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자원개발과 함께 큰 암석역학, 자체기술 개발 박차
[기고] 자원개발과 함께 큰 암석역학, 자체기술 개발 박차
  • 전석원 교수
  • 승인 2022.01.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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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석원 서울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이산화탄소 격리소·지하터널망·지하발전소 건설 등 新사업 요구돼
머신러닝 등으로 급격히 발전하는 암석역학, 범위·중요성 확장 중
▲전석원 서울대 교수.
▲전석원 서울대 교수.

[이투뉴스] 지각을 이루는 물질 중 물과 흙이 아닌 물질이 암석이다. 암석의 파쇄 및 굴착된 암반 내 공간의 안정성과 관련한 암석의 변형 및 파괴거동을 연구하는 응용학문 분야를 암석역학이라고 한다.

우리 인류는 네안데르탈인이 기원전 4만여년 전 적철석을 생산해 장식용으로 사용한 이래로 광업과 굴착공학의 역사를 발전시켜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다이너마이트와 지반보강(地保)기술의 개발로 광업에서 획기적인 발전이 이뤄졌다.

최초의 시추인 4세기경 중국에서 낙하 방식의 타격식공구를 이용한 관정시추 이래로 1800년대 중반 타격식시추 장비를 이용한 석유의 상업적생산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회전식시추 장비와 이수(mud)관리 기술의 도입으로 시추기술은 급속히 발전했다. 

우리나라에서 암석역학은 대표적인 국책사업들과 함께 발달해 왔다. 1980년대까지는 지하자원개발, 지하철 건설, 유류비축기자 건설에 주로 적용된 반면 1990년대 이후부터는 건설분야로의 확장이 요구됐다. 특히 양수발전소, 고속철도 터널, 유류비축기지, 냉동저장시설, 지하연구실 건설 등과 같은 사업에 적용됐다.

◆자원 고갈로 해저·우주 자원개발 부상 중
석탄, 석유와 같은 에너지자원의 생산과정에서 암석역학 지식과 경험은 필수 불가결한 것으로 기계식장비와 화약발파에 의한 암석의 파쇄 과정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최신 세일오일의 개발에서는 방향시추와 수압파쇄기술의 적용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각은 오랜 지질학적인 시간을 거치면서 지체력(tectonic force)의 작용을 받게 되는데, 이 지체력의 크기와 방향이 수압파쇄의 성공을 좌우하는 중요인자가 된다.

수압파쇄는 고압수를 시추공 내 주입해 시추공벽으로부터 인장형 균열의 발생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암반의 수리전도도를 증가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며, 세일오일의 개발 혹은 지열정 개발에서 널리 사용된다. 이때 발생하는 유도균열은 지체력의 크기가 가장 큰 방향으로 발생해 주입정과 생산정의 상대적 위치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된다. 

▲석유시추와 암반공학은 뗄 수 없는 관계다.
▲석유시추와 암반공학은 뗄 수 없는 관계다.

시추는 에너지자원의 탐사·생산에서 최종단계에 해당하며 그 비용이 전체 개발비용의 50~60%를 차지하기도 한다. 시추심도는 통상 수 킬로미터에 달하기 때문에 시추비트의 수명은 시추비용과 작업공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시추비트의 수명은 암석 내 포함된 광물조성(특히 석영 함유량)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이수 및 운전조건에도 영향을 받는다. 대심도에서의 시추비트는 추력과 회전력을 받게 되며 적정한 추력은 시추효율을 증가시키나 과도한 추력은 비트의 손상 및 수명단축을 야기한다.

절삭공구는 암석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암석의 파쇄를 유도하며 그 과정은 크게 압입과 끌림으로 구분된다. 압입은 날카로운 절삭공구 하단에 집중되는 압축응력으로 암석의 파쇄를 유도하는 반면, 끌림은 암석의 인장과 전단 파쇄를 유도한다. 암석은 대표적인 취성재료로 압축강도가 인장강도보다 월등히 크기 떄문에 인장형균열을 유도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이러한 원리를 이용한 언더커팅의 개념이 도입되고 있다. 특히 구동형 언터커팅 절삭공구의 활용이 기대된다. 

에너지자원개발은 고품위 자원이 고갈돼 감에 따라 점차 심부화돼 가고 있는 반면 대안으로 해저자원개발과 우주자원개발에 대한 관심이 부상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정부출연 연구소를 중심으로 관련 기초연구가 진행된 바 있다. 이들 연구에 있어 지표 및 지하자원개발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부력과 낮은 중력으로 인해 장비의 자중을 반력으로 하는 추력의 발현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 장비의 중량이 거대화된 점과 부합하는 절삭도구의 배열 등이 있다. 

에너지자원개발을 위한 시추와 굴착에서 기계식 장비 및 화약발파가 이뤄지는 바, 전방 지질·지반 상태를 사전에 예측하고 이에 대비한 적절한 시추·굴착설계를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설계는 장비의 운전방법을 포함한 것으로 과거 사례에 의하면 전방 지질 이상대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 공정 상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 많은 손실이 야기되기도 한다. 따라서 장비의 운전 중에 취득하는 장비 정보를 전방 예측에 사용하는 MWD(Monitoring While Drilling)기술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머신러닝, 딥러닝 기술이 급격한 발전을 보이면서 MWD 빅데이터의 활용이 기대되고 있다. 

암석역학 학문 분야는 이외에도 ▶시추공 및 저류층에서의 열-수리-화학-역학적 상호작용 연구 ▶지체력 측정과 분포 특성 연구 ▶대심도 광산에서의 암파열 및 안정성 연구 ▶방사성폐기물심지층처분 연구 ▶화약발파 및 기계굴착과 관련한 암석동력학 연구 ▶설계인자 도출을 위한 암석표준시험법 연구 등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국제암석역학회에서는 15개 분과위원회를 구성해 해당 연구 내용의 취합과 보급에 노력하고 있다. 에너지자원공학과 관련한 암석역학 학문은 이미 광범위한 영역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비파괴 CT기술, 데이터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적용 범위와 중요성이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의 CCS 기술은 국제적 수준을 선도하고 있다.(사진=이산화탄소 저장시설로 재활용될 전망인 동해가스전)
▲우리나라의 CCS 기술은 국제적 수준을 선도하고 있다.(사진=이산화탄소 저장시설로 재활용될 전망인 동해가스전)

◆국내 CCS 기술, 국제적 수준 선도해
국내에서 대학 연구실 외 암석역학을 연구하는 전문기관은 크게 자원개발공학과 발파공학 분야 연구의 권위 기관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터널과 사면 등 건설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의 심지층 처분 기술을 연구하는 한국원자력연구원 등이 있다.

과거 우리나라의 연구들이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그쳤다면 최근 암석역학계는 독자적인 연구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암석 및 암반 물성, 수치해석, 터널과 지하공간 분야 등에서 큰 진전을 이뤘으며 방사성폐기물지하처분에서의 복합거동 연구, 암석의 이방성 연구, 암석의 동하중 거동 연구, 탄소포집 및 저장(CCS) 기술 연구에 대한 연구는 이미 국제적 수준을 선도하고 있다.

하지만 가까운 장래에 지하공간과 관련한 많은 사업들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암석역학과 관련 기술을 더욱 발전시킬 새로운 사업의 창출이 요구되고 있다. 지구온난화를 대비한 심지층 내 이산화탄소 격리, 자율주행 물류를 위한 지하터널망 구축, 지하 발전소 건설 등은 가까운 미래에 다가올 사업이며 관련된 연구 또한 활발해질 전망이다.

전석원 서울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sjeon@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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