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

[이투뉴스 사설] 필요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RE100 캠페인에 참여하는 기업은 크게 늘어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 청정에너지로 간주되는 재생에너지를 조달하는데 장벽이 큰 것으로 나타나 대폭 확충하는 방안이 시급히 요청되고 있다.

더 클라이밋 그룹과 탄소공개정보프로젝트(CDP)가 최근 발간한 ‘RE100 2021’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에서 사업을 영위중인 국내외 RE100 가입 기업 53개중 27개사(51%)가 한국을 재생에너지 조달에 장벽이 있는 국가로 꼽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달이 어려운 이유로 ‘조달방법의 부족’을 지목한 기업이 9개사로 가장 많았고 규제장벽(6개사), 공급이 제한적이거나 불가능(5개사)이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조사에 응한 기업들은 연간 전력소비량의 45%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2%만을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고 있다는 것.

우리나라에서 RE100 협의체를 이끌고 있는 한국에너지융합협회가 국내 기업 306개를 대상으로 벌인 ‘RE100 활성화를 위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RE100 이행에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재생에너지의 높은 투자비용 또는 구매비용이 25.5%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23%가 재생에너지 보급이 원활하지 않은 점을 들었다.

필요전력의 전량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하자는 RE100 캠페인에는 작년 1월말 현재 유럽 77개, 미국 51개 등 284개 유수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 중 애플과 구글 등 30개 글로벌기업은 이미 2018년 100% 목표를 달성했으며 95% 이상을 이행하고 있는 업체들도 45개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애플과 BMW 등 글로벌기업들이 협력업체에까지 RE100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이런 추세에 따라가지 못할 경우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작년 RE100 제도를 도입하면서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를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녹색프리미엄제 ▶REC(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구매 ▶제3자 PPA(전력구매계약) ▶자가발전 ▶지분투자 등의 이행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재생에너지 전력 구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국내에서는 작년말 기준 SK하이닉스와 아모레퍼시픽, LG에너지솔루션 등 9개 기업이 RE100에 참여하고 있으며 올해 미래에셋증권, KB금융, 고려아연 등 5개사가 합류했다.

이에 따라 업계는 RE100 선언기업 지원을 위해 주민 참여 인센티브 등 주민 상생방안과 PPA 부가비용 최소화 등 기업의 비용부담 경감 방안과 같은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RE100 참여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다각적인 지원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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