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미반영분까지 더하면 ㎏당 250원 이상 인상 요인
수요처 불만과 물가안정 정책기조 감안한 고심 끝 결정

▲10월 국내 LPG가격이 동결됐으나 이는 인상요인이 누적된 것에 불과한데다 CP와 환율 변동에 따른 불안감이 커지며 LPG시장에 우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10월 국내 LPG가격이 동결됐으나 이는 인상요인이 누적된 것에 불과한데다 CP와 환율 변동에 따른 불안감이 커지며 LPG시장에 우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이투뉴스] 국제LPG가격(CP) 급등과 환율 상승에도 불구 지난 석달 연속 올랐던 국내 LPG가격이 10월에는 동결됐다. 당초 미반영분이 누적된 데다 내달 적용될 CP 또한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급등으로 상당 폭의 가격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을 벗어난 결정이다.

SK가스는 10월 1일부터 주요거래처에 적용하는 LPG공급가격을 프로판과 부탄 모두 동결했다. 이에 따라 충전소 및 도시가스사에 공급해 일반소비자가 취사·난방용으로 사용하는 가정상업용 프로판은 kg당 1146.36원, 산업체에서 연료 등으로 사용하는 산업용 프로판은 ㎏당  1152.96원, 수송용 부탄은 kg당 1537.96원으로 종전과 동일하다.

또 다른 LPG수입사인 E1도 10월부터 수요처에 공급하는 LPG가격을 동결했다. 이에 따라 주요 거래처에 공급하는 프로판은 가정상업용은 ㎏당 1144.8원, 산업용 프로판은 1151.4원으로 종전 수준이며, 수송용 부탄은 ㎏당 1536.96원, 리터로는 897.58원의 현 수준이 유지된다.

이처럼 SK가스, E1 등 LPG수입사들이 큰 폭의 인상요인을 부분적이나마 반영하지 않고 동결한 것은 택시와 음식점 등 수요처들의 불만이 갈수록 커지는데다 정부가 앞장서 물가안정 차원에서 공공요금을 올리지 않겠다는 정책 기조를 감안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으로 해석된다. 택시연료인 수송용 부탄의 경우 인상요인을 반영할 경우 자칫 일선현장에서 심리적 마지노선인 리터당 1000원선을 넘어서게 되고, 이는 주요 수요처의 강한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이번 가격 동결로 인해 LPG수입사는 경영적 측면에서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난방수요 등의 계절적 요인으로 물량이 늘어나면서 앞으로 부담은 더 커지는 데다 이를 해소하기도 쉽지 않다. 올해 남은 기간 내내 고민거리를 안게 된 셈이다.

국내 LPG 공급가격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社에서 통보한 CP를 기반으로 환율과 해상운임 등 제반비용을 반영해 결정된다. 중동지역으로부터 우리나라까지 운송 시간을 고려해 전월 CP 기준으로 당월 국내 공급가격이 결정되는 구조다.

지난달에도 누적 미반영분에 CP와 환율 변화 등 조정요인을 고려하면 ㎏당 100원 이상의 인상요인이 발생했으나 LPG수입사는 절반 수준을 반영하는 결정을 내렸다. 여기에 내달 국내가격에 적용될 CP가 프로판은 800달러, 부탄은 795달러로 통보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배 이상 오른 수준이다. 각각 전월대비 톤당 135달러, 130달러 인상된 것으로, 톤당 평균 132.5달러에 달하는 CP 급등으로 11월 국내 LPG가격은 ㎏당 150원을 넘는 인상요인이 발생하게 됐다. 올해 6월 평균 42.5달러, 7월 평균 92.5달러, 8월 평균 37.5달러, 9월 평균 7.5달러 오른 추세와는 비교할 수 없는 폭등세이다.

환율 또한 상향세가 이어져 LPG공급사와 소비자 모두에게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환율은 더 큰 변수다. 달러 당 기준 환율은 올해 1월 1096원, 2월 1095원, 3월 1108원대에서 1120원대로 올라선 뒤 4월 1129원, 5월 1123원, 6월 1121원으로 횡보세를 나타냈다. 이후 7월 1143원, 8월 1156원에서 이달에는 1169원으로 상승곡선을 나타내고 있다.

이런 조정요인에 누적 미반영분을 더하면 ㎏당 250원 이상의 인상요인이 빚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이미 정부가 물가안정 측면에서 연말까지 공공요금 인상을 억제하고, 원자재 등 시장에 영향을 주는 분야의 가격도 가격 모니터링을 통해 주시하겠다고 공표한 상황인 만큼 앞으로 LPG가격 인상이 녹록치 않다는 것이다. 아울러 어려운 서민경기로 LPG수요의 주대상인 택시나 음식점 등 자영업자의 한숨이 깊어지는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만큼 LPG수입사의 고심은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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