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

[이투뉴스 사설] 지구촌 곳곳을 강타한 폭염과 홍수 등 극단적인 기상이변이 새로운 표준이 됐다는 충격적인 보고서가 나왔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달말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막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6) 개막에 맞춰 발표한 ‘2021 기후생태보고서에서 2015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7년간 지구온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특히 2002년 이래 지난 20년간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에 대비해 처음으로 섭씨 1도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하면서 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기상이변은 기후에 있어서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WMO는 올여름 북미대륙을 덮친 기록적인 무더위와 독일 등 유럽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 섭씨 54.4도까지 치솟은 미국 캘리포니아 데스밸리 등을 기상 이변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으면서 우리가 사는 지구를 미지의 영역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또한 지난 9개월간 자료를 기초로 올해가 역대 5번째에서 7번째로 가장 더운 한해가 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올해 평균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약 1.09도 높아질 것으로 관측했다.

2015년 채택된 파리기후협정은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세계 각국이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지구온도 상승을 섭씨 2도 이내, 가능하다면 1.5도 이하로 유지하겠다는 목표를 정했으나 이를 실현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 역시 위성기반 시스템으로 측정하기 시작한 이래 1993년부터 2002년까지 매년 2.1mm 상승했다. 특히 2013년부터 올해까지 빙하와 빙상의 녹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상승폭이 과거 10년 평균의 두배에 해당하는 4.4mm로 나타났다. 이런 해수면 상승속도가 계속된다면 2100년에는 2m를 넘어 전 세계 6억3000만명이 삶의 터전을 잃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앞서 세계기상기구는 작년 아시아지역의 기온이 기상관측사상 가장 높았으며 한국은 이상기온으로 약 28조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아시아 기후현황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아의 기온이 1981~2010년 평균보다 1.39도 높았다.

WMO는 작년 아시아 지역에서 폭풍과 폭우 등의 피해를 당한 인구는 5000만명이며 이 중 5000여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기상이변으로 인한 각국의 손실규모를 보면 한국이 242억7900만달러로 중국과 일본, 인도에 이어 4번째.

지구온난화로 인한 재앙이 슬금슬금 다가오고 있지만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글로벌 노력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의 견해차이로 큰 폭의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어서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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