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in] 저공해차 분류체계 개편…“LPG·CNG차 속도조절론” 한목소리
[정책 in] 저공해차 분류체계 개편…“LPG·CNG차 속도조절론” 한목소리
  • 채제용 기자
  • 승인 2022.05.02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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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송부문 탄소중립 위한 정책 전환의 가교 역할 충분 
기술수준, 해외정책, 산업파장 등 종합적 판단 바람직

수소 상용차 보급계획 전체 등록대수 10% 미만…나머지는?
제3종 저공해자동차 규정 삭제 최소 2030년까지 유예 타당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을 통해 LPG차와 CNG차를 저공해차 분류에서 제외하려는 정부 정책에 대해 수송부문 탄소중립을 위한 가교역할이 충분하다는 판단에서 속도 조절 등 총체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을 통해 LPG차와 CNG차를 저공해차 분류에서 제외하려는 정부 정책에 대해 수송부문 탄소중립을 위한 가교역할이 충분하다는 판단에서 속도 조절 등 총체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투뉴스] 정부가 수송부문 탄소중립을 앞당기기 위해 자동차 보급정책을 저공해차에서 무공해차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행보에 힘이 실리면서 가스업계의 고심이 크다.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저공해자동차에서 무공해자동차 중심으로 분류체계가 개편되면서 CNG자동차와 LPG자동차가 포함된 3종 저공해차 규정이 삭제될 경우 수소·전기차로 가는 과정에서 일정 기간 가교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시장이 움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저공해차 분류에서 CNG·LPG차를 퇴출시키려는 정책은 무공해차 종류가 많이 늘어난 데다 기술수준이 향상돼 더 이상 가스차량을 지원할 실익이 없다는 정책적 판단에서다. 

현행 대기환경보전법 제2조에는 1종 저공해차는 전기·수소차(무공해), 2종 저공해차는 HEV·PHEV, 3종은 CNG·LPG차로 분류돼 있다. 이를 일정 기간의 개편을 거쳐 2종과 3종으로 분류돼 있는 하이브리드를 비롯해 LPG차, CNG차를 저공해차에서 제외시키고 1종으로 분류된 전기·수소차만 저공해차로 지원하겠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2030 NDC 상향, 2050 탄소중립 선언 등 수송부문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자동차 보급정책을 무공해차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도다. 이 같은 내용의 대기환경보전법 시행령 개정안이 입법예고돼 의견수렴 절차에 들어갔다. 

이 같은 정부 정책방향에 대해 전문가 및 산업체는 결이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가스’의 역할이 분명한 만큼 적어도 2030년까지는 유예기간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정부의 2030 NDC 목표 상향조정으로 인한 저공해자동차 보급목표 설정과 목표 미달성 시 기여금에 대한 조문의 신설 필요성에는 동의하지만 상용차 시장의 기술수준, 해외 유사 적용사례, 바이오가스 활용 및 효과를 고려해 상용차의 제3종 저공해자동차 기준 삭제를 2030년까지 유예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우선 승용·소형승합차와 중대형 상용차의 보급여건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정부는 NDC 보급목표 실현을 위해 자동차제작사의 기술 및 시장의 보급 여건 등을 고려해 ‘승용차 및 15인승 이하 승합’에 한하여 기준을 설정하고 중대형 버스·화물차 등 중대형 상용차는 제외시켰다. ‘중·대형 상용차 평균에너지소비효율기준 및 온실가스 기준의 적용·관리 등에 관한 지침’ 제정, 제작사의 자발적인 연비개선 및 온실가스 감축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검증된 CNG차량 온실가스 감축효과 

▲택시운송회사에서 운행에 나설 택시에 CNG를 충전하고 있다.
▲택시운송회사에서 운행에 나설 택시에 CNG를 충전하고 있다.

천연가스의 온실가스 감축효과는 이미 검증되어 있다. 해당 지침 제9조(실적자료의 제출방법 등)의 4항에 따르면 ‘경유:천연가스:전기·수소=1:2:3으로 나타난다. 천연가스자동차 온실가스 감축효과가 인정된 셈이다. 

대기환경보전법 제2조에서 제3종 저공해자동차 조항을 삭제할 경우 제작사의 저공해 상용차 기술개발 등의 투자 감소와 중·대형 상용차의 무공해차 전환에 소요되는 기간을 고려할 때 오히려 경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차량 증가가 예상되는 것도 우려를 더한다.

정부의 수소 상용차 보급 계획은 2030년까지 3만대, 2050년까지 11만대이며, 전기차의 경우 2025년까지 버스 19만3000대, 화물차 1만1000대다. 이는 전체 상용차 등록대수의 1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상용차 부문에서 정부의 수소차, 전기차 등 무공해자동차의 안정적인 보급 이전에 CNG차량 보급을 통한 저공해화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반증이다. <표1 참조> 

해외 각국의 정책사례도 다르지 않다. 상용차의 기술성 및 운행특성을 고려한 승용차와의 차별화된 기준의 적용이 필요함에 따라 국내 저공해자동차 기준에 대해 상용차 기준에 대한 별도의 유예기간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 배경이다. 
 

주요 해외 선진국의 무공해자동차 의무판매제 보급목표는 소형 승합 및 트럭으로 한정하고 있으며 중대형 상용차의 적용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명시해놓고 있다. 미국, 유럽에서 운행되는 대형 화물 운송용 트럭의 천연가스 사용량이 급증하는 것에서 이 같은 정책방향의 필요성은 그대로 드러난다. 

유럽 NGVA에 따르면 온실가스 저감 효과로 대형 화물차의 천연가스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최근 2년간 천연가스충전소가 140% 이상 늘어나 올해 2월 기준 500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미국의 Alternative Fuels Data Center에 따르면 현재 17만5000대의 천연가스 중대형 화물차와 1610개소의 충전소가 운영 중이다. <그림1 참조>

◆ ‘카본 인덱스’ 가스가 전기보다 효과적
바이오가스 등 신재생에너지 활용을 고려한 중장기전략 마련의 필요성에도 힘이 실린다. 바이오가스 등 신재생에너지의 사용 확대는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주요 방안으로 정부는 신재생연료 의무혼합제도(RFS)를 시행하고 있으며 디젤을 시작으로 천연가스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115조 별표 33(자동차연료 첨가제 또는 촉매제 제조기준)에 바이오디젤 및 바이오가스 연료제조기준이 포함되어 있다.

유럽 및 미국은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정책으로 천연가스자동차에 바이오가스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캘리포니아는 운송부문에서 소비되는 천연가스의 약 89%를 바이오CNG로 활용 중이며, 디젤 중장비 차량의 천연가스로의 교체를 지원하고 있다.

이미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효과도 검증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항공 자원 위원회(CARB)의 발표에 따르면 2021년 3분기 기준 캘리포니아의 저탄소 연료 표준 프로그램에 보고된 천연가스의 카본 인덱스(Carbon Index)는 마이너스 28.17gCO2e/MJ로 전기보다 온실가스 저감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카본 인덱스는 공급 원료 유형, 원자재, 가공, 운송 및 최종 사용 등 생산에서 소비까지 연료의 전체 수명 주기에서 총 탄소 배출량을 평가하여 결정된다. <그림2 참조>

현재 기술수준으로 신재생에너지원을 활용해 수전해방식으로 생산되는 ‘그린수소’는 생산량이 극히 제한적인데다 전기분해에 사용되는 물 정제기술의 한계로 인해 당장 상용화가 어려운 실정이다. 그린수소를 대체할 ‘블루수소’도 현재로써는 한계가 분명하다. 블루수소는 천연가스를 개질해 수소를 생산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는 CCUS기술을 활용해 포집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그린수소와 마찬가지로 탄소포집기술 CCUS도 연구단계에 그치고 있다. 

◆수소경제 이행을 위한 LPG인프라 역할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LPG하이브리드 차량에 연료를 충전하고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LPG하이브리드 차량에 연료를 충전하고 있다.

무공해차로 가는 과정의 가교역할은 물론 수소경제 이행을 위한 인프라 활용도와 에너지안보 측면에서의 거시적 검토도 LPG자동차에 대한 정책을 보다 긴 호흡으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현재 국내 등록된 차량 2600여 만대 중 2500만대 정도가 내연기관차다. 실질적으로 무공해차 상용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정부가 내연기관차와 전기·수소차를 잇는 브릿지 연료에 대한 정책의 필요성을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LPG업계는 LPG차 등 저공해 3종 자동차에 대한 기준을 유지해 무공해자동차 인프라가 확대되고 자동차사의 생산능력이 안정화될 때까지 가스자동차가 역할을 분담할 필요가 크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책적 측면을 살펴보면 가스자동차의 환경성은 2종 저공해자동차와 유사하거나 높은 수준이다. 타 내연기관뿐만 아니라 2종 저공해자동차에 해당하는 하이브리드 및 플러그하이브리드 자동차보다도 배출가스를 적게 배출한다. LPG차는 LPi 엔진 등 꾸준한 기술개발을 통해 환경성이 크게 개선되었으며 향후 LPDi 엔진 상용화를 통해 더 높은 수준으로 향상될 것이라는 기대다. <표2 참조>

온실가스 또한 연료간의 차이가 5~10% 수준에 불과하며, 동일 조건에서는 LPG차가 휘발유차보다 적게 배출한다. 현대차 쏘나타 모델의 경우 CO2 배출량은 휘발유차량이 ㎞당 131g인 반면 LPG차는 128g에 불과하다. 

에너지안보 측면에서의 거시적 정책 검토도 필요하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국제 에너지 정세의 불안정성으로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에너지원의 다변화 및 균형적 보급을 통한 에너지안보 강화가 절대과제다. 특히 수송부문에서 무공해자동차는 최근 악화되고 있는 배터리 원자재가격 급등 및 공급난으로 인해 보급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적 측면에서 정부 계획을 일부 수정하거나 선회할 당위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가뜩이나 부담이 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대부분이 LPG 1톤 트럭의 수요자라는 점도 일방향적인 저공해자동차 분류체계 개편의 전향적인 재검토에 비중을 두게 한다.  

지난해까지 당·정 협의가 이뤄지며 활기를 불어넣었던 1톤 트럭의 LPG신차 구입 보조금 지원사업의 예산규모가 갑작스럽게 당초 계획의 절반 수준 이하로 축소되고, 지원 대수도 크게 줄면서 관련업계를 비롯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반발을 사고 있는 상황이 이를 반증한다.

환경부는 탄소중립 정책에 초점을 맞춘다며 LPG화물차 신차 구매지원 사업의 물량 및 지원 금액을 대폭 축소했다. LPG화물차가 경유화물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친환경적이기는 하나 내연기관 자동차라는 점에서 보조금 지원 확대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 같은 정책에 대해 수소·전기 등 그린뉴딜 모빌리티로 전환해가는 과정에서 LPG화물차의 노후 경유차 대체효과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LPG차량의 친환경성은 전문기관의 연구·조사를 통해 이미 검증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이 휘발유차 9종, 경유차 32종, LPG차 4종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시험해본 결과에 따르면 미세먼지 배출량이 거의 없고, 질소산화물 배출량도 경유 차량의 93분의 1에 불과하다. 전기·수소 상용차 보급이 보편화될 때까지 친환경 LPG화물차 보급에 정책적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해외 주요국이 LPG차를 친환경연료로서 보급 확대를 지원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주요 선진국에서는 LPG차를 전기·수소 자동차 다음으로 높은 등급이면서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동일한 등급으로 분류하고, 2부제·LEZ 등의 제도에서 무공해자동차와 동일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표3 참조>

EU 택소노미에서는 원자력과 가스연료를 포함해 분류함으로써 기후친화적인 ‘녹색 에너지’로 평가하고 있다. LPG차를 친환경 대체연료로 지정해 지원하는 미국의 경우 LPG스쿨버스를 구매할 때 대당 2만5000달러를 보조하고, 4.5톤 이하 LPG차 구매 시 5000달러를 환급하고 있으며, 휘발유·경유 대비 낮은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일본은 Eco Car에 LPG차를 포함시켜 구매세 할인 및 보조금 지급에 나서고 있다. 

◆인프라 확충 등 무공해차 보급 한계 고려해야
아직 충전인프라 미흡하며 지역 간 편차가 크고 자동차제조사의 생산 여건 등 무공해차 보급이 단기간에 이뤄질 수 없는 한계를 고려한 정책수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구매자의 무공해자동차 선택권이 한정된 상황을 감안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수소경제 이행을 위한 LPG충전소 기능 등 LPG인프라의 동반자적 역할을 고려하는 게 타당하다는 주장이다. LPG충전소의 수익 유지를 통해 LPG충전소가 수소 충전소로 자연스럽게 전환될 수 있도록 경쟁보다는 상생을 위한 정책방향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LPG자동차 보급 등 일정한 LPG수요를 유지해 LPG충전소의 폐업을 막고, 이를 수소 융·복합충전소로 점진적 전환시키는 정책적 지원이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법률적 측면에서 유사 법령과의 연계성도 과제다. 저공해자동차 기준은 국민생활 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제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법이 아닌 하위법령에 명시하고 단순 문구 수정이나 삭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국내 친환경자동차에 대한 규정은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른 저공해자동차,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른 환경친화적 자동차 등 여러 법규에 산재되어 있다. 정부의 정책 목표인 무공해자동차 보급 확대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유사 법령간의 연계성을 고려한 총체적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이미 친환경성이 검증된 데다 수소 등과 달리 기술력과 인프라도 충분하다는 점에서 탄소중립을 실현해나가는 과정에서 ‘가스’의 역할은 높이 평가받고 있다. 결과적으로 무공해차 보급이라는 정책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CNG, LPG 등 가스산업의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이다. 

여기에는 가스산업 기반을 통한 LNG벙커링 등 미래 신산업 활성화를 꾀할 수 있다는 기대도 더해진다. 유럽이 탄소중립이 가능한 연료로서 바이오가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의 판단대로 저공해차 분류체계 개편에 속도를 내 하이브리드를 비롯해 CNG·LPG차에 대한 지원과 혜택을 없앤다면 이 수요가 모두 무공해차로 충당될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 산업과 시장을 외면하고 일방적으로 목표를 세워 강행하는 ’보여주기 식’ 정책으로 인한 폐해를 에너지 부문뿐만 아니라 건설, 부동산, 보건 등 각 분야에서 우리는 그동안 수없이 겪었다. 

그만큼 정책의 시행착오로 인한 부담은 오롯이 산업계와 국민의 몫이다. 친환경성과 인프라 구축 등 이미 검증이 이뤄진 CNG·LPG차의 연착륙이라는 완급 조절을 통해 수송부문 탄소중립을 실현해나가는 과정에서 갈등과 파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시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길 기대한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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