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호주에서 생산된 액화수소를 일본으로 해상 운송하는데 성공함으로써 국제거래 가능성에 대한 청색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1월말 호주 헤이스팅스에서 출항한 세계 최초의 액화수소 운반선 ‘스이소 프론티어’가 한달만에 일본 고베항에 도착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스이소 프론티어는 일본과 호주의 정부 및 업계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갈탄 수소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일본 가와사키중공업이 선박을 건조했다. 양국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2030년까지 연간 최대 22만5000톤(약 5억호주달러 규모)의 탄소중립 액화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석탄이 고온·고압 상태에서 산소, 수증기와 반응하면 수소가 생성되며 항구로 운송된 수소는 섭씨 영하 253도로 냉각돼 수출을 위한 액화상태로 변한다. 수소를 액체화하는 것은 기체수소의 부피를 800분의 1로 줄일 수 있는데다 단위 부피 및 무게당 에너지 저장밀도가 가장 높아 경제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액화수소의 해상운송은 역사적으로 처음 시도된 것으로 운송과정에서 극저온 상태를 유지해야 하고 증발이 잘되는 특성 때문에 지금까지 이론적 가능성에 머물러 온 것이 사실. 그러나 이번 수송 성공으로 장거리 해상수송이 가능해지면서 호주와 같이 비교적 저렴한 지역의 저탄소 또는 탄소중립 수소를 동아시아로 운반할 수 있는 국제 수소 공급망 구축에 물꼬를 튼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따라 2040년까지 발전용 및 주거용 수소 연료전지를 각각 15GW, 2.1GW까지 확대하고 수소연료전지차를 620만대 생산할 방침. 따라서 전문가들은 한국이 아태지역의 주요 수소 수출국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는 호주와 수소경제 협력을 추진함으로써 액화수소 운송이 상용화돼 수입을 할 경우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액화수소의 해상운송이 상용화되기까지에는 앞으로도 넘어야할 산이 많다. 수소를 영하 253도로 냉각하는데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고 장시간 기체화를 방지할 수 있는 인프라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도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나 수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차와 SK, 포스코 등 수소관련 민간협의체인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은 수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되지 않음으로써 입법적, 정책적 지원이 늦어져 투자 중단위기에 처해 있다며 조속한 법안 통과를 건의해 놓은 상태다.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중공업 그룹은 대형 액화수소 운반선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선급 등으로부터 2만입방미터급 상업용 액화수소 운반선에 대한 설계도면의 기본 인증을 획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의 조속한 국회통과가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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