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권기성 쉐코 대표
방제 초동대치효율 400% 상승…에너지-환경 업계 주목
탄소중립 유회수 기술개발, 녹조·해양쓰레기 처리 기대

▲시험 중인 '쉐코 아크' 프로토 타입.
▲시험 중인 '쉐코 아크' 프로토 타입.

[이투뉴스] 처음 '쉐코(Sheco)' 사무실에 들어서자 범상찮은 로고부터 눈에 띄었다. 사명을 돌고래 모습으로 형상화한 도안이다.

권기성 쉐코 대표는 “우리나라 토종 돌고래인 상괭이를 형상화한 도안”이라며 “멸종위기 바다생물인 상괭이가 친환경 라이프트렌드 세터를 지향하는 우리의 상징에 어울리는 동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로고디자인을 설명했다.

해양경찰청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지난 5년 동안 기름유출로 인한 해양오염사고 발생건수는 2017년 271건, 2018년 288건, 2019년 296건, 2020년 254건, 지난해 247건으로 적잖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그로 인한 기름유출량 역시 2017년 230㎘에서 2018년 251㎘, 2019년 148㎘, 2020년 770㎘, 지난해 313㎘로 나타났다. 다행스럽게 국내 사고의 대부분은 1000리터 이하로 비교적 소규모다.
 

▲쉐코 로고.
▲쉐코 로고.

권 대표가 쉐코를 통해 하려는 일이 바로 이런 틈새시장을 발굴하려는 것이다. 기존 해양방제 기계장비는 산유국이 주로 개발해 1만리터 이상인 대규모 사고에 초점을 맞춰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수장비, 가용인원, 방제비용, 투입시간 등의 요소가 소규모 사고에는 맞지 않아 국내에서 이뤄지는 방제작업 특성과는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또 방제과정에서 노동자가 투입되기 때문에 노동자의 호흡·신경·관절계를 비롯한 산업재해 노출도가 높으며 석유화합물 노출, 낮은 작업효율, 작업물 유실 등의 한계도 문제로 들었다.

권 대표는 “저희가 개발한 쉐코 아크가 돌아다니면서 유출된 기름을 청소하니까 효율이 좋아지는 것”이라며 “유조선 같은 경우는 이중선체를 적용하면서 사고가 줄고, 규모도 점점 작아지고 있는데 대형장비를 쓰려니 불편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드론(쉐코 아크)을 이용하면 초동대치 효율은 기존 인력보다 400% 높고, 수거비용은 회당 120만원 정도를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중소기업벤처기업부와 계산한 자료에 의하면 연평균 47억원 정도의 탄소배출비용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권기성 쉐코 대표.
▲권기성 쉐코 대표.

◆세계 최초의 3세대 유회수기
권 대표와 대화하면서 든 의문점 중 하나는 ‘다른 나라에서는 이와 비슷한 시도가 있지 않았을까’하는 점이었다.

권 대표는 명쾌하게 답변했다. 지금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장비들이 소형화되는 추세라는 것이다. 1세대 기름회수기가 드럼통 모양의 회수기에 기름을 묻혀 걷어내는 방식이었다면 현재 세계에서 통용되는 2세대 회수기는 디스크에 묻혀서 닦는 방식이라는 것.

권 대표는 “하지만 저희 쉐코 아크는 물과 기름을 함께 흡입해서 실시간으로 유수분리하는 타입”이라며 “이제까지 유래 없었던 타입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자평했다. 나노필터를 이용해 물과 기름을 실시간으로 분리하는 작업이 쉐코가 아니면 할 수 없는 고난도의 기술이라는 설명이다. 타국에서 아직 시도하지 못한 3세대 기술인 셈이다.

그는 “이 기술을 소형화하기 위해 프로토타입만 15번을 만들었다”며 “앞으로 프로토타입을 2번 정도 더 만들 계획이고 올 6월경 양산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쉐코의 유수분리 기술에는 탄소중립적이라는 호칭도 따라붙는다. 유흡착포를 소각하지 않고 물과 기름을 분리하는 기술인 덕분에 여타 유회수보다 탄소배출이 적다는 설명이다. 권 대표는 연말부터는 쉐코 아크를 이용한 녹조 처리, 내년부터는 해양쓰레기 처리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

◆“창업한 선배로서 좋은 멘티 되고 싶어”
최근 쉐코가 열중하는 일은 인근 중·고등학교에 대한 진로체험 프로그램 봉사활동이다. 로봇이나 환경 등에 관심있는 학생들에게 쉐코 제품에 대해 소개하고 기술의 가능성, 환경의 중요성을 환기시키고 있다.

권기성 대표는 “회사에 이득이 생기는 것은 일절 없다”며 “저는 이 일을 ‘인류의 현 세대 및 미래 세대에까지 청정한 환경을 공유하자’는 비전을 가지고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어렸을 때는 벚꽃도 보러 다니고 진달래도 보러 다니고 했는데 요즘에는 미세먼지 밖에 생각 안 난다”며 “환경이 중요한 이유도 가르쳐주고, 먼저 창업한 선배로서 학생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가르쳐주는 좋은 멘티가 되고 싶어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환하게 웃었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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