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금액 15조577억원…전년동기대비 95.3% 늘어

[이투뉴스] 올해 1분기 정유업계의 석유제품 수출물량이 전년동기보다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1년 1분기 25.6% 증가한 이후 11년만에 최고 증가율이다.

대한석유협회(KPA)는 올해 1분기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의 석유제품 수출량이 1억899만배럴로 지난해 1분기 대비 20.0% 증가했다고 26일 밝혔다.

같은기간 수출액은 120억300만달러(15조577억원)로 전년동기대비 95.3% 늘어 지난 2000년 118.2% 이후 2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하는 1분기 국가주요 수출품목 중 자동차를 제치고 4위를 기록, 전년보다 한 계단 더 올라섰다.

석유협회는 이 같은 수출량, 수출액 증가가 글로벌 석유수요 확대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 1분기 국제 두바이유가 배럴당 평균 95.6달러로 전년동기보다 59% 상승한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미 에너지정보청(EIA) 등 주요 에너지기관들은 코로나 완화에 따라 이동수요 및 산업생산이 늘면서 올해 일일 석유수요가 300만배럴 증가하는 등 글로벌 석유수요 회복이 꾸준히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도 이달 발행한 월간보고서에서 올해 일일석유수요가 1분기 9985만배럴, 2분기 9912만배럴, 3분기 1억106만배럴, 4분기 1억281만배럴로 점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석유제품 수출단가에서 원유 도입단가를 뺀 수출채산성도 배럴당 19.5달러를 기록하는 등 전년 8.8달러보다 10.7달러 올라 정유사 경영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석유제품 수출 상대국은 비중이 높은 순서대로 호주 13.2%, 중국 12.7%, 싱가포르 12.6%, 일본 9.8%, 베트남 9.1%로 집계됐다. 호주가 수출국 1위를 기록한 것은 집계사상 처음으로 2016년부터 6년 동안 중국이 최대 수출국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지난해 6월 이후 중국 정부의 경순환유(LCO) 수입소비세 부과 등에 따라 중국향 수출량이 59% 급감했다.

대(對)호주 수출량은 2020년에 비해 지난해 49% 늘었고, 올 1분기에도 전년동기보다 81% 늘어나는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석유협회는 호주향 석유제품 증가 이유로 BP, 엑슨모빌이 각각 2020년, 2021년에 호주내 크위나나(하루 14만5000배럴 생산), 알토나(하루 8만6000배럴 생산) 정유공장을 폐쇄조치해 호주 전체 정제설비 중 50%가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호주 내 부족한 석유제품을 국내 정유사가 발빠르게 대처해 수출물량을 늘렸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베트남이 수출국 5위에 올라선 점도 눈에 띈다. 베트남은 2월 최대 정유시설인 응히선 정유공장의 유동성 부족으로 가동율을 25%p 줄였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완화에 따른 수요회복 추세를 따라가지 못해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공급부족 사태가 발생했고 마찬가지로 국내 정유사들의 대처로 수출량이 전년의 202%를 기록했다.

석유제품별로는 경유가 전체 수출량 중 42%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휘발유 25%, 항공유 13%, 나프타 6%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항공유는 지난 코로나19 유행 2년 동안 세계 여행객 감소로 석유제품 중 가장 크게 수출이 감소했으나 이동수요가 증가하면서 반등했다.

실제로 지난달 미국교통안전청(TSA)이 발표한 1분기 미국공항 이용객 수는 지난해 1분기 대비 86% 증가한 1억5984만명으로 집계됐다. 국내항공사는 생산한 항공유 중 절반 이상을 미국에 수출했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글로벌 석유수급이 매우 타이트해진 상황이지만 우리나라는 세계 5위의 정제능력과 우수한 정제경쟁력을 보유한 석유강국”이라며 “앞으로도 정유업계는 국내 수급안정 뿐만 아니라 수출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서 수익성 개선 및 국가수출에도 기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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