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 합동 ‘도시가스 수소혼입 실증 추진단’ 발족
R&D정책과제로 호환성·안전성 검증 등 단계별 추진

▲도시가스 수소혼입 실증 관련기관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도시가스 수소혼입 실증 총괄 로드맵과 R&D 추진계획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도시가스 수소혼입 실증 관련기관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도시가스 수소혼입 실증 총괄 로드맵과 R&D 추진계획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투뉴스] 도시가스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고 수소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일환으로 2026년까지 도시가스에 수소 20% 혼입이 제도화된다. 이를 위해 민·관 합동으로 ‘도시가스 수소혼입 실증 추진단’이 구성돼 금년부터 정부의 R&D과제 등을 통해 단계별 실증이 진행된다.

도시가스업계가 오는 2030년 NDC 40% 감축이라는 탄소중립목표에 대응하고 국내 구석구석까지 연결된 5만km 길이의 도시가스 배관을 이용해 수소를 손쉽게 국민생활에 공급하기 위한 방안으로 도시가스 수소혼입이 지난해 11월 발표된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에 포함된 바 있다.

도시가스 수소혼입이란 도시가스 공급배관에 수소를 도시가스와 혼입시켜 공급하는 것으로, 가스도매사업자인 한국가스공사의 정압기지 또는 전국 34개 일반도시가스사업자의 정압시설에 수소혼입시설을 설치해 도시가스 배관망을 통해 ‘수소+천연가스’를 사용자에게 공급하는 것이다.

도시가스 수소혼입은 수소가 혼입되는 만큼 도시가스 사용량을 줄여 온실가스 발생량을 줄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연간 천연가스 사용량은 4000만톤으로, 수소를 10vol% 혼입하면 연간 129만톤의 천연가스 사용이 줄고, 이를 통해 연간 355만톤의 이산화탄소 감축이 기대된다.

또한, 전국 곳곳에 연결되어 있는 도시가스 배관망 5만km를 이용해 수소를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소 전용배관망이 갖춰지기 전에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국적이면서 효율적인 수소 공급방안으로 평가된다.

이렇게 수소혼입이 상용화되면 가정용 가스보일러 및 가스레인지와 산업용 보일러, CNG 버스는 물론 발전용 가스터빈 등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모든 가스기기에 수소를 함께 사용하게 된다. 

이 같은 도시가스 수소혼입 상용화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우선 안전성 실증이 필요하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가스공사, 에너지기술평가원, 에너지경제연구원, 도시가스사, 한국도시가스협회, 기계연구원, 에너지기술연구원, 보일러사 등 민·관이 합동으로 ‘도시가스 수소혼입 실증 추진단’을 발족한 배경이다.

8일 무역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는 박기영 산업부 2차관 주재로 도시가스 수소혼입 실증 추진단 발족과 함께 수소혼입을 위한 실증계획 및 안전상 고려사항 등을 논의하는 간담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는 한국가스안전공사의 도시가스 수소혼입 실증 총괄 로드맵, 에기평의 중·저압 도시가스 수소혼입 실증 R&D 추진계획, 한국가스공사의 고압 도시가스 수소혼입 실증 추진계획이 발표돼 의견을 나눴다.

도시가스 수소혼입 상용화를 위해서는 크기가 작고 가벼운 수소의 특성으로 인해 수소가 금속 내부로 확산되어 금속을 파괴시키는 현상인 수소취성, 수소 누출, 도시가스와 수소의 분리 현상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시가스 배관망 및 사용기기에 대한 수소 호환성 및 안전성 검증이 반드시 필요하다.

◆미국, 영국, 독일 등 해외도 실증 활발
이미 미국, 영국, 독일 등 해외도 도시가스 수소혼입 추진을 위한 실증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HyBlend 프로젝트’를 통해 2020년 말부터 천연가스 배관의 수소 호환성, 수명 분석 등에 대한 연구가 한창이다.

영국은 ‘HyDeploy 프로젝트’를 통해 도시가스에 수소 20% 혼입을 목표로 2019년부터 배관 및 사용기기에 대한 안전성 실증을 진행 중이며, 독일 전력기업인 E.ON은 지난해 10월 천연가스 배관에 단계적으로 수소를 20%까지 혼입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2026년 도시가스 수소 20% 혼입 상용화를 목표로 금년부터 도시가스 배관 및 사용기기의 수소 호환성 및 안전성에 대한 실증을 추진할 계획이다.

수소혼입 실증 1단계로 2023년부터 정부 R&D 과제를 통해 도시가스 배관에 대한 수소 호환성 및 안전성을 검증하고, R&D과제 추진에 필요한 파일럿 설비는 올해 2분기부터 한국가스공사 평택인수기지에 구축을 시작할 예정이다. 정부의 R&D 과제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천연가스 배관망 수소혼입 안전성 검증 및 안전기술 개발’에 예산 280억원을 반영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2단계로 2024년부터는 R&D 검증결과를 바탕으로 배관 재질, 배관망 형태 및 주민수용성 등을 고려하여 제한된 구역에서 실제 도시가스 배관망에 수소혼입 실증을 추진하고, 2026년에 도시가스사업법을 개정해 수소혼입을 제도화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한국가스안전공사는 도시가스 배관에 대한 수소취성 평가, 수명예측 및 사용기기의 안전성 검증을 담당하고, 한국가스공사 및 도시가스사 등은 해외 실증사례 분석, 파일럿 설비 구축, 수소혼입 실증 및 운영기술 개발을 담당한다.

이날 간담회에서 박기영 2차관은 “도시가스 수소혼입은 온실가스를 감축할 뿐만 아니라 수소 공급의 경제성 제고와 수소경제를 가속화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으로, 수소가 수송용 연료뿐만 아니라 가정과 산업시설을 위한 주요 에너지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박 차관은 이어 “다만 도시가스 배관망은 2012만개의 수요시설에 연결되어 국민생활 안전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안전성 검증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하고 “민·관 합동 ‘도시가스 수소혼입 실증 추진단’이 도시가스 수소혼입 로드맵을 차질 없이 진행해달라“고 당부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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