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미반영분에 CP·환율 상승 불구 추석명절 등 감안
10월 조정요인인 CP는 평균 7.5달러 올라 그나마 한숨

▲국내 LPG가격이 석달째 연속 올랐다. 가뜩이나 줄어드는 수요로 고민하는 LPG자동차 시장이 더욱 위축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LPG가격이 석달째 연속 올랐다. 가뜩이나 줄어드는 수요로 고민하는 LPG자동차 시장이 더욱 위축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투뉴스] 국내 LPG가격이 비수기라는 시기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석달째 연속 상향세를 이어갔다. 7월 ㎏당 48~50원 인상과 8월 또 다시 더 큰 폭의 ㎏당 80원 인상에 이어 9월에도 ㎏당 50원 수준의 인상이 이뤄졌다.

그동안 상승곡선을 나타냈던 해상운송비가 안정세로 전환됐으나 국제LPG가격(CP)과 환율이 오르면서 국내 가격을 상승세로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나마 9월에 민족명절인 추석 연휴가 낀데다 10월 조정요인으로 작용할 CP가 평균 7.5달러 오르는데 그쳐 상승폭을 둔화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누적 미반영분에 CP와 환율 변화 등 조정요인을 고려하면 ㎏당 100원 안팎의 인상요인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서민경기 회복이 더딘데다 CP와 환율 등 조정요인의 변수가 심하다보니 향후 시장전망도 불투명해 SK가스와 E1 등 LPG공급사들의 고심은 또 다시 이달 말에도 여전할 전망이다.   

SK가스는 9월 1일부터 주요거래처에 적용하는 LPG공급가격을 프로판과 부탄 모두 ㎏당 50원 인상했다. 이에 따라 충전소 및 도시가스사에 공급해 일반소비자가 취사·난방용으로 사용하는 가정상업용 프로판은 kg당 1096.36원에서 1146.36원, 산업체에서 연료 등으로 사용하는 산업용 프로판은 ㎏당 1102.96원에서 1152.96원, 수송용 부탄은 kg당 1487.96원에서 1537.96원으로 올랐다.

또 다른 LPG수입사인 E1도 9월부터 수요처에 공급하는 LPG가격을 ㎏당 50원 인상했다. 이에 따라 주요 거래처에 공급하는 프로판은 가정상업용은 ㎏당 1094.8원에서 1144.8원, 산업용 프로판은 1101.4원에서 1151.4으로 조정됐다. 또 수송용 부탄은 ㎏당 1486.96원에서 1536.96원, 리터로는 868.38원에서 897.58원으로 올려 공급된다.

국내 LPG 공급가격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社에서 통보한 CP를 기반으로 환율과 해상운임 등 제반비용을 반영해 결정된다. 중동지역으로부터 우리나라까지 운송 시간을 고려해 전월 CP 기준으로 당월 국내 공급가격이 결정되는 구조다.

이달 ㎏당 50원 인상은 누적 미반영분 및 CP와 환율 등 조정요인의 절반 수준을 반영한 결과로 추산된다. 지난달 ㎏당 80원의 인상이 전체 조정요인의 약 60% 수준을 반영한 결과로 미반영분이 누적된 데다 가격조정에 가장 큰 요인인 CP가 톤당 평균 37.5달러 오르고, 기준 환율도 1156원으로 10원 이상 올랐다. 이 같은 요인을 감안할 때 ㎏당 100원 이상의 인상요인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상황에서 ㎏당 50원 인상은 가뜩이나 수요가 위축되는 LPG자동차 시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데다 추석 명절연휴가 낀 시기인 만큼 인상폭을 최소화하려는 LPG수입사의 고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조정으로 누적 미반영분이 조금은 준 것으로 보이지만 4분기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가격조정의 주요인인 CP와 환율 모두 낙관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사가 31일 LPG수입사인 SK가스와 E1에 통보한 9월 CP는 프로판 665달러, 부탄 665달러다. 전월대비 각각 5달러, 10달러 올라 평균 7.5달러 오른 수준이다. CP는 올해 6월 평균 42.5달러, 7월 평균 92.5달러, 8월 평균 37.5달러 오른 것에 비해 상승폭이 줄었지만 내달에도 이런 하향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관측은 쉽지 않다.  

국제유가는 허리케인으로 미국 멕시코만 원유생산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소폭 상승했다. 그나마 OPEC+가 감산 완화를 고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인상폭을 제한한 결과다. 여기에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띠면서 원유 수요에 대한 기대가 작용하고, 난방수요가 늘어나는 계절적 요인을 감안하면 CP의 변동폭을 예상하기 어렵다.

환율은 더 큰 변수다. 달러 당 기준 환율은 올해 1월 1096원, 2월 1095원, 3월 1108원대에서 1120원대로 올라선 뒤 4월 1129원, 5월 1123원, 6월 1121원으로 횡보세를 나타냈다. 이후 7월 1143원으로 크게 오르더니 8월에는 1156원대로 상향세를 이어갔다. 지난 20일 장중에는 1180원까지 올랐다. 지난해 9월 이후 11개월 만에 최고치다. 급등세를 보였던 환율은 다소 안정세를 되찾는 상황이지만 변수는 상존한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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