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

[이투뉴스 사설] 일본 정부가 작년 4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해상에 방류하기로 공식 결정한 뒤 1년 가까이 흘렀으나 일본 국민은 여전히 해양 방류에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최근 일본의 한 신문 조사결과가 나왔다.

도쿄신문이 일본 전국 18세 이상 시민 3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다핵종 제거설비(ALPS)로 거른 후 바다에 방출하는 일본 정부 계획에 대해 응답자의 35%가 반대했다.

반면에 찬성한다는 답변은 이보다 적은 32%였으며 약 3분의 1가량인 나머지 32%는 잘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대하는 응답자들은 환경오염과 건강피해(58%)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으며 찬성하는 응답자들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인정하고 있기 때문(47%)이라고 응답했다. 앞서 마이니치신문이 지난 2월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역시 오염수 해양방출에 대해 44%가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답했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ALPS를 사용할 경우 세슘을 비롯한 62가지의 방사성 물질을 제거할 수 있으나 삼중수소(트리륨)는 걸러지지 않으며 미량이기는 하지만 탄소 14 등의 핵종도 ALPS로 처리한 물에 잔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방사성 물질을 함유한 이 오염수를 ALPS로 처리해 원전 부지 내 저장탱크에 보관하고 있으며 작년 3월 중순 기준으로 약 125만 844톤의 오염수가 보관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에 세워진 탱크의 오염수 저장 용량은 총 137만톤이기 때문에, 약 92%가 채워진 셈이다. 

더욱이 지금도 건물에 생긴 균열을 통해 유입되는 지하수와 빗물로 하루에 약 140톤의 오염수가 발생, 보관탱크의 저장용량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바다에 방류하는 방안을 결정했다.

일본 정부는 빠르면 2023년이나 2024년부터 해양 방류를 시작한다는 스케줄을 잡고 이미 미국과 IAEA 등으로부터 동의를 받아놓은 상태. 다만 우리나라와 중국 등 인접국들은 해양환경을 비롯해 수산물에 많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나 제대로 논의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일단 방류가 시작되면 폐로(廢爐) 작업이 완료되는 2041〜2051년까지, 20〜30년에 걸쳐 오염수의 해양 방류가 이뤄지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원전 오염수가 점점 많아져 저장용량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가고 있는 상황은 이해할 수 있으나 아직도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점에서 보다 안전하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오염수 처리방안을 마련하는 지혜를 모으기를 일본 정부에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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