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돈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신현돈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신현돈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이투뉴스 칼럼 / 신현돈] 4차 산업과 탄소중립시대로 접어들면서 에너지자원의 수급 불안이 세계 경제를 흔들고 있다. 해외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게는 더욱 그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여기에 유럽의 화약고로 떠오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에너지자원 수급에 불을 질렸다. 주요 광물자원과 석유가스 가격은 치솟아 유가는 배럴당 100불 시대를 열었고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세계 에너지자원 수급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국내 부존자원이 없는 한국은 자원 공급을 해외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국가차원에서 에너지자원 안정적 공급을 책임지는 방법은 국내 비축을 통해 단기간 공급차질에 대비할 수 있다. 또한 해외 도입선을 다변화 하여 국지적인 공급 문제가 있을 시 완충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두 가지 방법은 단기적인 해결책일 수밖에 없다. 결국 해외자원개발을 통한 장기적인 자원 확보가 필수적이다. 국가적 차원의 장기적인 자원 확보에 손을 놓고 있는 나라가 과연 제대로 된 나라라고 할 수 있을까? 실패했다고 혹은 또다시 실패가 두렵다고 해외자원개발을 추진하시 않으면 자원안보는 실현되지 않는다. 

그동안 한국의 해외자원개발은 자원가격의 장기적인 변동에 맞춰 전형적인 엇박자 사업 추진 형태를 보여주었다. 자원가격이 높았던 시기인 2007년 이명박 정부의 차입에 의존한 공격적 투자와 2012년 박근혜 정부의 무관심속 방치, 2014년 이후 자원가격이 낮았던 시기인 2017년 이후 문재인 정부의 자원개발 적폐 낙인 속 방치로 해외 사업의 철수 없는 철수만 추진되어 시간만 보내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건 국회차원에서 자원안보법이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계륵으로 전락한 해외자원개발을 누가 감히 나서서 정상화 시킬 수 있을까? 국가산업과 경제의 근간인 에너지자원 확보 문제를 국민에 피해를 주었다는 이유로 제대로 추진하지 않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짓이거나 무책임할 뿐이다.

한국의 해외자원개발은 왜 반복해서 실패를 하고 있는가? 한두 번의 실패는 운이 없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반복되는 실패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장기적  전략의 부재, 연속성 부족, 투입 자본의 부족이 이유로 여겨지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의 의지가 없기 때문이다. 즉, 자원 확보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가 없어서 이다. 정부 부처 내에서도 담당부서는 일의 중요성을 알고 추진하려해도 예산을 틀어쥐고 있는 기재부의 벽을 넘지 못하면 아무것도 추진할 수 없다. 결국 대통령의 의지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대통령이 성과도출에 오래 걸려서 본인의 임기 내에 성과가 보이지 않는 해외자원개발에 관심을 갖고 추진을 할 수 있을까? 

자원개발은 불확실성이 크고 성공확률이 낮을뿐더러 성과가 나타날 때 까지 오랜 시간과 큰 자본이 소요된다는 특징이 있다. 이런 특징에 기반하여 자원개발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려면 자본, 기술, 시간의 축적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과연 이번정부는 자원개발 선순환 시스템 구축을 정상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까? 그동안 정부와 정부에서는 눈앞에 닥친 당장 해결해야할 문제와 단기적인 성과가 나타나는 일에 집중하다 보니 자원개발과 같은 장기간 투자와 관심이 필요한 분야는 대통령의 추진 의지가 없으면 정책 추진이 어렵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국가적 차원에서 국가생존의 필수적인 에너지자원 안보를 위한 해외자원개발을 꾸준히 추진할 수 있을까? 적어도 향후 10년 이상 독립적인 기구에서 독립적인 자본을 확보하여 장기적으로 추진이 가능하게 해주어야 한다. 

멈춰선 해외자원개발,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냥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제대로 추진해야 한다. 항상 진행되어 왔던 고유가 사업참여, 저유가 사업철수를 반복하는 엇박자의 사슬을 끊어야 한다. 그 시작은 자원공기업의 실질적 정상화와 국가 자원안보법 제정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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