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로 세계 에너지시장 '흔들'
우크라이나 사태로 세계 에너지시장 '흔들'
  • 조민영 기자
  • 승인 2022.03.04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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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안보 취약성 드러낸 EU…재생에너지 가속화

[이투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세계 에너지시장을 흔들고 있다. 미국에서는 러시아를 고립시키기 위해 에너지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에너지가격 상승으로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를 상대로 에너지 제재를 고려하고 있으나 미국과 유럽에서 가파른 유가 상승으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최근 밝혔다.

이와 동시에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도 제기되고 있다. UN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긴급하고 절실하게 기후변화가 인류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안토니오 구테레스 UN 사무총장은 최근 “현재 인류의 약 절반 가까이가 위험지대에서 살고 있다. 많은 생태계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점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CNBC>는 기후변화와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이 세계 에너지시장의 프레임을 새로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에너지 독립, 안보와 별개 

국가의 에너지 정책은 안보 정책의 주춧돌이다. 미국 국민경제연구소의 스티브 시칼라 연구원은 "이 때문에 유럽의 경우 러시아 에너지 국영회사인 가즈프롬에 가스 공급을 의지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EU는 가능한 빠른 속도로 러시아산 가스에서 탈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UC샌디에고의 데이비드 빅토르 교수는 “목표는 안보”라며 “안보는 독립과 같지 않다”고 말했다. 에너지 독립은 자국에서 생산되는 에너지원에 의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공급원에 차질이 생기거나 에너지가 고갈될 수 있기 때문에 유연성 면에서 제한적이다. 빅토르 교수는 "잘 운영되는 에너지시장에는 더 나은 솔루션이 있다"며 “안보는 다양성 하나로부터 보장된다”고 강조했다.

유럽은 러시아산 천연가스 송유관에 크게 의존하는 것이 아킬레스건이다. EU는 천연가스 수요의 10%정도만 자체적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모두 수입한다. EU는 천연가스의 41%를 러시아, 24%를 노르웨이, 11%를 알제리에서 각각 수입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EU는 미국과 카타르 지역에서 천연가스 수입을 늘리는 방안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생에너지 확대, 시간과 정치적 의지 

EU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이라는 기후목표를 달성하고,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최소 55% 삭감하기 위해 석탄을 단계적으로 퇴출하고 있다. EU 통계청인 Eurostat에 따르면, 2020년 기준 EU내 에너지의 32%는 석유와 석유화학 제품에서 공급됐다. 25%는 천연가스, 11%는 고체 화석연료, 14%는 원자력, 18%는 재생에너지였다. 

독일 E.ON 에너지 연구센터의 애론 프락틱노 센터장은 “재생에너지 확대는 EU에서 이미 중요한 사안이었다”며 “EU가 재생에너지를 더 빠르게 확대하지 않는다고 나무랄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에서 20년만에 재생에너지 전력 비중은 5%에서 50%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동시에 소비자 전기료는 주된 이유로 재생에너지 보조금 때문에 두 배 상승했다”고 말했다. 

<로이터>가 최근 보도한 독일 정부 정책안에 따르면, 독일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시킬 방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2035년까지 소비 전력의 전부를 재생에너지원으로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러나 EU 전체적으로 에너지전환은 송전망 등 물리적인 업그레이드와 국제적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한 정부 개입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영국 캠브리지대학 기후 회복센터의 데이비드 킹 센터장은 “영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의 정부들은 (에너지 전환에서) 정부 규제를 선호하지 않으며, 민간 부분의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규제적 조치 없이는 에너지전환을 추진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킹 센터장은 이러한 정부의 규제 방침에 주저하는 분위기는 에너지 산업의 로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치인들이 에너지 정책을 우선시하지 않는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영국 서식스 대학의 벤자민 소바쿨 에너지 정책과 교수는 “에너지 비용이 높긴 하지만, 전체 가구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여전히 낮은 편”이라며 “주택 대출이나 교육비, 자동차 할부금만큼 중요도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소바쿨 교수에 의하면 유권자들은 이민 정책과 코로나19 대응, 국방 지출, 보건, 전쟁의 사안을 기후 정책이나 에너지 문제보다 더 우선시 하고 있다고 여론조사에서 답했다. 

◆ 틈 노린 원자력, 일부 국가서 검토

이번 전쟁과 기후변화로 원자력발전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빅토르 교수는 “어떤 의미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원자력발전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15개 원자로를 보유하고 있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주의 깊게 모니터링 중이다. 

그는 “탄소 배출을 저감하고 해외 에너지 공급 의존도를 낮추는 방법으로 원자력을 지목하고 있는 편에서는 이번 전쟁이 유럽내 원자력 발전을 유지하고, 신규 원전을 건설해야 하는 이유를 증명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칼라 연구원은 가스가격 상승과 에너지 공급 부족으로 독일이 단기적으로라도 원자력 발전소를 재가동할 수 있는 동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독일은 전혀 그럴 맘이 없는 듯 보인다. 존 코텍 원자력연구소 담당은 "반면 체코 공화국과 프랑스, 폴란드, 영국은 신규 원자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텍 연구원은 러시아가 외교적으로 고립되자 미국 원자력 회사들이 유럽 시장에서 발을 들여놓을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그동안 원자력 수출국들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경쟁국 중 한 곳으로 꼽혔다. 매우 적극적인 파이낸싱 패키지를 함께 제공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러시아는 이번 전쟁으로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라는 스스로를 증명해 많은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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