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계통 신뢰성‧탄력성 확보 탄소중립 관건"
“전력계통 신뢰성‧탄력성 확보 탄소중립 관건"
  • 이상복 기자
  • 승인 2021.09.16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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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준 고려대 교수, 전력거래소 9.15 10주기 초청세미나
"두가지 고려하지 않으면 굉장한 어려움이 있을 것" 강조
▲이병준 고려대 교수가 전력거래소 교육센터에서 '신재생 확산에 따른 전력망 도전과제'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이병준 고려대 교수가 전력거래소 교육센터에서 '신재생 확산에 따른 전력망 도전과제'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이투뉴스]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를 크게 늘리는 과정에 발생할 수 있는 전력계통 불안을 예방하려면 ESS‧패스트DR‧양수발전 등의 기술유연성자원을 확충하는 동시에 계통운영시스템이나 운영규정과 같은 운영유연성자원을 선제적으로 정비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이병준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전력거래소가 15일 나주본사 교육센터에서 개최한 ‘9.15 순환단전 10주기 전문가 초청 세미나’에서 “에너지시스템 전반에 관한 신뢰성(reliability)과 회복탄력성(resiliency)을 이해해야 탄소중립을 가속화 할 수 있다. 두 가지를 고려하지 않으면 굉장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신재생 확산에 따른 전력망 도전과제’를 주제로 강연에 나선 그는 글로벌 온실가스 감축 정책 가속화와 국내외 탄소중립 선언으로 에너지전환과 전력계통의 구조적 변화가 불가피해졌다고 운을 뗐다. 또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같은 상위계획과 전력수급기본계획 등의 하위계획 목표간 정합성이 낮아 현행 하위계획만으론 탄소중립 달성에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9차 전력계획의 2034년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은 77.8GW이지만 2050년 탄소중립 계획 설비용량은 335GW로 간극이 크다. 이 교수가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려면 제도개선과 새로운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배경이다. 재생에너지 확대과정의 전력계통 사건‧사고는 우리보다 먼저 비중을 높인 선진국에서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본 규슈는 재생에너지 출력 예측실패로 2018년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2만7860MW의 발전원을 출력제한(Cutailment)했고, 결국 일부 설비를 대상으로 온라인 출력제한 기능을 의무화 했다. 이에 앞서 독일은 2017년 1월 이상기후로 11일간 태양광‧풍력 발전량이 감소해 전력수급비상 사태를 겪었고, 대책으로 석탄화력 유연성 강화와 인접국 전력망 연계를 늘렸다.

예측불가능한 자연재해도 복병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폭염과 산불로 전력수요가 급증해 작년 8월 순환정전이 발생했고, 반대로 텍사스주는 올해 2월 한파가 발생해 20GW규모 정전사태를 맞닥뜨렸다. 기후환경에 민감한 재생에너지 비중은 높은데 적절한 공급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급조절만이 문제도 아니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2017년 10월 산불 때 송전계통에 연계된 대형 태양광단지가 전압 강하로 1,2차에 걸쳐 682MW, 937MW씩 연쇄 탈락해 계통 정상화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후 규제당국은 송‧배전 기준 등을 정비해 발전기로서의 책무를 강화했다.

이보다 앞서 2016년 9월 남호주에서는 태풍과 돌풍으로 송전선로 고장과 전압강하가 발생하자 다수의 풍력발전단지가 접속유지기준 초과로 연쇄 탈락하면서 인근지역 광역정전으로 확산됐다. 이듬해 7~11월 미국 텍사스주 팬핸들에서는 동기발전기가 없는 상태에서 가동된 11.5GW규모 대형 풍력단지가 모두 4회에 걸쳐 전압이 요동치는 진동 사고를 유발했다.

아일랜드는 풍력발전이 전체 설비용량의 26%(3.3GW)를 차지하는 가운데 회전관성(터빈처럼 회전하는 발전기가 갖는 관성)이 낮아져 정전 위험이 증가하자 임계고장제거시간(Critical Clearing Time)과 주파수변화율(RoCof)을 분석해 재생에너지 최대출력 가능용량을 전체 정격설비 용량의 60~67% 수준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이들 해외사례와 대응책을 열거하면서 "재생에너지 확대로 인한 수급 및 안정도 문제를 해결하려면 계통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계통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급과 부하측면에서 빠른 순부하(Net Load) 변동에 대응할 수 있는 공급자원과 부하관리자원을, 운영 측면에서는 계통 구성자원을 운영하는 방식과 규제, 시장환경 등을 선결과제로 꼽았다.  

그는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전력공급을 위한 전력망계획 수립과 그걸 위한 상위계획상의 자원적합성 논의도 필요하다”면서 “특히 송‧변전 설비계획상 전력망 성능파악은 정책결정의 신뢰성과 투자효율성 평가에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탄소중립 전력망을 구축하려면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계통제어와 상황인지 등의 기술역량과 전력망 안정도 확보를 위한 통합모델링 및 계통해석 등의 운영역량을 동시 강화해야 한다”며 “투자 우선순위는 배전기기 쪽이, 계획 우선순위는 지연가능성이 높은 송전인프라쪽이며, 기술개발과 기준수립 적용까지 많은시간이 필요한 계통안정도 역시 뒤로 미룰 순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세미나는 2011년 9월 15일 발생한 순환정전 10주기에 맞춰 전력거래소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전력망의 도전과제와 대응전략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했다. 정동희 이사장과 양성배 운영본부장을 비롯한 임직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내부행사 형식으로 열렸다. 이병준 교수는 대한전기학회 부회장, 전력거래소 계통평가위원회 위원장, 산업부 전력계통신뢰도협의회 위원으로 활동중이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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