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물이나 흙에서 녹거나 썩어 없어지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에 대한 투자는 적극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나 정부는 일회용품 등에 대해서는 친환경 인증을 해주기 어렵다는 등 이유로 규제를 고집하고 있어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플라스틱은 포장재와 용기, 비닐봉투 등 일회용품으로 남용되면서 환경문제를 야기해 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흙이나 물속에 있는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플라스틱을 개발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세계적으로 2020년 97만톤이었으나 2026년에는 200만톤으로, 연평균 14%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국내 화학업계 역시 생분해 플라스틱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LG화학은 고려대와 손잡고 친환경 소재 산학협력센터를 설립해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 등 원천기술 확보에 나섰다.

롯데케미칼은 중앙대 연구팀과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인 PHA(폴리히드록시알카노에이트) 기술을 연구해 제품 개발을 추진하겠다는 방침. PHA는 포장재, 의료용제품, 화장품 용기 등에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제품 양산에 성공하면 세계 최초의 성공사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SK케미칼은 옥수수, 사탕수수 등을 원료로 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인 PLA 분야에서 촉감이 부드럽고 소음이 덜 나는 제품을 개발해 고급 포장재, 쇼핑백, 종량제 봉투 등으로 활용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환경부는 올해부터 접시와 용기, 봉투 등 일외용품을 썩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도 친환경 인증을 내주지 않고 있다. 친환경 인증이 사라지면 폐기물부담금 면제 등 이를 활용하던 기업에 제공되던 인센티브가 앞으로 없어진다는 것.

환경부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이라 하더라도 분리수거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인증을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썩는 플라스틱이라 하더라도 분류되지 않아 소각되고 있어서 사실상 친환경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썩는 플라스틱으로 분류하더라도 이를 매립할 용지를 확보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환경부는 보고 있다.

환경부는 특히 국내 여건상 별도 분해와 가열이 쉽지 않고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자연 분해되려면 따로 모아 수거한 뒤 온도를 60도 내외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적지 않다는 입장이다.

다만 어업용 도구나 어망, 농업용 비닐, 음식물 쓰레기봉투처럼 바다나 땅에 버려질 가능성이 높은 품목에 대해서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지원을 검토할 수도 있다는 방향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정부의 정책방향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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