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처리 아닌 물리적 방식으로 순도 높은 원부자재 재활용 가능
태양광설치부터 재활용까지 이어지는 시장 밸류체인 구축 목표

▲원광에스앤티 직원이 강화유리를 제거한 태양광 폐모듈을 모으고 있다.
▲원광에스앤티 직원이 강화유리를 제거한 태양광 폐모듈을 모으고 있다.

[이투뉴스] 2000년대부터 설치한 태양광모듈 수명연한이 다가오면서 폐모듈 적정처리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환경연구원에 따르면 내년부터 발생하는 태양광 폐모듈은 9665톤으로 크게 증가하고 2028년부터는 매년 1만톤 이상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에서는 이미 2012년부터 태양광 폐모듈 재활용을 의무화한 상태며, 관련법에 따르면 회수한 폐모듈에 대해 80% 이상 재활용해야 한다.

환경부는 2018 생산자책임재활용제(EPR)에 태양광 폐모듈도 포함시키는 내용을 입법예고하고 내년 1월부터 본격 시행하는 내용으로 법 개정을 완료했다. 이어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는 올해까지 태양광 폐모듈 회수·보관체계를 구축하고, 재활용 기술개발, 인프라 시범 운영 등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2014년 설립한 원광에스앤티는 태양광 EPC(설계, 조달, 시공)부터 O&M(관리 및 운영) 등을 하고 있는 기업으로 폐모듈 재활용기술을 신산업 먹거리로 정하고 활로를 찾고 있다. 원광에스앤티는 2020년 10월에 인천 서구 환경산업연구단지로 입주해 태양광 폐모듈 재활용 처리기술을 지난해 10월 상용화에 성공했다. 지난달 7일 찾은 원광에스앤티 본사에는 재활용 처리기술을 적용해 온전하게 소재를 분리한 태양광 모듈과 강화유리판이 보였다.

▲원광에스앤티 직원이 태양광 폐모듈 재활용 작업에 앞서 모듈 뒷면을 살펴보고 있다.
▲원광에스앤티 직원이 태양광 폐모듈 재활용 작업에 앞서 모듈 뒷면을 살펴보고 있다.

◆물리적인 방식으로 분리해 소재 재활용 가능
원광에스앤티 본사 1층에 있는 공장으로 들어가니 태양광 모듈에 들어가는 강화 판유리와 모듈이 분리된 모습이 보였다. 원광에스앤티는 2019년 에너지기술연구원으로부터 태양광 폐모듈 재활용기술을 이전받고 상용화에 성공한 상태다. 해당 기술은 물리적인 기술을 이용해 유리를 분리해 유리를 파쇄하거나 선별할 수 있어 고품질 유리 및 소재를 다시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정부 허가를 받고 태양광 폐모듈 부품 재활용을 준비하고 있는 업체는 3곳이다. 원광에스앤티는 기존 폐기물처리 업체와 다르게 모듈에 열을 가해 완전히 파쇄하는 방식이 아닌 물리적인 방식을 적용했다. 이 방식을 통해 상온공정을 해 공정비용은 열처리방식보다 적게 나가며 유리, 실리콘, 구리, 알루미늄 등 순도 높은 소재를 분류하기 때문에 부가가치 창출도 가능하다.

모듈에서 원부자재를 분리하는 작업과정을 보니 물리적인 방식을 이용해 소재를 순차적으로 해체하는 방식이 이뤄지고 있었다. 현재 태양광 모듈 소재를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모듈 후면 열처리를 통해 강화유리와 모듈을 분리하거나 모듈 전체를 파쇄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이 방식은 모듈에 파손을 줘 소재와 유리가 섞이기 때문에 순도가 떨어지며, 산화물이 발생해 배기가스가 나오는 문제가 있다.

▲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제작한 태양광 폐모듈 유리 분리 장치. 원광에스앤티는 에기연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고 자사 기술에 맞게 기계를 최적화시켰다.
▲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제작한 태양광 폐모듈 유리 분리 장치. 원광에스앤티는 에기연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고 자사 기술에 맞게 기계를 최적화시켰다.

반면 원광에스앤티가 에너지기술연구원에게 기술이전을 받고 개발한 기술과 장비는 물리적인 압력을 이용해 모듈 후면에 장착한 유리를 분리한다. 모듈에 열을 가하거나 통째로 파쇄하지 않기 때문에 실리콘 같은 불순물이 유리에 섞이지 않는다. 분리된 모듈은 다시 소재별로 분류해 실리콘과 구리 등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수작업으로 벗겨낸다. 소재를 전부 분류 후 분쇄하기 때문에 기존 폐기물 재활용 작업보다 사업성도 훨씬 높다.

이렇게 분류한 소재들은 매립장으로 버리는 것이 아닌 재활용이 가능하며, 온전하게 유가소재 회수가 가능해 수익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 모듈을 구성하는 부품 중 65% 이상이 저철분(200ppm 미만) 고급유리다. 모듈 전체를 파쇄할 경우 실리콘과 같은 불순물이 섞여 kg당 40원 내외로 판매되지만, 불순물이 없는 경우는 100원 이상으로 판매 가능하다. 또 태양광 폐모듈 1톤을 재활용하면 이산화탄소 1200kg을 감축하는 효과가 있어 환경보호 및 탄소절감에도 유리하다.

이상헌 원광에스앤티 대표는 “이 기술을 이용하면 모듈 뒷면에 들어가는 유리뿐만 아니라 정션박스 같은 부속품 및 알루미늄, 구리 등 프레임 분리가 가능하다”며 “최근 태양광에 들어가는 원부자재 가격이 상당히 비싸졌는데 이 기술을 이용하면 폐모듈에 들어간 소재를 온전하게 다시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부가가치 창출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상헌 대표가 태양광 폐모듈 재활용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상헌 대표가 태양광 폐모듈 재활용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설치부터 폐모듈 재활용까지 밸류체인 구축 기대
원광에스앤티는 시장경쟁력 강화를 위해 태양광 구조물을 직접 생산해 설치하고 있다. 맞춤형 설계를 통해 발전량에 최적화된 구조와 환경적인 미관을 고려해 구조물을 제작하고 있다.

2000년대부터 설치한 태양광 장치의 수명연한이 도래하면서 태양광 폐모듈 적정처리방안이 필요해졌다. 원광에스앤티는 기존 사업인 태양광 설치부터 시공, 철거와 향후 먹거리 사업으로 확장할 태양광 모듈 재활용사업을 통해 태양광 밸류체인 형성도 기대하고 있다.

태양광 폐모듈 재활용 사업에 진출해 폐기물 양도 줄이고 유가금속을 회수해 환경과 사업성을 모두 확보할 계획이다. 특히 2023년 태양광에도 EPR을 도입할 예정이며, 충북 진천에 태양광 재활용센터가 준공됨에 따라 원광에스앤티도 앞으로 늘어날 폐모듈 재활용 수요에 맞춰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산에 따라 사업자가 태양광 폐모듈 폐기물 처리를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온라인 접수센터도 신설했다. 이를 통해 일반 폐기물로 처리가 불가능해 폐모듈 배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태양광사업자가 쉽게 폐모듈을 처리하고 리파워링 접수를 할 수 있도록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이상헌 대표는 “기존 사업에 더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기대하고 있는 태양광 폐모듈 재활용으로 사업을 확장해 태양광 사이클을 구축하는 것이 원광에스앤티의 목표”라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태양광설치부터 폐모듈 재활용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사업화를 준비하고 있는만큼 태양광시장에서 하나의 밸류체인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경남 기자 jin0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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