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신고, 2017년 141건에서 올해 50건대
산업부 혼유방지 실증특례는 실효성 의문 제기

▲혼유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경유를 뜻하는 녹색캡이 끼워진 현대차 주유구.
▲혼유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경유를 뜻하는 녹색캡이 끼워진 현대차 주유구.

[이투뉴스] 주유소와 완성차업계 공동의 노력으로 휘발유·경유 혼유사고가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혼유사고는 주유소에서 자동차 유종과 다른 석유제품을 주유해 일어나는 사고를 말한다. 휘발유 주유건(주입기)의 직경은 1.9cm, 경유 주유건은 2.54cm으로 경유 주유건 크기가 더 크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고는 경유차에 휘발유를 주유한 경우다.

한국소비자원에 의하면 최근 5년간 자동차 주유 중 혼유사고 신고건수는 2017년 141건에서 2018년은 125건, 2019년은 99건, 지난해는 60건, 올해 9월까지 41건을 기록해 매년 줄고 있다. 이 추세라면 올해 혼유사고는 50건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경유차에 휘발유가 주입될 경우 엔진 과부하로 피스톤, 흡·배기 밸브, 인젝터 노즐, 각종 베어링이 손상될 수 있다. 또 휘발유는 경유보다 윤활성이 부족해 엔진 연료분사장치에 고장을 일으키고 세탄가가 떨어져 시동도 어려워진다.

주유소들은 설치된 주유기의 유종별 노즐 및 호스를 다른 색으로 구분해 혼유사고 방지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 역시 경유차 연료주입구 및 연료캡에 경유주유 라벨을 부착해 구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혼유방지구조 연료주입구를 개발했다. 주유구에 녹색 플라스틱 잠금장치를 적용해 해당 차량이 경유차량임을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하고 휘발유 주유기를 꽂을 경우 연료주입구를 잠가 주유를 할 수 없도록 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주유소업계도 혼유사고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혼유사고를 막기 위해 직원교육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주유소가 못 미덥다면 주유 시 유종을 크고 확실하게 말하거나 셀프주유소를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쉽게 혼유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가 규제 샌드박스로 추진하는 혼유사고방지서비스에 대한 무용론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산업부는 ‘생활을 편리하고 윤택하게 하는 과제’를 주제로 주유 전 차량번호를 검색해 혼유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서비스 실증특례를 추진하고 있다.

혼유사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예방해 자동차 수리비 및 보험가입비, 분쟁비용 등을 감소시킬 수 있고 신산업 창출도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혼유방지서비스에 대한 주유소 사업자들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혼유방지서비스에 필요한 인프라 설치비용이 기백만원 수준이어서 비용대비 효과가 의문이란 반응이다.

한 주유소 사업자는 “혼유방지서비스 설명회에 참석했지만 설치비가 부담되는 가격이었다”면서 “사고가 걱정 된다면 5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는 혼유방지 스파우트를 주유기에 끼우기만 해도 예방이 된다”고 말했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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