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조정요인만 반영, 누적 미반영분 약 160원/kg 여전
환율·운임 상승세에 그나마 CP 평균 77.5 달러 내려 숨통

▲12월 국내 LPG가격이 ㎏당 88원 올랐다. 그나마 내년 1월 적용될 CP가 평균 77.5달러 내리며 6개월 만에 하향세로 전환돼 한숨을 돌리게 했다.
▲12월 국내 LPG가격이 ㎏당 88원 올랐다. 그나마 내년 1월 적용될 CP가 평균 77.5달러 내리며 6개월 만에 하향세로 전환돼 한숨을 돌리게 했다.

[이투뉴스] 국제LPG가격(CP) 급등과 환율 상승에 따른 인상요인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달 ㎏당 165원 인상조치를 취했던 국내 LPG공급가격이 이달에도 누적된 조정요인을 부분적으로 반영해 ㎏당 88원 올랐다.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석달 연속 올랐다가 10월 동결에 이어 11월과 12월 두달 연속 다시 상승곡선을 이어간 것이다.

지난달까지 인상요인을 제때 반영하지 못해 누적된 미반영분이 ㎏당 160원 안팎에 달하는데다 지난달 CP와 환율 변동에 따른 인상요인이 ㎏당 90원에 이른다는 점에서 누적 미반영분을 그대로 둔 채 11월 조정요인만 반영한 셈이다. 12월 국내 가격에 적용될 11월 CP는 평균 52.5달러 올랐으며, 달러 당 환율은 15원 올랐다. 이것만으로도 ㎏당 90원 안팎의 인상요인이 발생한 수준이다.

그나마 내년 1월에 적용될 12월 CP가 프로판 795달러, 부탄 750달러로 각각 전월대비 75달러, 80달러 내려 숨통을 트게 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LPG 공급가격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社에서 통보한 CP를 기반으로 환율과 해상운임 등 제반비용을 반영해 결정된다. 중동지역으로부터 우리나라까지 운송 시간을 고려해 전월 CP 기준으로 당월 국내 공급가격이 결정되는 구조다.

이번 가격 결정은 이미 경영적 측면에서 큰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수요물량이 늘어나는 동절기를 맞아 감내하기 어려운 처지이지만 LPG차량 운전자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이 리터 당 1000원선을 넘어선 상황에서 더 이상 수요 지지선을 후퇴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1일 kg당 165원 인상 이후 정부의 유류세 20% 인하로 12일부터 수송용 부탄이 kg당 69.58원, 리터 당 40원 내렸으나 휘발유는 리터 당 164원 내리는 연료간 상대가격비 간극이 더 커지는 역진성이 발생한 상황에서 인상요인을 제대로 반영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된다.

SK가스는 12월 1일부터 주요거래처에 적용하는 LPG공급가격을 프로판과 부탄 모두 ㎏당 88원 인상했다. 이에 따라 충전소 및 도시가스사에 공급해 일반소비자가 취사·난방용으로 사용하는 가정상업용 프로판은 kg당 1311.36원에서 1399.36원, 산업체에서 연료 등으로 사용하는 산업용 프로판은 ㎏당 1317.96원에서 1405.96원, 수송용 부탄은 kg당 1702.96원에서 1721.38원으로 조정된다. 리터로는 1005.29원이다.

또 다른 LPG수입사인 E1도 12월부터 수요처에 공급하는 LPG가격을 ㎏당 88원 인상했다. 이에 따라 주요 거래처에 공급하는 프로판은 가정상업용은 ㎏당 1309.8원에서 1397.8원, 산업용 프로판은 1316.4원에서 1404.4원으로 오르며, 수송용 부탄은 ㎏당 1701.6원에서 1702.38원, 리터로는 993.94원에서 1004.70원으로 올려 공급된다.

하지만 이 같은 가격조정도 어려운 경기로 힘들어하는 택시나 음식점 등 주요 LPG수요층을 감안해 인상요인의 3분의 1 정도만을 반영하고, 누적 미반영분은 여전히 남은 가격이라는 점에서 향후 국내 LPG가격 기상도는 불투명하다. 여전히 ㎏당 160원 안팎의 인상요인이 반영되지 못하고 누적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 LPG가격 조정의 주요인으로 6월부터 6개월간 연속으로 오른 CP는 그나마 12월에 하향세로 잠시 숨을 돌렸으나 환율 변동성은 여전하다. 톤당 평균 CP는 올해 6월 42.5달러, 7월 92.5달러, 8월 37.5달러, 9월 7.5달러, 10월 132.5달러, 11월 52.5달러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다 12월 77.5달러 내리며 변곡점을 나타냈다.

또 하나의 주요인인 환율은 상향세와 횡보세가 이어지고 있다. 달러 당 기준 환율은 올해 1월 1096원, 2월 1095원, 3월 1108원대에서 1120원대로 올라선 뒤 4월 1129원, 5월 1123원, 6월 1121원으로 횡보세를 나타냈다. 이후 7월 1143원, 8월 1156원, 9월 1169원에 이어 10월 1184원으로 상승곡선을 긋다가 11월 1179원대로 다소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상황에 따라 변동폭이 크다는 점에서 불안정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동절기에 수요가 늘어나면서 누적 미반영분으로 인해 팔면 팔수록 오히려 손실규모가 커지는 구조인 상황에서 동절기 내내 E1, SK가스 등 LPG수입사의 가격 마케팅에 대한 고심은 이어질 전망이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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