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돈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신현돈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신현돈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이투뉴스 칼럼 / 신현] 지구상에 인류의 출현이후 문명의 발달로 인해 인구가 증가하고 에너지와 자원의 이용과 수요가 산업발전과 함께 급증하였다. 그 중심에 화석연료가 자리하고 있고 특히 산업혁명 이후 1차 에너지원인 석탄, 석유, 가스와 2차 에너지원인 전기의 사용량이 급속도로 증가하였다. 이로 인한 이산화탄소 방출이 급격하게 증가하여 지구 온난화 현상이 발생하고 가속화 되고 있다. 불과 지난 100년 사이에 전 세계 인구는 25억 명에서 75억 명으로 3배 증가하였고 에너지 사용량은 지난 50년 사이에 4배가량 증가하여 인구 증가 속도보다 에너지소비의 증가 속도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방출량은 지난 50년간 연간 100억 톤에서 320억 톤 규모로 3배 이상 증가하였다. 

2020년 기준으로 에너지원 구성은 화석연료가 전체 에너지원의 83% 정도이고 석유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56%에 이루고 있다. 탄소기반의 화석연료는 이산화탄소 방출을 심화시켜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으면 된다. 그러나 당장 현실적으로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체계적인 에너지원 전환이 필요한 이유이다. 체계적인 계획에 따라 산업구조 개편과 에너지 전환을 실행하여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거나 혹은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모두 포집하여 지하에 묻고 활용하여 대기 중으로 내보내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전 세계적 노력이 탄소중립(Net-Zero) 정책이고 한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들이 2050년 전까지 순 탄소 배출을 Zero 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탄소중립의 핵심은 향후 30년 동안 화석연료 대신 수소에너지와 재생에너지로 전환을 이루는 것이다. 지난 100년 동안 전 세계 에너지의 80% 이상을 공급하고 있는 화석 연료로부터 당장 현실적으로 독립이 가능할까?  인류의 생존과 지속적인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수십 년 동안은 화석연료의 사용은 지속될 것이며 그중에서도 석탄과 달리 지하에 유체로 존재하는 석유와 가스의 연료 및 원료로서의 역할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석유가스산업 자체적으로 탄소중립이 가능하도록 이산화탄소 저장소 역할과 수소를 생산하는 원료로서의 역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석유가스는 다른 에너지원과 달리 약 30% 화학제품을 만드는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미래에너지원인 수소는 대부분 수소화합물로 존재하기 때문에 수소가스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물이나 탄화수소를 분해해야 하고 이 분해를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산소와 수소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물인 전기분해로 수소를 생산하며 이때는 이산화탄소 발생이 없어 녹색수소라고 불려진다. 반면 탄화수소 화합물인 석유와 천연가스를 분해하여 수소를 생산할 경우에는 이산화탄소 방출되기 때문에 회색수소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지하 암석층에 저장하거나 활용하면 방출되는 이산화탄소가 없기 때문에 이를 청색수소라고 부른다. 

단연히 녹색수소는 전기를 신재생에너지로 만들어 사용할 경우 의미가 있는데 현재 전력 생산의 10% 내외만 신재생으로 공급이 가능한 현실을 생각하면 비용이 많이 발생하여 경제성을 맞추기 어려운 형편이다. 그러므로 상대적으로 부존양도 풍부하고 경제성이 확보된 석유가스 기반의 청색수소가 탄소중립으로 가는 길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화석연료로부터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지하 암석층에 저장하는 이산화탄소 지중저장기술은 석유가스 개발기술과 동일하며 오래전에 검증된 기술이다. 석유가스 생산이 모두 끝나면 압력이 낮아진 저류층 공간을 이산화탄소 저장소로 활용하는 것이다. 

우리 앞에 점점 현실로 다가오는 4차 산업사회시대에 에너지 수요의 불확실성과 인구증가로 인한 에너지 소비량 증가가 예상되는 미래에 과연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의 길을 어떻게 가야할지 진지한 고민과 냉철한 분석이 필요하다. 탄소중립시대에 수소에너지원으로 동시에 이산화탄소 지중저장소로서의 석유가스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특히, 에너지자원빈국인 한국에게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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