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경硏, 국내 에너지 수급 영향 및 대책 보고서
산업체 가스→LPG 전환 등 대응정책 강구해야

[이투뉴스]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을 두고 일어난 러시아의 무력시위로 인해 유가가 연일 들썩이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배럴당 100달러까지 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국책연구기관인 에너지경제연구원에서는 최고 150달러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또 유가상승을 대비해 유류세 감면 및 할당관세 연장, 연료전환 등 대응정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에경연은 15일 ‘우크라이나 정세에 따른 에너지 수급전망 보고서’를 통해 우크라이나 위기가 악화돼 세계 LNG시장으로 불티가 튈 경우 재고급감과 불안정성 확대상황에 봉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긴장이 글로벌 에너지시장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유럽이 역내 천연가스 공급의 3분의 1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위기가 지속되면 유럽의 PNG수요가 LNG 시장으로 대량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이번 러시아의 무력시위가 국내외 정치상황 타개 외에도 에너지·경제 측면에서의 전략적인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적으로는 푸틴 대통령의 장기집권에 따른 반감해소 등을 통해 정치적 입지를 모색하려는 모습이지만 미·중 체제로 변화하는 국제사회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독자적 강대국으로서의 면모를 보이려는 결단도 내재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글로벌 탄소중립 확대로 세계 석유·가스 수요감소에 대응해 현재의 고유가 상황을 유지하면서 유럽 에너지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내포됐다고 풀이했다.

또 러시아의 석유·가스공급 차질·중단 시 국제 에너지시장 불안, 가스대체 석유수요 증가로 유가가 폭등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아울러 G7의 신규금융 및 경제제재가 부과돼 러시아 석유수출이 제한될 경우 국제유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는 세계 석유수출의 11%를 차지한다.

에경연은 ▶외교적 해결 ▶긴장완화 ▶군사적충돌 등 세 가지 시나리오를 상정, 우크라이나 긴장상황의 심각성에 따라 향후 국제유가가 배럴당 70~125달러 범위에서 변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만약 군사충돌과 경제제재에 더해 러시아산 석유·가스의 대규모 공급중단 상황이 발생하는 최악의 경우 최대 150달러까지 폭등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상열 에경연 미래전략연구팀장은 “국내 에너지수급 안정화와 내수경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4월말까지인 유류세 인하 및 LNG 할당관세 유예조치를 연장해야 한다”며 “국내 LNG 수입분 중 상당량은 유가연동 장기계약 형태이므로 고유가 시에는 가격상승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또 “국제 LNG 고가격체제가 지속될 경우 에너지수급 안정화 차원에서 원전, 석탄의 가동률을 제한적으로 상향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도시가스에서 LPG로 연료전환할 수 있는 산업체를 대상으로 연료대체계약을 확대하는 등 에너지수급 불안정성 해소를 위한 대응정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