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후 사과 재배지 사라지고 감귤은 강원도까지
50년 후 사과 재배지 사라지고 감귤은 강원도까지
  • 채덕종 기자
  • 승인 2022.04.1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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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복숭아·포도는 2050년까지 확대 이후에는 축소, 단감은 확대
농촌진흥정, 지구온난화 따른 ‘6대 과일 재배지 변동 예측 지도’

[이투뉴스] 지구온난화 가속으로 인해 50년 뒤인 2070년대 우리나라에서 사과를 재배할 수 있는 곳이 대부분 사라지는 반면 감귤은 재배 가능지가 늘어 한계선이 강원도 해안지역까지 확대될 것이란 연구결과가 나왔다.

농촌진흥청(청장 박병홍)은 최신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반영한 6대 과일의 재배지 변동을 전망한 예측지도를 13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 및 이에 따른 온난화로 인한 농작물, 특히 노지에서 장기간 재배하는 과수작물에 대한 영향과 그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이뤄졌다.

연구진은 주요 6개 과일의 재배지(재배 적지와 재배 가능지)를 2090년까지 10년 단위로 예측한 결과 사과는 매년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배·복숭아·포도는 2050년까지 소폭 상승한 후 재배지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단감과 감귤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과 재배지 변화 전망
▲사과 재배지 변화 전망

구체적으로 사과는 과거 30년의 기후조건과 비교하면 앞으로 계속해서 재배 적지와 재배 가능지가 급격하게 줄어, 2070년대에는 강원도 산간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배는 2030년대까지 재배가능 면적이 증가하다가 2050년대부터 줄기 시작해 2090년대에는 역시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복숭아 역시 2030년대까지 재배가능 면적이 과거 30년간 평균 면적보다 소폭 증가하지만 이후 급격히 줄어 2090년대에는 강원도 산간지역에서만 재배가 가능할 것으로 파악됐다. 포도는 2050년대까지 재배지 면적을 유지하지만 이후 급격히 줄어 2070년대에는 고품질 재배가 가능한 지역이 현저히 부족할 것으로 조사됐다.

사과 등 다른 과수와 달리 단감과 감귤은 재배지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먼저 단감은 2070년대까지 고품질 재배가 가능한 재배 적지 등 재배 가능지가 꾸준히 증가하고 재배 한계선도 상승, 산간지역을 제외한 중부내륙 전역으로 재배지가 확대될 전망이다. 감귤(온주밀감)도 재배 가능지가 지속해서 증가해 한계선이 기존 제주도 및 남해안에서 전라·충청 등 서부해안과 강원도 해안지역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감귤 재배지 변화 전망.
▲감귤 재배지 변화 전망.

우리나라의 과수 재배지가 이처럼 크게 변하는 것은 작물 종류별로 연평균 기온, 생육기 기온 등 재배에 필요한 기준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재배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수확량이 불안정하고 열매 품질도 나빠지게 된다.

예를 들어 사과와 배는 7도 이하에서 1200∼1500시간 이상 경과해야 정상적인 재배가 가능하다. 사과와 포도는 성숙기에 고온일 경우 과실의 착색 불량 등 품질이 나빠진다. 내한성(추위 견디는 성질)이 약한 감귤이나 단감은 겨울철 최저기온이 비교적 높아야 생육이 가능하다.

농촌진흥청은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20년 발표된 기후변화 시나리오(SSP5-8.5)를 활용해 농업용 미래 상세 전자기후도를 제작하고, 이 기후도를 바탕으로 우리 농업환경에 맞는 ‘작물별 재배지 변동 예측지도’를 개발했다. SSP 5-8.5는 IPCC가 2020년 발표한 사회는 빠르게 발전하지만 온실가스 감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를 예측한 것이다. 더불어 화석연료 사용이 계속되고, 도시 위주의 무분별한 개발이 확대될 것으로 가정했을 때의 시나리오다.

이에 따르면 2081년∼2100년 사이 전 세계와 우리나라의 연평균기온은 각각 6.9℃, 7.0℃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12년 발표 한(RCP8.5 기준) 상승치보다 각각 2.2℃, 1.1℃ 더 오른 것이다. 아울러 현재 우리나라 국토의 6.3%를 차지하는 아열대기후대는 2030년대 18.2%, 2050년대에는 55.9%로 확대될 것으로 분석됐다.

기존 시나리오(RCP8.5)로 분석했을 때보다 재배 가능지가 북부나 산지로 10∼20년 정도 빠르게 이동하는 것은 물론 재배 가능지 감소와 확대 속도 또한 더 빨라질 것이란 얘기다. 농진청은 과일의 수급물량 조절 정책을 수립하거나 농가들이 작물을 선정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이번 자료를 누리집(fruit.nihhs.go.kr)을 통해 공개할 계획이다.

이지원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온난화로 고품질 과일을 생산할 수 있는 재배 적지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맞는 품종과 재배법 보급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요 과수 작물뿐 아니라 원예·특용 작물의 재배지 변동 예측지도도 제작해 공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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