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前 한전 사장의 이유 있는 풍력기업 회장行
[인터뷰] 前 한전 사장의 이유 있는 풍력기업 회장行
  • 진경남 기자
  • 승인 2022.05.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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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풍력 사령관으로 돌아온 조환익 유니슨 회장
“유니슨 글로벌역량 갖추고 도약하려는 의지 강력”
“해외 진출 앞서 국내시장 주도권 잡아야" 리더십
▲조환익 유니슨 회장이 앞으로 풍력산업의 전망과 유니슨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조환익 유니슨 회장이 앞으로 풍력산업의 전망과 유니슨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이투뉴스] 14회 행정고시 합격 후 2006년까지 산업자원부 차관을 지낸 정통관료. 한국수출보험공사, 코트라, 한전 세 공기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영인. 조환익 유니슨 회장<사진·72>의 약력을 보면 기나긴 시간 에너지산업에 종사한 원로라는 말이 바로 나온다. 그런 그가 2월 국산 풍력업체 유니슨의 회장에 취임하며 다시 에너지업계로 돌아왔다. 한전 사장 퇴임 후 4년 2개월 만의 현장 복귀다. 조 회장은 유니슨이 종합풍력에너지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취임 후 국내외 주요 관계자들과 만나며 사업 전반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서초구 유니슨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조환익 회장은 유니슨의 성장가능성이 매우 크며 앞으로 자신이 회장으로 있으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글로벌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또 에너지산업 원로로서 국내 현황을 심도 있게 이야기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 에너지산업 현장 복귀 장소로 유니슨을 택했다. 특별한 계기가 있나
"회장 취임 이전에 작년 10월부터 비상임이사를 맡으며 내부 경영을 위해 유니슨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4개월 동안 유니슨의 현황을 알아보면서 다사다난한 일이 있었지만 비교적 건강하고 질이 괜찮은 회사임을 느꼈다. 그러던 찰나 유니슨에서도 그동안 경영패턴을 벗어나 더욱 역량 있는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다짐하고, 경영진이 대외적인 면에서 도움을 요청하며 회장 취임을 여러 차례 부탁해 이를 수락했다."

- 관직이나 공기업에 재직하면서 본 유니슨은 어떤 기업이었나
"처음 유니슨이라는 기업을 알게 된 것은 산업자원부에 재직할 때였다. 당시 유니슨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선구자 같은 생각을 갖추고 있다는 느낌과 한국에서 풍력산업이 잘될까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하지만 풍력시장이 국내에서 크게 성장하지 못했고 유니슨 역시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한 때 일본 기업 도시바가 인수 후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모습도 봤다. 이후 한전 사장에 취임하면서 풍력산업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꼈고, 그 과정에서 유니슨이 터빈 제조 등 풍력산업 전반에 상당한 수준을 지니고 있음을 알고 눈여겨보고 있었다."

- 회장직에 있으면서 앞으로 유니슨의 방향을 어떻게 잡을 계획인가
"그동안 에너지 관련 공공단체장들을 만나 유니슨에 대해 이야기하면 풍력DNA를 제대로 갖춘 회사라는 말이 나왔다. 유니슨은 한때 위기에 몰렸다가 기사회생했으며, 우수한 R&D 인력을 갖추고 있어 대단하다고 이야기한다. 유니슨 내부 직원들도 단결된 모습과 도전정신을 지니고 있어 올해부터는 커다란 반전이 시작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경영진이 내게 바라는 것도 공직과 공기업에서 경험한 노하우를 살려 유니슨의 진가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다. 임직원들이 유니슨에서 일한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

- 유독 국산 터빈이 다른 밸류체인보다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해결방안은 무엇으로 보는가
"유니슨도 타워를 만들고 있지만 결국 터빈에서 승부를 봐야한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기술진에 물어보면 우리 기업도 충분히 해외에서 들여오는 터빈에 맞설 수 있다고 말한다. 풍력산업이 구조가 엄청 복잡한 산업이 아니다보니 생산능력과 효율만 갖추면 그 다음은 규모의 경제를 갖춘 단가싸움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 부분도 시간만 지나면 국내기업이 충분히 트랙 레코드를 쌓고 국내 해상풍력시장이 열린다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이 과정에서 발전사들이 싼 단가에 맞춰 외국기업에게 입찰 후 운영과 유지보수를 맡기는 상황으로 이어지면 안된다. 만일 그렇게 될 경우 위급상황이 발생하면 외국기업에 협조요청을 구하기 매우 힘들고, 국내 풍력자원을 외국기업이 차지해 이익만 챙겨가는 결과가 나올 것이다."
 

▲조환익 유니슨 회장.
▲조환익 유니슨 회장.

- 그동안 국내 풍력시장을 갖추지 못해 국산기업이 활약하기 어려웠다
"풍력은 사실 태양광과 비교하면 초기 투자가 크게 들어가는 산업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환경평가문제, 주민수용성 등에서 마찰을 많이 겪고 있다. 초기 투자가 많이 들어가면서 시장 활성화 역시 더뎠다보니 정부의 지원도 충분히 베풀어지지 못했었다. 그런 과정에서 유니슨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베스타스나 지멘스 같은 해외기업에 맞선 것은 공로가 크다고 생각한다. 해외기업이 풍력시장에 들어오는데 큰 제약이 없던 상태에서 국산기업이 국내시장에서 높은 점유율 지녔다는 것은 고군분투하며 시장을 지켜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점에서 앞으로 유니슨은 더욱 키워줄만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 국내기업이 해외시장으로 진출하려면 어떤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나
"우선 빨리 우리가 해외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선 육·해상풍력 모두 노려야 한다. 그 과정에서 혼자서 시장 진출이 힘들다면 다른 글로벌 기업과 협업해서 해외시장을 노려야 한다. 다만 그전에 국내시장에서 국산기업이 풍력산업 주권을 쥐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깔고 있어야 한다. 특히 최근 두산에너빌리티 같은 기업이 실증을 거쳐 해상풍력 입찰 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 두산 같은 기업들이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가져가게 되면 다른 기업도 힘을 얻고 역량을 키워 해외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유니슨 역시 10MW급 터빈 실증에 맞춰 입찰에 참여해 국내시장서 기반을 다진 후 해외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 국내 풍력산업에서 주민수용성 문제가 여전히 크다
"현재 대통령 인수위에서 풍력산업과 관련해 큰 이야기가 나오지 못하는 이유가 주민수용성 문제라고 본다. 예를 들어 어민들은 어족 보호 문제를 거론하고 주민들은 환경피해 및 땅값 등 문제를 이야기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그동안 경험에 비춰보면 결국 정부와 공기업의 몫이다. 특히 산자부 재직 당시 경험한 저준위 방폐장 설치 문제와 한전 사장 때 겪은 밀양 송전탑 건설 문제 모두 복잡한 주민갈등이 근본적인 원인이었지만 해결과정에서 공공 부문이 큰 역할을 했다. 결국은 패스트트랙 도입 등을 통해 기업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정부와 공기업 같은 공공 부문이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차기 정부가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조화를 강조했다. 앞으로 재생에너지산업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는가
"원전과 재생에너지는 탄소감축이라는 도전과제를 두고 서로 약점을 보완하는 관계다. 현재 원전은 경제성이 좋지만 수용성이 떨어지고 재생에너지는 상대적으로 경제성은 약해도 수용성이 좋다. 현재 인수위 구성원이 원전 전문가 위주로 구성되고 재생에너지 전문가가 없는 것도 사실이고 새 정부 수립까지 구체적인 플랜을 세우는데 시간도 부족하다. 차기 정부가 8월까지 에너지산업에 대한 종합정책을 만들겠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그동안 실무자와 전문가 의견을 들으면서 합리적으로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정할 것으로 본다. 다만 현 정부가 제출한 NDC 개정안 목표를 차기 정부도 지키겠다고 한만큼 ‘영끌’을 해서라도 재생에너지를 보급해야지 지금 상황으로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보급비율 20%를 달성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 끝으로 에너지산업 원로로서 앞으로 방향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지금 가장 우려하는 것은 에너지수급 문제다. 만약 에너지수급에 문제가 생긴다면 경제성이니 환경성이니 따지는 것은 사소한 일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화석연료를 줄이면서 탄소포집 기술로 탄소를 저장해 활용한다고 하지만 탄소포집을 통한 산업사이클이 돌기엔 아직 멀다. 원전 역시 SMR 독자모델도 없고 그린텍소노미에 원전을 포함한 것도 방사능 폐기장 같은 기본 플랜이 잡혀야 그린에너지로 인정한다는 까다로운 문제가 있다. 재생에너지 역시 현재는 다른 국가보다 구조적으로 훨씬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들이 에너지정책을 정말 잘 수립해야지 그렇지 못해서 수급 문제가 발생하면 국가위기 상태에 들어갈 것이다. 차기 정부가 에너지문제를 매우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로 인식해 민간이 수익을 내고 에너지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또 에너지문제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 내야지 지지층 결집을 노리고 정쟁화로 변질돼선 안 된다."

진경남 기자 jin07@e2news.com 

[조환익 He is …] 1950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정치학과 학사, 뉴욕대 경영학 석사, 한양대 경영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1973년 행정고시 14회 합격으로 공직에 입문해 통상자원부 산업정책국장, 산업자원부 무역투자실장, 산업기술재단 사무총장 등 요직을 거쳤으며 2004년 산업자원부 1차관으로 임명돼 2006년 퇴임했다. 이후 한국수출보험공사 사장,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사장을 거쳐 2012년 12월 19대 한전 사장으로 취임해 2017년 12월 8일까지 역임했다. 한전 사장 때는 전력수급 위기, 밀양 송전탑 문제 등 굵직한 난제를 해결하고 재무구조와 실적을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전 사장 퇴임 후 지난해 10월 유니슨 비상임이사 선임 후 2월부터 유니슨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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