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억원을 들여 개발하고 있는 국산 소형 원자로 기술이 사장될 위기에 처해 있다는 소식이다. 스마트원자로로 불리는 이 기술은 기존 원자력발전소의 발전용량이 1000메가와트 이상인데 비해 100~200메가와트로 규모가 적어서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판명난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제성평가를 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기준이 되는 국제유가를 배럴당 평균 37달러로 보고 경제성을 평가했다. 그러나 국제유가는 올해 150달러에 육박했다가 120달러를 넘나들고 있는 수준까지 급등했다. 국제적으로도 유가가 50달러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연히 이같은 경제성 평가는 재고되어야 마땅하다.

 

이처럼 상황이 바뀌었는데도 불구하고 지식경제부는 요지부동인 모양이다. 원자력연구원을 관할하고 있는 교육과학부는 스마트 원자로의 불씨를 살려놓기 위해 고심하고 있으나 지식경제부는 탐탁치 않은 반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소형원자로 기술이 경제성이 없다며 국가실용화 과제에서 탈락시킨 것도 한전 나아가서는 당시 산업자원부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성이 없는 프로젝트에 막대한 돈을 들일수 없다는 판단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천정부지로 뛰어버린 현재 상황에서 본다면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10여년간 개발해온 중소형 원자로의 가치가 돋보일 수 밖에 없다. 더구나 이명박대통령은 원자력에 사활을 걸고 있을 만큼 중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관료주의에 매달려 한번 결정한 사안이라고 해서 공들여 쌓은 탑이 무너지도록 방치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우리는 생각한다.

 

특히 이같은 소형원자로는 전기생산 외에도 담수화 플랜트나 지역난방에서도 활용할 길이 많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때문에 카자흐스탄이나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국가들은 비상한 관심을 쏟고 있다. 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해당 국가들이 나서서 공동으로 스마트 원자로를 개발하자고 제안하고 있다는 것이다. 새 정부는 우리가 6대 원자력강국임을 활용하고 국가경제 차원에서 원자력을 수출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대형 원자력발전소의 원천기술은 미국 등이 갖고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문제에 봉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나름대로 우리가 10여년간 힘들여 개발하고 있는 중소형 원자로 기술을 사장시켜서는 안된다. 지식경제부와 교육과학부는 차제에 국가대계를 다룬다는 시각에서 이 문제를 심각하게 재검토하기 바란다. 그동안 들인 돈도 돈이지만 힘겹게 쌓아온 기술을 헌신짝 버리듯이 해서야 되겠는가? 범정부적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