의 탄소 저감에서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연료전지에 대비해서도 불리하다. 예를 들면 어느 도시의 수요를 대상으로 1 MW 동일한 설치용량의 태양광과 연료전지를 비교하면 태양광의 활용률은 13 % 정도이며 천연가스 연료 연료전지는 95% 활용률(기저부하를 담당할 경우)을 가지게 된다. 연료전지가 탄소배출이 있으나 전력망 전체 체계에서 탄소배출 저감 기여율은 태양광 발전에 비해 두배 이상 높다. 왜냐하면 이 연료전지 발전을 함으로써 전력망의 주 공급원인 석탄 발전의 탄소배출을 그만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태양광이 활용률을 95%까지 올리려면 저장장치와 수요공급 밸런스 제어 장치가 함께 설치 운영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에너지 수요자의 입장에서는 태양광과 연료전지를 비교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태양광+저장장치+발란스 제어 시스템과 연료전지가 비교되어야 한다. 같은 탄소 저감효과를 기준으로 경제적 부담을 비교하는 것이 공정하기 때문이다. 

에너지 공급 시스템이 하루아침에 친환경 시스템으로 바뀔 수 없으며 2050년의 탄소중립을 목표로 2030, 2040의 목표가 달성되어야 한다면 이를 위한 에너지 전환은 상대적 우위의 시스템을 우선적으로 보급하는 것이 정책 수용성이 높다. 한번에 이상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계획을 세우고 정책을 추진하면 국가적 재정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 최종적으로는 탄소배출 연료를 친환경 연료로 교체함으로서 탄소중립을 완성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에너지 전환 전략에서 필수적이며 또한 불가피한 것은 공급 기기의 소형화이다. 큰 기기보다는 작은 기기들이 수요 대응에 유연하며 공급 시스템의 활용률을 높일 수 있다. 건물이나 단지에서도 공급 플란트를 분할하여 수요 수준에 맞추어 대수 제어하는 방안을 이미 사용하고 있다. 

대형 시스템은 재생에너지도 친환경이기 어렵다. 소형화의 이점은 에너지 활용률 이외에도 제어와 관리가 더 쉽게 이루어 질 수 있고 시민들이 투자와 운영에 참여할 기회도 넓어진다. 동네 목욕탕에 운영되는 연료전지 발전기는 발전소가 아니라 목욕탕의 물을 끓이면서 전기를 판매하여 마을 공동체의 경제적 수입원이 될 수도 있다. 그동안의 주민들의 지역내 발전소 설립 반대의 원인은 대형화가 됨으로서 발생하는 부정적 효과 때문이다. 작은 기기는 부정적 효과가 있다 하더라도 제어 관리가 수월하다. 소형 공급 기기의 시장은 전통적 에너지 시장의 성격보다는 제조업 시장의 성격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기기 수요가 많아지면 가격은 낮아지며 시민들의 운영 참여를 통해 운영비 예산을 낮출 수 있다. 자동차 서비스 및 보험 시장과 같은 성격으로 에너지 산업의 체질이 바뀌게 되면 지역 경제의 지속 가능성도 확보될 것이다. 기기의 종류를 기준으로 친환경이라는 정의는 이제는 재고돼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시 구로구 디지털로27길 36 809-2호(구로동, 이스페이스)
  • 대표전화 : 02-877-4114
  • 팩스 : 02-2038-3749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욱
  • 편집국장 : 채덕종
  • 편집인 : 이재욱
  • 제호 :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 이투뉴스
  • 법인명 : (주)에너지환경일보
  • 등록번호 : 서울 다 07637 / 서울 아 00215
  • 등록일 : 2006-06-14
  • 발행일 : 2006-06-14
  • 발행인 : 이재욱
  •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 이투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1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 이투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e2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