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한때 80달러 육박 유류세 인하조치
광해광업공단 통합으로 해외자원개발 동력↓

[이투뉴스] 석유·자원업계는 각자의 사정으로 얼어붙어 있다가 2021년을 맞아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모습을 보여줬다. 다만 한편으론 완전히 해결된 일도 없어 내년이 재도약의 분기점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내 정유업계에게 올 한 해는 ‘재기’라는 단어로 축약할 수 있을 것이란 평이 나온다. 지난해 대두된 코로나19로 인한 석유수요 감소는 석유업계의 정제마진을 1달러대에서 머물게 했다. 손익분기가 4달러대라는 점을 생각하면 손해가 짐작이 간다. 여기에 국제유가 하락은 재고평가손실을 불러 지난해 4대 정유사 합쳐 5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는 다소 숨통이 트였다. 단계적 일상회복 정책에 따라 석유수요가 점차 증가하면서 국제유가는 한때 80달러를 넘어서 정부가 역대급 유류세 인하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정제마진 역시 9월 5달러대를 돌파했다. 정유사들이 윤활유, 석유화학, 배터리 등 본격적으로 비정유부문을 확대한 점도 컸다. 다만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국내 석유 도입 및 비축을 책임지는 석유공사는 연일 분투하고 있다. 캐나다 석유기업 하베스트 인수 등 무리한 해외자원개발로 인해 수년 전부터 자산은 줄고 부채는 늘면서 결국 완전자본잠식에 빠졌기 때문이다. 석유공사는 수익성이 떨어지거나 부실한 사업은 매각하고 인도네시아, UAE 등에서 신규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해외자원개발을 통해 큰 이익을 내기보다는 국내도입이 쉬운 사업 위주로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일반주유소와 알뜰주유소의 오랜 싸움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일반주유소업계는 “알뜰주유소는 정부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행위”라는 논리로 알뜰주유소를 공격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2015년 공정거래위원회가 ”불공정행위가 아니다”라고 결론 내린 바 있어 새 논리를 발굴해야 할 형편이다. 게다가 알뜰주유소를 편드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준공공재인 석유가격을 안정시킨다는 명목이 있는데다, 무엇보다 알뜰주유소로 이익을 얻는 대상이 일반국민이다 보니 폐지해선 안 된다는 여론이 강하다.

주유소업계는 알뜰주유소로 인해 수익성이 뚝 떨어졌다는 이유를 들어 “차라리 주유소를 전부 알뜰로 전환하라”고 요구했다. 반면 정부와 석유공사는 올해 고유가를 이유로 알뜰주유소를 확대하겠다는 메시지를 계속 던지고 있어 확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광물업계에서는 긴 시간 끌어온 광물자원공사와 광해관리공단의 통합이 끝났다. 9월 광해광업공단이 새롭게 출범하면서 직원들은 한숨 돌렸다. 가장 큰 통합 반대이유였던 광해공단의 폐광지역관리기금은 아예 광물공사 부채갚기에는 쓰지 못하게 관리를 이원화했다. 광물공사를 완전자본잠식에 빠트린 원흉인 해외자원개발사업은 여유를 두고 매각하기로 했다. 미래를 본다면 유용하게 쓰일 자원들도 있지만 당장 세금을 퍼부어 유지할 수는 없다는 이유다.

또 해외자원개발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국내 민간자원개발사에 대한 지원기능만 하게 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일본의 석유천연가스금속광물기구(JOGMEC)처럼 정부가 직접 자원개발에 나서지 않으면 해외자원개발 동력 자체를 잃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자원개발은 10건을 시도해 1건만 성공해도 다행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복불복 경향이 강해 자본이 많이 필요하고, 정부가 전문인력을 유지해줘야 향후 R&D 등에서 문제될 소지가 적다는 의견이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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