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켈·아연·알루미늄 가격 상승 중, 중국 경제둔화에 동 하락
암바토비 니켈 광산 매각 보류, 파나마 코브레 동광은 미정

[이투뉴스] 러시아발 공급망 차질과 광종별 수급상황에 따른 재고감소가 기초소재 가격상승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초소재이면서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광물로 꼽히는 니켈의 가격상승이 가파르다.

이 같은 가격상승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한국광해광업공단이 보유하고 있는 해외자산인 암바토비 니켈광산의 매각을 번복하고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해광업공단 관계자는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가속화 우려에 따른 달러 강세화 및 중국의 코로나 재확산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기초소재들의 수급이 빠듯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업공단은 위험자산 기피심리가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발 공급망 위기가 그 이상으로 비철금속 상승압력으로 작용했다고 풀이했다.

러시아의 유럽향 가스 수출이 막히면서 촉발된 전력대란도 기초소재 가격 급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 가격이 생산에 영향을 미치면서 금속 비축량이 감소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런던금속거래소에서 거래하는 트레이더들.
▲런던금속거래소에서 거래하는 트레이더들.

◆니켈 대량매수에 LME 145년만에 첫 거래중단 사태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지난 1월 평균 톤당 2만2326달러를 기록했던 니켈가격은 2월에 2만4178달러, 3월은 3만1860달러, 4월은 3만3354달러를 기록하면서 3달만에 1만1028달러 급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9만6308톤이었던 1월 LME 니켈 재고량 역시 2월은 8만4493톤, 3월은 7만4771톤, 4월엔 7만3094톤으로 2만3214톤이나 감소했다.

지난 3월 LME에서 니켈은 태풍을 불러왔다. 공매도로 인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중국 칭샨사(社)가 니켈을 대량매수하면서 8일 니켈가격이 폭등해 LME 145년 역사상 처음으로 거래를 중단하는 특단의 조치를 이뤄졌다.

공급부족 우려가 완화된 이후인 16일 LME는 거래를 재개했지만 일일가격 하락제한폭(-5%)를 기록하면서 거래는 다시 중단됐다. 이후 같은달 24일 일부 트레이더들이 숏포지션을 지속하면서 전일대비 15% 폭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러시아 노르니켈은 유럽 및 북미 국가들의 대러제재에도 불구하고 신규 물류시스템과 대체 공급업체를 모색해 올해 연간 생산량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연의 경우 1월엔 톤당 3609달러, 2월은 3644달러, 3월은 3974달러, 4월은 4392달러를 기록해 니켈만큼 큰 변동폭은 아니지만 3달만에 783달러 인상했다. LME 아연 재고량은 1월 17만7535톤에서 2월은 15만299톤, 3월은 14만2528톤, 4월은 11만9277톤까지 감소했다.

LME 아연 재고는 2020년 6월 이후 최저치이자 2021년 12월 대비 40% 이상 급감한 12만825톤에 그치며 아연 현물 공급부족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지난달 13일 상하이선물거래소(SHFE)의 아연 5월물 가격은 2만8995위안을 기록해 2007년 7월 이후 15년만에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중국 코로나 확산 및 방역지침 강화에 따른 물류차질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몇 달 동안 급등하는 전기가격으로 인해 글렌코어, 트라피구라, 노르스크하이드로 등이 손실을 초래하는 아연 및 알루미늄 제련소의 생산을 축소하면서 이 같은 아연 부족현상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의 마리우스 밴 스트라턴 애널리스트는 “현재 전력가격은 더 많은 제련소를 줄일 수 있다”며 “이 결정은 단기적으로 알루미늄보다 아연 제련소 감축이 더 빠를 수 있다”고 말했다.

알루미늄의 경우 1월 톤당 3003달러에서 2월은 3260달러, 3월은 3537달러, 4월은 3291달러로 역동적인 가격변화를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골드만삭스가 1년 내 4000달러까지 폭등할 것으로 전망하는 등 상승세에 올라타 있다는 점은 확정적이다.

알루미늄 재고량은 꾸준히 줄고 있다. LME의 1월 알루미늄 재고는 87만8431톤에서 2월 82만2859톤, 3월은 73만1828톤, 4월은 60만7536톤을 기록했다.

동은 1월 톤당 9775달러, 2월은 9941달러, 3월은 1만237달러, 4월은 1만246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평균가로 지난달 27일 3개월만에 9919달러를 기록해 3개월 전 가격으로 되돌아가는 현상을 보였다. 가격이 오르는 다른 기초소재들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광해광업공단은 이같은 동 가격 급락이 중국의 엄격한 코로나 방역지침에 따라 경제둔화가 우려되면서 경제성장률이 하향조정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LME의 동 재고량은 1월 9만478톤에서 2월은 7만6775톤, 3월은 7만7259톤으로 하락세였으나 4월 들어 11만2542톤까지 치솟았다.

▲매각이 취소된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프로젝트 전경.
▲매각이 취소된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프로젝트 전경.

◆산업부, 공급망 이슈 대응해 원자재 방출 확대 중
기초소재 가격 상승에 최근 산업부는 정부의 묵은 고민인 해외광산 매각을 보류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지난달 21일 제5차 해외자산관리위원회를 열고 광해광업공단이 보유한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광산을 당분간 팔지 않기로 결정했다. 애초 광해광업공단은 재무정상화를 위해 2023년까지 암바토비 광산을 비롯한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순차적으로 매각할 계획이었지만 글로벌 공급망 우려가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광해광업공단이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광산, 파나마 코브레 동 광산, 멕시코 볼레오 동 광산, 호주 나라브리 유연탄 광산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2억800만달러(1조4600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암바토비는 진출 15년만에 5억6000만달러(7088억원), 코브레파나마는 12년만에 7억5000만달러(9492억원)이라는 첫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적자에 허덕이던 볼레오 광산도 적자폭이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위원회는 암바토비가 향후 국내 공급망 이슈에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지, 매각 가능성이 얼마나 높은지, 광해광업공단 재무건전성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했고 관망하기로 했다”며 “산업부는 암바토비의 사업가치를 높이고 매각을 다시 타진할지 보류할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의 경우 가격이 오히려 떨어지고 있는데 파나마 코브레, 멕시코 볼레오 광산의 매각은 계속 추진하느냐는 질문에는 “그 두 광산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사안이 없다”며 “해외자산관리위원회는 민간 전문가들이기 때문에 잠정적으로 5월에 회의가 계획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업부는 세계적인 공급망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원자재 방출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월 기준 정부가 방출한 원자재는 1억4105톤으로 1년 전보다 48% 늘었다. 특히 수입의존도가 높은 니켈은 94%, 알루미늄은 107% 더 방출했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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