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반영분 약 250원/㎏에 이달 적용 CP 132.5 달러 올라
환율 상승세에 내달 적용 CP도 52.5 달러 올라 먹구름

▲11월 국내 LPG가격이 ㎏당 165원 올랐다. 그러나 이번 인상이 그동안 누적된 미반영분을 포함한 조정요인의 3분의 1 정도만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향후 가격 기상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11월 국내 LPG가격이 ㎏당 165원 올랐다. 그러나 이번 인상이 그동안 누적된 미반영분을 포함한 조정요인의 3분의 1 정도만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향후 가격 기상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투뉴스] 국제LPG가격(CP) 급등과 환율 상승에도 불구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석달 연속 올랐다가 지난달 동결조치를 취했던 국내 LPG가격이 인상요인에 대한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큰 폭으로 올랐다.

그동안 인상요인을 제때 반영하지 못해 누적된 미반영분이 ㎏당 250원 안팎에 달하는데다 가격조정의 주요인인 CP와 환율이 상승세를 이어가자 SK가스나 E1 등 LPG수입사를 비롯한 LPG공급사들은 11월 국내가격을 ㎏당 165원 인상했다. 이미 경영적 측면에서 큰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수요물량이 늘어나는 동절기를 맞아 더 이상 미반영분이 쌓일 경우 감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으로 분석된다.    

국내 LPG 공급가격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社에서 통보한 CP를 기반으로 환율과 해상운임 등 제반비용을 반영해 결정된다. 중동지역으로부터 우리나라까지 운송 시간을 고려해 전월 CP 기준으로 당월 국내 공급가격이 결정되는 구조다.

SK가스는 11월 1일부터 주요거래처에 적용하는 LPG공급가격을 프로판과 부탄 모두 ㎏당 165원 인상했다. 이에 따라 충전소 및 도시가스사에 공급해 일반소비자가 취사·난방용으로 사용하는 가정상업용 프로판은 kg당 1146.36원에서 1311.36원, 산업체에서 연료 등으로 사용하는 산업용 프로판은 ㎏당 1152.96원에서 1317.96원, 수송용 부탄은 kg당 1537.96원에서 1702.96원으로 조정된다.

또 다른 LPG수입사인 E1도 11월부터 수요처에 공급하는 LPG가격을 ㎏당 165원 인상했다. 이에 따라 주요 거래처에 공급하는 프로판은 가정상업용은 ㎏당 1144.8원에서 1309.8원, 산업용 프로판은 1151.4원에서 1316.4원으로 오르며, 수송용 부탄은 ㎏당 1536.96원에서 1701.6원, 리터로는 897.58원에서 993.94원으로 올려 공급된다.

하지만 이 같은 가격조정도 어려운 경기로 힘들어하는 택시나 음식점 등 주요 LPG수요층을 감안해 인상요인의 3분의 1 정도만을 반영한 조치라는 점에서 향후 국내 LPG가격 기상도는 먹구름이 잔뜩 낀 형국이다.

누적 미반영분을 제외하고 11월 가격에 적용될 CP가 평균 132.5달러 오르고, 기준 환율 또한 15원 정도 오른 데다 수송운임 및 보험료 인상 등 부대비용 상승폭까지 더해질 경우 11월 가격 조정요인은 kg당 180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전히 ㎏당 300원 안팎의 인상요인이 반영되지 못하고 누적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이번 가격인상으로 택시연료인 수송용 부탄의 경우 일선현장에서 심리적 마지노선인 리터당 1000원선을 넘어서게 되면서 택시운전자 등 주요 수요처의 강한 반발이 우려되고 있다.

이와 함께 유류세 20% 정률 인하로 오는 12일부터 휘발유는 ℓ당 164원 내리는 반면 수송용 LPG는 40원 내리는데 그친다. 휘발유:경유:LPG=100:85:50인 현재의 수송용 상대가격비 특성상 유류세를 정률로 인하할 경우 연료 간 유류세 총액이 달라져 소비자가격 상대가격비가 훼손돼 차량 연료에 따라 소비자 간 역차별이나 유·불리의 간극이 더 벌어지는 셈이다.

국내 LPG가격 조정의 주요인인 CP와 환율 변동세도 시장전망을 어둡게 한다. 올해 6월 평균 톤당 42.5달러, 7월 평균 92.5달러, 8월 평균 37.5달러, 9월 평균 7.5달러 오른 CP는 10월에 평균 132.5달러로 가파르게 오른데 이어 12월 국내 가격에 적용될 11월 CP도 52.5달러 올랐다. 6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의 주요인인 환율 또한 상향세가 이어져 LPG공급사와 소비자 모두에게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달러 당 기준 환율은 올해 1월 1096원, 2월 1095원, 3월 1108원대에서 1120원대로 올라선 뒤 4월 1129원, 5월 1123원, 6월 1121원으로 횡보세를 나타냈다. 이후 7월 1143원, 8월 1156원, 9월 1169원에 이어 10월 1184원으로 상승곡선을 나타내고 있다.

CP와 환율 등 가격조정의 주요인이 LPG공급사가 통제할 수 없는 요인인데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연말까지 공공요금 동결을 내걸면서 LPG시장의 험난한 앞길을 예고하고 있다. 올해 동절기 내내 E1, SK가스 등 LPG수입사의 고심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대목이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