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부문 탈탄소 방안으로 부상
태양광 수급 및 의회 통과는 변수

[이투뉴스] 미국 에너지부가 태양광 발전비율을 현재 4%에서 2035년까지 40%로 확대한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태양광으로 바이든 행정부가 내세운 2035년 전력 부문 탄소배출 제로화와 전력산업의 탈탄소화를 실현하겠다는 구상이다.

9일 <뉴욕타임스> 보도 등에 따르면 이 계획이 성공할 경우 전력망 개편을 위한 대규모 사업을 추진될 전망이다. 지난해 미국 전체 전력공급에서 태양광이 차지하는 비중은 4%였다.

이를 2035년까지 40%로 확대하려면 향후 4년간 매년 태양광 설치량을 현재보다 두 배, 이후 2030년까지는 추가로 두 배를 늘려야 한다. 지난해 미국에서 설치된 태양광은 15GW였으며, 대부분은 발전소 규모였다.

에너지부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최악의 피해를 막기 위해 기술 혁신과 에너지 산업,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너지부의 보고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공약한 2035년 발전부문 배출 제로화 계획과 일치하고 있다.

그러나 미 행정부가 의회에서 태양광 에너지 확대안을 통과시킬 수 있을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청사진이 윤곽만을 제시했을 뿐 많은 세부사항에 있어 의회의 제약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에너지부는 태양광 패널 비용이 대폭 하락해 2035년까지 전력의 40%, 2050년까지 45%를 차지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를 위해 주민들과 사업체, 정부가 전력망에 조달러 단위 투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ESS와 송전선을 추가하고, 태양광 발전량이 높을 때 전력을 흡수해 다른 곳으로 보낼 수 있는 신기술도 필요하다.

현재 미국에서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은 20%이며, 여전히 천연가스와 석탄이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월 에너지부 소속 한 연구원은 현재 재생에너지 확대속도와 정책이 유지될 경우 태양광, 풍력, 수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2050년 42%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계획에 대해 미국 태양광에너지산업협회의 애비게일 로스 하퍼 회장은 “올바른 정책 결정을 통해서만 빠른 확대가 실현될 것”이라며 “목표를 갖고 있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목표 달성을 이루기 위한 분명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핵심이다”고 말했다.

태양광 패널가격은 지난 10년간 상당히 하락해 미국 많은 지역에서 가장 저렴한 발전원이 되고 있다. 에너지부의 베카 존스 알버터스 태양광 기술부장은 “전력망을 탈탄소화하는게 경제적으로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이 기후변화로  극심한 날씨를 경험하면서 빠른 에너지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자연 재해는 미국내 에너지 시스템의 약점을 그대로 드러내기도 했다.

최근 허리케인 이다가 루이지애나주 전력망을 강타해 수십만 가구가 며칠 동안 전력을 공급받지 못했다. 지난 겨울 텍사스 주에서는 폭설로 전력이 끊겼다.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전력 장비가 대형 산불을 일으키고 수천가구와 사업체를 불태우는 일도 벌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가정과 사업체, 발전소에 세금 공제를 지급해 태양광과 배터리시스템 채택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행정부는 지방 정부들이 태양광 사업을 신속하게 승인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전력회사들의 태양광 확대를 독려하기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많은 전력회사들은 지붕형 태양광 설치를 반대해 왔다. 그들이 소유하고 관리할 수 있는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 건설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랜홈은 “배터리 가격을 끌어내리기 위해서 전력사들이 혜택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행정부 관계자들은 캘리포니아주 의원들이 신축 건축물에 태양광과 배터리를 설치하도록 건축 규정을 바꾸는 등 주정부 차원의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성공사례를 강조하고 있다.

한편, 국가간 무역 분쟁은 태양광 확대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중국이 태양광 패널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으며, 미 행정부가 강제 노동 문제로 중국 신장 지역의 제품 수입을 막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많은 태양광 회사들이 신장 지역 외 지역에서 원자재 공급처를 찾고 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미국의 수입 금지가 단기적으로 태양광 사업 건설을 둔화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태양광 사업 확대 없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기후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우드 맥킨지의 미쉘 데이비스는 “단기간에 태양광을 두세 배 늘리지 않고서는 (목표 달성이) 힘들다”며 “공급 지연은 모두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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