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광합성 전자 전달 방식 본떠 염료분자 설계 전략 제시

[이투뉴스] 식물광합성 방식을 모방해 태양광을 전극에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염료분자 디자인 전략이 나왔다. 이 방식을 활용한 태양광셀은 기존 기술보다 최대 60% 이상 효율이 향상된 것 확인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화학과 권태혁·권오훈 교수팀은 기존 염료 분자의 도너-억셉터 분자구조에 새로운 화학 구조(분자 유닛)를 추가해 식물광합성의 전자전달 방식을 모방할 수 있는 염료를 개발했다. 
 

▲순간 흡수 분광 분석으로 태양광셀 효율 향상 결과를 나타낸 표.
▲순간 흡수 분광 분석으로 태양광셀 효율 향상 결과를 나타낸 표.

이 염료는 분자 유닛간 강한 상호작용과 약한 상호작용을 모두 가진다는 특성이 있다. 강한 상호작용은 분자 내에서 전자를 빠르게 전달하지만 전자(-)와 정공(+) 재결합도 빠른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약한 상호작용을 추가로 형성해 전자를 빠르게 전달하면서 재결합 손실을 줄였다.

식물광합성은 전자를 한 방향으로만 전달해 전자가 역으로 돌아와 정공과 재결합하는 것을 막는 특성이 있다. 이 덕분에 엽록소가 빛을 흡수해 만든 전자가 재결합으로 손실되지 않고 다음 광합성 단계로 잘 전달된다. 식물광합성에서 전자를 다음 단계로 전달하는 효율은 거의 100%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개발한 염료가 전자를 빠르게 전달하면서도 전자와 정공 재결합은 기존 8분의 1 수준으로 억제하는 것을 순간 흡수 분광분석으로 확인했다. 이는 식물 광합성에서 전자를 한 방향으로 전달하는 특성과 유사하다.

염료 분자를 쓴 태양광셀은 최대 10.8%의 효율을 기록했다. 이는 염료 분자 내 상호작용을 조절하지 않는 태양전지 대비 60% 이상 향상된 수치다.

권오훈 UNIST 교수는 “이번 연구는 유기화학, 분광학, 전기화학, 계산화학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접목한 융합 연구의 성과”라고 말했다.

권태혁 교수는 “식물 광합성을 본떠 빛에 의해 생성된 전자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분자 디자인을 개발했다는 데 의의가 크다”며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분자 설계 전략은 태양전지뿐만 아니라 인공 광합성, 광촉매 분야 등 다양한 곳에 적용 가능해 파급력이 큰 연구”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국제학술지 셀(cell)의 자매지 ‘켐(Chem)’에 지난달 16일 공개됐다.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NRF)이 추진하는 기후변화대응과제와 UNIST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진경남 기자 jin0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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