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10분 거리 해상풍력으로 상권 활성화 기대
오해 해소 위해 주민설명회 통한 진솔한 대화 원해

▲이용우 지윈드스카이 공동대표가 청사포해상풍력 조성 예정지에서 해상풍력단지 설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용우 지윈드스카이 공동대표가 청사포해상풍력 조성 예정지에서 해상풍력단지 설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투뉴스] “청사포는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차를 타고 10분이면 올 수 있는 곳이지만 다릿돌전망대를 빼면 관광명소가 거의 없어 조용할 때가 많습니다. 이곳 상인들은 바다와 조화를 이루는 해상풍력발전단지가 완공되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탄소중립까지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용우 지윈드스카이 공동대표는 청사포 해상풍력단지가 건설될 지역 앞 상인들이 해상풍력단지를 찬성하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 대표의 말처럼 이날 청사포는 평일임을 감안해도 근처에 있는 해운대 해수욕장과 다르게 인적이 드물고 음식점들도 조용했다.

청사포 육지에서 1.5km 떨어진 곳에 건설될 예정인 청사포 해상풍력단지는 40MW 규모로 준공 후 가동되면 매년 10만MWh의 청정에너지를 생산하게 된다. 이는 해운대구민 3만5000세대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이 대표는 “해상에 있는 등대보다 500m 떨어진 곳에 해상풍력단지가 건설될 예정이라 실제로 보면 조그맣게 풍력타워가 보일 정도”라며 “밤이 되면 야간조명을 활용해 특색 있는 볼거리를 제공하고 청사포를 찾는 관광객들의 관광코스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사포 해상풍력단 조감도.
▲청사포 해상풍력단지 조감도.

 ◆수요지 주변에서 전력 생산…관광자원 개발 기대
청사포 해상풍력은 육지에서 1.5km 떨어진 근거리에서 풍력단지가 건설된다. 부산 해역은 대마도와 가까워 영해가 6해리(11.12km)로 매우 좁다. 또 부산항 교통안전특정해역과 군작전권 지역을 피해 해상풍력단지를 지어야 하며, 대한해협이 대륙붕이기 때문에 일정거리를 벗어나면 수심이 급격하게 깊어진다. 이 때문에 부산권에서 추진하고 있는 해상풍력은 다른 지역과 다르게 근거리 타워식으로 풍력단지를 건설하고 있다.

육지와 가깝다는 것은 먼 거리에 설치한 다른 해상풍력보다 간단하게 수요지로 전력을 송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청사포 해상풍력은 수요지에서 거리가 멀지 않고 소규모로 사업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초고압 송전이 아닌 지하에 전선을 매설하는 지중매설 작업이 이뤄진다. 이 때문에 고압송전과 다르게 전자파 노출도 없다. 대규모 집중형 전원이 아닌 전력 수요 지역에서 수요자에게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자체 전력을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할 수 있다.

부산시는 2019년 ‘시민과 함께 실현해가는 클린에너지 도시 부산’을 선포하고, 신재생에너지 전력자립률을 2030년까지 20%, 2050년까지 50%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소규모 풍력발전은 분산형 청정에너지로 전력을 충당하기 때문에 전력자립과 탄소배출 감소 효과도 있다.

해상풍력단지가 육지와 가까우면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제주 탐라해상풍력의 경우 육지에서 600m에서 1.2km 정도로 가깝게 있지만 바다와 어우러지는 풍경으로 유명하다. 탐라해상풍력은 제주도에서 사진 찍기 좋은 장소로 알려지면서 관광객도 늘어나 지역상권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있다.

해외 역시 육지에서 가까운 해상풍력이 관광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 해상에서 3km 떨어진 곳에 설치된 미델그루덴 해상풍력단지는 청사포와 마찬가지로 40MW 소규모 해상풍력단지다. 이곳은 경관이 아름답고 모범적인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로 알려져 매년 200만명이 찾아와 크루즈선상투어를 하고 있다.

이용우 대표는 “제주 탐라해상풍력단지도 육지에서 상대적으로 거리가 가깝지만 파도나 바람소리에 묻혀 소음이 없고 바다와 조화를 이뤄 제주도의 관광명소로 손꼽히고 있다”며 “탐라해상풍력 같은 사례가 있어 청사포 해상풍력 조성구역 내 상권도 한층 활발해지고 관광자원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산의 경우 국내에서 풍속이 초속 6m 정도로 좋은 축에 속하고 있으며 풍력자원도를 살펴보면 안정권에 들어가 있다”며 “국내에 맞는 저풍속용 터빈을 사용하면 이용률이나 효율 측면에서는 다른 해상풍력보다 떨어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최우진 지윈드스카이 공동대표가 사무실에서 청사포해상풍력 조성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우진 지윈드스카이 공동대표가 사무실에서 청사포해상풍력 조성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탄소중립 해상풍력은 필수…공감대 확보 주력
청사포 해상풍력단지사업은 지난해 찬반을 두고 주민 의견이 갈리면서 집회를 열면서 갈등이 번졌다. 최근에는 지윈드스카이가 의견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열 예정이었지만 무산됐으며, 부산시는 청사포 해상풍력단지에 대한 주민수용성 가이드라인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요청해 현재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지윈드스카이 지역주민들에게 해상풍력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고, 해상풍력의 필요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설명하면서 주민수용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최우진 지윈드스카이 공동대표는 “주민들이 가장 대표적으로 오해하고 있는 두 가지가 바로 소음과 전자파로 인한 피해”라며 “전자파는 전봇대 수준으로 전력 송전이 이뤄지기 때문에 고압 송전으로 인한 전자파 영향이 없으며, 소음 역시 해상풍력단지 주변 파도와 바람소리로 500m만 벗어나도 사람이 소음을 인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주민들이 경관피해를 주장하면서 조망권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면 오히려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며 “1.5km 정도는 주민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눈앞에서 풍력발전이 돌아가는 수준으로 보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지윈드스카이는 주민수용성 확보를 위해 몇 년 동안 주민들을 대상으로 청사포 해상풍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 대표는 “부산시의 입장은 주민수용성에서 문제만 없다면 청사포 해상풍력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청사포 같은 경우 부산이라는 대도시에서 조성하는 해상풍력이기 때문에 탄소중립 상징성을 갖추고 있으며, 향후에도 기념관 등을 통해 국내에서도 육지와 가까운 곳에 모범적으로 해상풍력단지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주민들에게 청사포 해상풍력에 대해 정확하게 알리기 위해 주민설명회도 갖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려고 하지만 지자체에서는 주민 간 갈등 폭발을 우려해 주선을 꺼려하고 있다”며 “사업을 반대하는 주민과 직접 만나 그들이 우려하는 부분을 듣고, 지윈드스카이 역시 일부 괴담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기후위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산=진경남 기자 jin0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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