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듈 올 상반기에 최대 50% 인상, 알루미늄·유리도 상승
리스태드에너지 분석보고서…운송비용 증가세도 악영향

[이투뉴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망 차질에 따른 태양광 비용 상승으로 내년에 계획된 대규모 태양광발전소 건설 중 절반 이상이 연기 또는 취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에너지 자문사 리스태드 에너지(Rystad Energy)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내년 전 세계적으로 90GW 규모의 대용량 태양광 사업이 예정돼 있으나 이 가운데 56%인 50GW가 가격 상승으로 인해 연기 또는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태양광 관련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개발자들은 더 높은 전력구매거래계약을 재체결하거나, 비용 상승을 떠안고 마진을 낮출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태양광 모듈 비용은 2020년 와트피크(Wp)당 20센트였으나 올 상반기에 26~28센트로 최대 50% 상승했다. 와트피크는 최대 출력을 측정하는 단위다.

이 같은 비용 상승에는 태양광시스템의 주요 부품인 폴리실리콘 가격인상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2020년 7월 대비 현재 폴리실리콘 가격이 300% 가량 상승하면서다. IHS마킷은 2020년 10월 기준으로도 200% 상승한 것으로 폴리실리콘 가격상승세를 추산했다. 

그 뿐만 아니라 태양광시스템의 원자재인 은과 구리, 알루미늄, 유리 가격도 급등했다. 세계 경제가 코로나 봉쇄 조치를 완화하면서 원자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가격이 연쇄적으로 상승하면서다.

리스태드 에너지의 데이비드 딕슨 상임연구원은 “태양광 산업은 조만간 열릴 COP26에 앞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라며 “물류 대란은 향후 12개월 내에 완화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개발자들과 구매자들은 마진을 줄이던지 사업을 연기해야 할 것이다. 구매자 가격을 높여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리스태드 에너지는 운반비용 상승과 수송 차질도 물리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운반비용이 2019년 9월 이후 500% 상승했기 때문이다. 수송 문제는 개발자들과 모듈 공급업자들에게 상당한 문제를 주고 있다. 모듈을 만들고 운송하는 비용상승은 전체 프로젝트 설비투자비의 1/4에서 1/3 가량 차지하기 때문에 개발자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리스태드 에너지는 운송비용 상승은 균등화발전비용을 10~15% 가량 높여 2022년 계획된 사업 대부분의 주요 비용을 상승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 10년간 태양광 비용은 89% 하락했으며, 2016년 이래 영국에서 10MW 이상 태양광 설치 중간비용은 2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양광은 가장 저렴한 에너지원으로 부상했으며, 전문가들은 가격은 장기적으로 계속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DNV의 최근 에너지 전환 전망서는 태양광 비용이 2050년께 현재보다 절반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변수 때문에 큰 폭의 가격 하락은 현재 둔화되거나 상승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일부 태양광 모듈 제조사들은 제조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은 소비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은 가격의 변동성이 최근 컸기 때문이다. 지난해 은 가격은 온스당 12달러에서 6개월 만에 30달러로 치솟았다. 아울러 금속 대신 플라스틱으로 태양광 패널을 만들기 시작한 제조사들도 등장했다. LG화학과 멀린 솔라(Merlin Solar), 솔라지(Solarge) 등이 태양광 패널의 소재에 변화를 주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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