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고유가 힘 받는 '남미 석유 대통령'

초고유가로 이른바 중남미 석유 동맹인 ‘페트로카리브’의 인기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이 동맹의 리더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행보가 국제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석유를 무기로 삼은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에 원유 수출 중단 운운하며 으름장을 놓는 반면 러시아와 군사·에너지 동맹을 강화하는 가운데 '남미의 석유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최근 전했다.
 
베네수엘라는 하루 200만~30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는 남미 최대 산유국인 만큼 차베스 대통령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는 것은 고유가 탓이다.

 

그는 요즘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남미에서 세력 키우기에 여념이 없다.
 
차베스 대통령의 히트 상품(?)인 중남미 석유 동맹 ‘페트로카리브’ 의 인기는 고유가를 업고 상종가를 치고 있다.

 

페트로카리브 회원국들은 베네수엘라로부터 원유를 시장 가격보다 싸게 공급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연초 대비 70% 이상 오른 고유가 시대에 페트로카리브가 인기를 끌 수밖에 없다.

 

베네수엘라가 쿠바와 손잡고 설립한 페트로카리브는 2005년 15개 회원국으로 출발했지만 올해 과테말라ㆍ온두라스ㆍ아이티가 새로 가입했다. 그리고 최근 코스타리카는 페트로카리브 회원국 가입을 신청했다. 코스타리카까지 가입하면 회원국은 19개국으로 늘게 된다.

 

또한 미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가입을 거부해 왔던 바베이도스도 최근엔 가입을 고려할 수 있다는 의사를 비치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약소국을 돕는 게 베네수엘라의 사명”이라고 강조하면서 회원국들에게 주는 혜택을 더욱 늘리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석유 대금의 50%를 장기 저리로 상환할 수 있도록 하던 것을 60%로 늘리기로 했다.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를 돌파하면 구매가의 30%만 90일 이내에 내고, 나머지는 장기 저리로 상환하도록 하겠다는 약속도 최근 발표했다. 

 
특히 차베스 대통령은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을 스승으로 모시는 골수 반미주의자다.

 

얼마 전에는 미국 최대 정유사 엑슨모빌이 베네수엘라 국영 에너지 업체 PDVSA의 자산 동결을 시도하자 대미 원유 수출까지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페트로카리브 회의에서 대미 원유 수출을 중단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300달러까지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차베스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와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를 방문한 그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베네수엘라 최대 유전지대를 공동 탐사하기로 합의했다.

 

여기에는 러시아의 TNK-BP와 베네수엘라의 PDVSA가 참여한다. 차베스 대통령은 앞으로도 러사이의 군사 장비와 무기를 계속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달 초순 남미 국가 지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남미판 석유수출국기구(OPEC) 창설 제안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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