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반대에 막혀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이 적극 추진하고 있는 미국 연안 석유 시추 계획이 계류되고 있다.

 

부시 미국 대통령은 “고유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유 공급량 특히 국내 석유 시추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미국인의 73%는 미국 연안의 석유 시추 계획에 찬성한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연안 자연환경을 훼손하고 관광산업을 위협할 것이란 이유로 1981년부터 실시돼 온 자국 연안에서의 석유 시추 금지 조치를 해제하는 대통령령에 서명, 현재 의회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불허 지역인 대서양과 태평양 연안, 멕시코만 등 미 연근해 대륙붕 유전과 알래스카 국립 야생동식물보호구역(ANWR) 내 연안 석유 시추를 확대, 금지법을 해제해야 한다고 미 의회에 강하게 촉구해왔다.

 

그러나 펠로시 하원 의장과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의회는 부시 대통령의 조치는 고유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환경을 파괴하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들은 이미 석유회사들에게 허용된 범위가 충분하며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석유기업들에 막대한 이익을 안겨줄 뿐이라며 투표 진행조차 거부하고 있다.

 

이와 관련 부시 대통령은 “금지 해제 조치는 미국 내 노동자들 및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낼 수 있다”며 “그러나 민주당 의회 지도부는 이 법의 해제 여부를 결정하는 투표 진행조차 반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부시 대통령은 시추 금지 해제가 고유가 해결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장난질(hoax)'이라고 빗대어 비난했다.

 

에너지 전문가들 및 정부 에너지부 산하 연구기관 역시 금지 해제가 미국 내 석유 수급 상황 및 유가 안정에 별다른 변화를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펠로시는 최근 미 정치 전문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지구를 구하겠다"며 앞으로도 이 법안에 찬성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자신의 권한에 대해서도 "당신에게 하원의장의 파워가 있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며 "나는 하원의장으로서 의제를 정하는 권한을 타인에게 넘길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펠로시는 지구의 기후변화를 막으려면 대체 에너지 개발과 사용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 이유로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주기 위해 여성 정치인으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 여성으론 사상 처음으로 제 60대 하원의장에 취임한 펠로시. 그는 미 역사상 가장 높은 지위에 오른 여성이다.

 

펠로시는 최근 발간한 자신의 책 ‘미국의 딸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너의 힘을 알아라’에서 "우리 사회는 아직도 성차별이 만연해 있다"며 "젊은 미국 여성들이 성공하려면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야 한다"고 우먼파워를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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