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감소 2018년 1사→2019년 6사→2020년 20사→2021년 3사
영업이익 감소 6→12→11→11사, 순이익 감소 10→14→8→10사

주요 20개 도시가스사 개별재무제표 분석

▲도시가스사의 영업이익과 순이익 등 수익구조에 켜진 빨간불이 꺼질줄 모르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 경영진의 고심이 한층 커지게 됐다.
▲도시가스사의 영업이익과 순이익 등 수익구조에 켜진 빨간불이 꺼질줄 모르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 경영진의 고심이 한층 커지게 됐다.

[이투뉴스] 전국 도시가스사의 수익구조 악화가 고착화되는 추세다. 매출액은 LNG가격 변동과 국내 요금 승인권자의 공급비용 조정에 따라 증감이 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하향세가 뚜렷하다. 도시가스사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건 이제 꿈같은 얘기다. 그만큼 에너지전환 등 에너지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게 절실해진 셈이다.  

전국 34개 도시가스사 가운데 본지가 주요 회사 20곳의 지난해 경영실적을 개별재무제표로 분석한 바에 따르면 매출액은 17개사가 전년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용도의 물량이 급감했던 상황에서 침체된 경기가 다소 활기를 띠면서 대용량 수요처인 산업용 물량을 주축으로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는데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년도에 20개사 모두 매출액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대상이 된 곳은 삼천리, 서울도시가스, 예스코, 코원에너지서비스, 대륜E&S, 귀뚜라미, 인천도시가스, 부산도시가스, 경동도시가스, 경남에너지, 대성에너지, CICITY에너지, JB, 해양에너지, 미래엔서해에너지, 충청에너지서비스, 영남에너지서비스, 전북에너지서비스, 강원도시가스, 전남도시가스 등 20개사다.

하지만 이런 매출액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들 가운데 절반 넘는 곳이 영업이익과 순이익 증가율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줄어든 곳은 11개사이며, 순이익이 줄어든 곳은 10개사에 이른다. 영업이익이 증가하고도 순이익이 감소한 곳은 2개사이며, 영업이익은 줄었지만 순이익이 늘어난 곳은 4개사이다. 

특히 수도권이 심각하다. 수도권 7개사 가운데 영업이익이 늘어난 도시가스사는 단 한 곳도 없으며, 순이익도 한 곳을 빼고는 모두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지방권이 SK E&S 계열사를 중심으로 소폭의 성장세를 이어나가는 것과 대조되는 대목이다. 도시가스 공급史가 30년을 넘으면서 장기사용 배관 증가에 따른 안전관리 투자 측면에서 기존 공급시설의 안전관리 투자에도 가산투자보수를 적용해달라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전국 도시가스 보급률이 85%를 넘고, 서울시 권역이 98.5%에 이른 상황에서 에너지전환 가속과 함께 기후변화 등에 따른 이상기온으로 가정용 수요도 크게 감소하는 등 갈수록 도시가스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수익구조 악화는 연도별 추세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대비 감소한 곳은 2017년 2개사에서 2018년 6개사, 2019년  12개사로 늘어난데 이어 2020년 11개사, 2021년 11개사로 나타났다. 도시가스사의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추세가 자리 잡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배경이다. 특히 매출액이 소폭 증가했음에도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한 곳이 상당수라는 점에서 이제 도시가스 판매만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순이익 부문도 다르지 않다. 전년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한 곳이 2017년 3개사에서 2018년 10개사, 2019년 14개사로 늘어난 데 이어 2020년 8개사로 주춤거리는 듯했으나 지난해 다시 10개사로 늘어나며 힘겨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매출액 기준으로는 삼천리가 2조6230억원으로 부동의 1위를 이어가고 있으며 경동도시가스가 1조4571억원으로 2위를 되찾았고 서울도시가스가 1조2709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전년도 2위와 3위가 지난해 서로 자리를 바꾼 셈이다. 

2019년 1조760억원으로 1조원 클럽에 진입했으나 2020년 9986억원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던 코원에너지서비스는 지난해 1조337억원으로 다시 1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매출액 증감율로 살펴보면 전년도와 다른 양상을 나타낸다. 경동도시가스와 미래엔서해에너지가 각각 34.1%, 34.0%로 두각을 나타냈으며, 영남에너지서비스와 충청에너지서비스가 각각 11.8%, 11.3%로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수도권은 3곳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수요 창출에 힘겨운 싸움을 벌였다. 귀뚜라미가 마이너스 3.8%로 가장 큰 폭의 감소율을 나타냈으며, 서울도시가스와 인천도시가스가 각각 마이너스 0.1%로 뒤를 이었다.   

◆영업이익 적자전환, 순이익 90% 감소한 곳도

영업이익과 순이익 증감률은 회사별로 격차가 크다. 영업이익의 경우 50% 가까이 늘어난 곳이 있는 반면 적자로 전환된 곳도 있으며, 순이익은 증가율이 5배에 육박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90%가 넘게 줄어든 곳도 나온다.   

영업이익의 경우 증가율 측면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경동도시가스다. 전년도에 마이너스 35.5%로 쓴맛을 봤으나 지난해는 증가율 49.7%를 기록하며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 이어 경남에너지 24.0%, 전남도시가스 13.9%, 미래엔서해에너지 12.3%, 부산도시가스 7.1%로 선두권을 형성했다. 

강원도시가스 6.6%, 영남에너지서비스 5.1%, 전북에너지서비스 4.1%, 충청에너지서비스 1.9%로 증가율 대열에 들어섰다. 강원도시가스의 경우 전년도에 마이너스 24.1%를 기록한데서 지난해에는 증가율 6.6%로 반등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가 내려진다.  

나머지 11개사는 최소 8%에서 많게는 83%까지 감소율을 나타내는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서울도시가스의 경우 아예 적자전환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CNCITY에너지가 마이너스 83.7%, 인천도시가스가 마이너스 67.8%로 절반을 넘는 영업이익 감소로 분루를 삼켰으며, 삼천리가 마이너스 45.1%로 입맛이 쓰다. 대성에너지 마이너스 38.9%, 대륜이엔에스 마이너스 38.0%, JB 마이너스 25.6%로 20%대를 넘는 감소율을 나타내 아픔이 크다. 이어 예스코 마이너스 25.5%, 해양에너지 마이너스 9.3%, 귀뚜라미 마이너스 8.7%, 코원에너지서비스 마이너스 1.2% 순이다. 

금액으로는 부산도시가스가 375억원으로 기존의 삼천리를 제치고 1위로 올랐고, 영남에너지서비스 332억원, 삼천리 302억원으로 300억원대를 기록했다. 이어 경동도시가스 271억원, 충청에너지서비스 266억원, 경남에너지 253억원, 코원에너지서비스 236억원, 해양에너지 203억원으로 200억원대에 명판을 새겼다.    

순이익 부문은 회사별 증감이 큰 가운데 절반에 달하는 곳이 전년대비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더욱이 감소폭도 전년도보다 더 커져 우울한 분위기다. 최대 감소율이 2019년 54.2%에서 2020년 41.6%로 다소 나아지는 듯 했으나 지난해 94.7%까지 추락하면서 빨간불이 켜졌다. 

증가율에서는 JB가 351.4%로 확고한 자리를 차지했다. 다만 이 같은 순이익 급증이 도시가스사업에 따른 수익이 아니라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 JB는 지난 2011년부터 공급한 아산집단에너지시설에 대한 도시가스 공급이 계약기간 만료됨에 따라 한국가스공사로 직공급 전환이 이뤄지면서 발생한 대규모 물량 이탈 등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2008년부터 전략적으로 투자해온 중추신경계 신약개발회사인 B-PS(바이오팜솔루션즈)가 지난 2월에 750억원 규모의 Pre-IPO에 성공하면서 그동안 누적으로 설정되어 있던 대손충당금 418억원이 영업외수익으로 전액 환입되며 전기대비 369억원이 급증했다.

이어 CNCITY에너지 60.9%, 강원도시가스 28.8%, 미래엔서해에너지 19.8%, 삼천리 13.9%로 10%대를 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미래엔서해에너지를 뺀 나머지 4곳이 전년도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서울도시가스는 전년도에 투자한 회사의 지분매각을 통해 998.5%의 폭등세를 나타냈던 기록이 지난해에는 상대적으로 장부상 모수에 변화를 가져오면서 마이너스 94.7%라는 예고된 참사를 맞았다. 부산도시가스도 마이너스 88.7%를 나타냈는데 전년도에 회계처리방식 조정에 따라 증가율 266.6%를 기록한데 기인한 상대적 수치로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인천도시가스가 마이너스 65.8%, 대륜이엔에스가 마이너스 63.3%, 예스코가 마이너스 54.5%로 순이익 규모가 절반 넘게 줄어드는 씁쓸함을 맛봤다.

금액으로는 전년도에 1000억원대를 넘어선 도시가스사가 2곳이나 있었던 반면 지난해는 가장 큰 금액이 400억원대일 정도로 크게 떨어졌다. JB가 474억원으로 1위에 올라선데 이어 삼천리가 383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영남에너지서비스 262억원, 경남에너지 229억원, 경동도시가스 221억원, 충청에너지서비스 211억원, 부산도시가스 202억원으로 200억원대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