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권 공급력 공백 석탄화력·도심LNG로 보강
산불 영향권 확대 우려…미세먼지 제약도 해제

▲최병암 산림청장이 울진 산불 진화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최병암 산림청장이 울진 산불 진화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이투뉴스]  4일 오전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 인근에서 시작된 대형 산불이 강풍을 타고 이튿날까지 삼척 일대와 울진으로 확산되면서 전력공급의 대동맥 역할을 하는 765·345kV 초고압송전선로와 일부 대형발전단지 운영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5일 한전 등 전력당국에 따르면, 신한울 원전~신태백~신가평 구간을 잇는 765kV 송전망 1회선과 한울원전~신태백 345kV 2회선, 한울~신영주 345kV 3회선, 한울~삼척그린 345kV 4회선 등 다수 초고압선로가 이틀 새 산불로 차단과 송전재개를 반복하고 있다.

특히 이날 오전 강한 바람을 타고 북상한 산불이 삼척·북평 등으로 옮겨 붙으면서 345kV이하 송전망의 고장 개소가 전날보다 늘고 있다. 울진에서 봉화를 거쳐 영주로 이어지는 345kV 계통과 인근 수요지로 지선 역할을 하는 다수 154kV 송전선로도 운영 중단 상태다.

발전소 정상가동에도 비상이 걸렸다. 당국은 만일의 송전선로 두절에 대비해 전날 한울원전(1~5호기)의 발전기 출력을 정격의 50% 수준으로 낮춰 운영하고 있다. 또 산불 영향권에 있는 삼척그린파워(석탄화력)와 동해 북평화력(석탄)의 발전기 출력도 600MW가량 감발했다.

만일의 사고로 송전선로가 끊기면, 한꺼번에 많은 발전량이 계통에서 이탈하면서 전체 계통에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어서다.

당국 한 관계자는 "어제 울진원전 주변으로 집중됐던 설비고장이 오늘은 북쪽으론 동해·강릉방향으로, 남쪽으로는 봉화, 영주, 포항 계통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소방당국이 원전과 송전선로 주변에 방어선을 구축하고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해권 주요 계통도와 발전소 현황 ⓒE2NEWS DB
▲동해권 주요 계통도와 발전소 현황 ⓒE2NEWS DB

수도권 전력소비량의 40%가량을 공급하는 동해안 일대 주요발전소 운영과 송전 차질로 발생한 공백은 도심 LNG·열병합과 서해안 일대 석탄화력이 메우고 있다.

전력거래소는 미세먼지로 감발운전 중인 석탄화력 34기 상한제약을 풀어 4GW의 공급력을 확보하는 한편 서인천, 분당, 일산 등 도심 가스발전소 3GW를 가동해 전력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했다. 5일 오후 6시 기준 전국 전력수요는 약 65GW이며 예비력은 17GW이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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