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훈 한국EMS협회 사무총장
제로에너지건축 의무화 달성 위한 초석, 인력양성·표준화 등도 중요

"건물부문 탄소중립, BEMS 필수불가결”
 

▲박병훈 EMS협회 총장
▲박병훈 EMS협회 총장

[이투뉴스] 세계적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 징조와 피해가 나타나며, 기후위기 대응은 더 이상 먼 미래가 아니라 생존과 직결되는 현안이 되고 있다. 해외 각국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탄소중립 선언을 통해 경제·사회·정책 방향을 밝히고 있다.

탄소중립에 따른 에너지산업의 국가적 의제는 ‘에너지전환’이다. 이를 실현하는 방안은 친환경·재생에너지로의 확대와 에너지효율화다. 이를 통해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신사업 창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지난해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이 2060년까지 넷-제로를 선언한데 이어 세계 두 번째 배출국인 미국도 바이든 대통령 당선 이후 파리협정 재가입과 2050년 탄소중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등 우리나라를 포함한 130여 이상의 국가가 금세기 중반까지 넷-제로를 선언했다.

그러나 이러한 공약들은 감축 범위나 부문이 상이할 뿐만 아니라 세부 정책 및 이행방안들이 구체화되지 않아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해도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변화에 관한 국가간 협의체)나 파리협정에서 요구하는 탄소중립 목표에 도달하기에는 상당히 부족한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전 지구적 파국을 막기 위해 2018년 IPCC는 금세기 중반 이전까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온도 상승을 1.5℃ 이하로 억제하도록 넷-제로 온실가스 배출의 중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10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확정 및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상향(안)’을 탄소중립위원회에서 심의·의결했다.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게 되는 우리사회의 미래상을 전망하고 이를 통해 전환·산업·건물·수송 등 부문별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 에너지소비 중 20% 가량이 건축물에서 소비된다. 건축물에서의 에너지 절감은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에 중요하기 때문에 정부는 건물부문 감축목표를 2030년까지 32.8%로 설정하고 이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 건물부문 탄소중립 위해 EMS 불가피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건물운영에 에너지관리시스템 도입을 통한 최적화가 필요하다. 건물은 건축 후 최소 30년 이상 유지되므로 에너지 절감에 대한 체계적인 모델과 기술개발, 운영체계를 구축해 건물에 적용한다면 그 효과가 누적돼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에 크게 기여할 수가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발표한 ‘2050 탄소중립을 위한 녹색건축 활성화 방안’을 통해 녹색건축을 위한 핵심 정책수단으로 에너지절감건축물(이하 ‘ZEB’) 보급을 중심으로 추진과제를 마련한 바 있다. 또 ZEB를 보다 조기에 적용하고, 2025년 민간의무화에 대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적·정책적 기반을 준비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에너지효율 혁신전략(2019년)을 발표하고 에너지사용 최적화를 위한 FEMS(공장에너지관리시스템) 설치 의무화를 2025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며, 투자여력이 부족한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FEMS 설치보조금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서울시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하여 국내 총 온실가스 배출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건물분야에서 에너지효율화 및 에너지절감을 위해서 에너지관리시스템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여 2015년 9월 전국 지자체 최초로 에너지관리시스템 도입을 의무화하였다. 도입대상은 연면적 10만㎡ 이상의 대규모 건물 및 사업면적 9만㎡ 이상 30만㎡ 이하의 재개발·재건축 건축물이다. 

◆단순 시스템 도입 아닌 전문인력 양성 중요
에너지관리시스템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음에도 일각에서는 에너지 절감량에 대한 평기기준과 판단근거가 없어 에너지관리에 효율적이지 않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으나, 이는 에너지관리시스템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오는 오해다. 에너지관리시스템을 도입하고 전문인력을 통해 운영하고 있는 건물은 이미 에너지 절감의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건축물의 에너지 데이터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확산을 위해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현장에서의 에너지 절감에 대한 어려움을 파악한 한국EMS협회는 에너지관리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는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업계 및 수요처의 공통된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에너지관리시스템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노력, 지난해 국내 최초로 건물에너지효율관리 운영 전문가인 ‘건물에너지운영관리사’를 배출했다.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 운영관리 자격검정은 그동안 기존 시설관리자의 운영 미숙으로 건물에서 소비되는 에너지를 제대로 운영관리 하지 못했던 시스템을 보다 전문적인 관리자를 통해 운영토록 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건물분야 에너지효율화 달성은 물론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목표 달성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제 탄소중립을 위한 피할 수 없는 국가적인 과제가 됐다. 건물분야의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선 무엇보다 에너지관리시스템의 역할이 중요하다. 따라서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 보급 확산을 위한 정부의 R&D 투자 확대와 법제도 개선, 표준화 연구, 전문인력 양성이 뒷받침돼야만 탄소중립은 물론 에너지 대전환을 이루어 낼 수 있다.

한국EMS협회 사무총장 박병훈 rajank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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