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도시가스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수소 이용을 확대하기 위해 도시가스에 수소를 혼입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연구한다. 정부는 작년 11월 발표한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에 따라 민간과 함께 ‘도시가스 수소혼입 실증 추진단’을 구성하고 올해부터 R&D 과제 등을 통해 단계별 실증에 나섰다.

도시가스에 수소를 혼입해 사용하는 것은 미국과 독일 등 선진국에서도 가능하다는 전제아래 실증사업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도시가스 배관망을 통해 수소를 혼입해 사용하게 되면 전국 배관망 5만km를 이용해 수소를 공급할 수 있어 수소 전용 배관망이 갖춰지기 전 단계로서 수소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수소혼입이 상용화되면 가정용 가스보일러 및 가스레인지와 산업용 보일러, CNG버스는 물론 발전용 가스터빈 등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모든 가스기기에 수소를 함께 사용할수 있게 된다.

도시가스 수소혼입 상용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전성 실증이 중요하다. 즉 크기가 작고 가벼운 수소의 특성으로 인해 수소가 금속내부로 확산돼 금속을 파괴시키는 현상인 수소취성, 수소 누출, 도시가스와 수소의 분리 현상 등이 발생할수 있기 때문에 도시가스 배관망 및 사용기기에 대한 수소 호환성 및 안전성 검증이 필수.

정부는 2026년까지 도시가스에 수소 20%를 혼입하는 것을 목표로 1단계로 280억원을 들여 ‘천연가스 배관망 수소혼입 안전성 검증 및 안전기술 개발’에 나서 내년부터 도시가스 배관에 대한 수소 호환성 및 안전성을 검증한다. 이에 앞서 오는 4월부터한국가스공사 평택인수기지에서 구축을 개시한다.

2단계로 2024년부터 R&D 검증결과를 바탕으로 배관 재질, 배관망 형태 및 주민수용성 등을 고려해 제한된 지역에서 실제 도시가스 배관망에 수소혼입 실증을 추진하고 2026년 도시가스사업법을 개정해 수소혼입을 제도화하는 로드맵이다.

외국의 경우 미국은 2년 전부터 천연가스 배관의 수소 호환성, 수명 분석에 대한 연구를 벌이고 있으며 영국은 2019년부터 배관 및 사용기기에 대한 안전성 실증을 진행 중이다. 독일 전력기업인 E.ON은 작년 10월 천연가스 배관에 단계적으로 수소를 20%까지 혼입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도 도시가스를 많이 사용하는 국가로서 수소경제 실현을 위해 도시가스에 수소를 혼입하는 방안을 실증하고 사용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란 점에서 정부가 이를 실증하는 것은 당연한 과정으로 여겨진다.

수소 사용을 위한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도시가스에 혼입해 사용하는 것은 다소 빠르다는 시각도 있을 수 있으나 온실가스 감축에 확실한 도움이 되고 세계적으로 가야 할 길이라면 우리도 낙오돼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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