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태원, 제5차 전국자연환경조사 3차년도 조사결과 공개
개방동사니·잔나비나물 자생지 첫 확인, 붉은해오라기도 관찰

[이투뉴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원장 조도순)은 지난해 실시한 제5차 전국자연환경조사 3차년도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환경부와 생태원은 전국 단위의 생물다양성 정보 확보와 생태계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자연환경조사를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

3차년도 조사는 강릉·거제·제주를 중심으로 수행했고, 그 결과 189과 2099종의 식물과 572과 5230종의 동물 등 모두 7329종을 확인했다. 이는 1년 전 2차년도(인제·예천·고창) 조사에서 확인된 7627종과 비교해 약간 줄어든 수치다.

이번 조사를 통해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Ⅰ급 17종, Ⅱ급 81종 등 98종의 서식이 확인됐다. 이중 야생생물 Ⅰ급은 식물 2종(암매, 풍란)과 동물 15종(황새, 저어새, 산양, 비바리뱀 등)이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은 식물 27종(가시연, 솔잎난, 복주머니란 등)과 동물 54종(애기뿔소똥구리, 하늘다람쥐, 담비, 금개구리, 물방개 등)의 서식이 확인됐다.

▲이번에 서식지가 처음 확인된 둔치개밀.
▲이번에 서식지가 처음 확인된 둔치개밀.

특히 이번 조사에서 국내 서식 기록이 없던 둔치개밀 200여 개체가 전남 화순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둔치개밀은 전 세계적으로 일본에만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조사를 통해 국내 자생 현황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습한 물가 주변에서 자라는 특징을 가진 둔치개밀은 건조한 환경에서 자라는 밀의 품종개량을 위한 유전자원으로서 가치가 매우 높다고 인정받는 식물이다.

아울러 국내 자생 여부가 불분명했던 개방동사니, 잔나비나물의 자생지도 처음으로 밝혀졌다. 개방동사니는 이번 조사를 통해 제주도 일대에서, 잔나비나물은 전북 완주와 경남 고성 일대에서 자생지가 확인됐다. 개방동사니는 박만규(1949)의 ‘한국 식물명감(1949년)’에, 잔나비나물은 나카이의‘ 한국 식물상 개요(1952년)’에 최초로 기록된 이후 이번 조사 이전까지 발견된 적이 없었다.

자연환경조사를 통해 발견된 미기록종 및 자생지는 지난해(9월, 12월) 국내 식물분야 전문 학술지인 한국식물분류학회지에 등록돼 자생생물로 공식 인정을 받았다. 이들 미기록종 및 자생지 발견은 국가 생물주권을 확보한다는 의의를 가지며, 국내 유전자원과 생물다양성 보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해안에서 발견된 붉은해오라기.
▲서해안에서 발견된 붉은해오라기.

이밖에 남해안과 제주도에서 드물게 관찰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 붉은해오라기가 충남 서해안 등에서도 발견됐다. 국제적 멸종위기종이기도 한 붉은해오라기는 조심성이 매우 많은 야행성 조류로 노출된 지역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 국내에서 조사된 자료가 드문 편이다.

이번 조사에서 붉은해오라기는 서해안 2곳, 제주도 2곳 등 4곳의 지역에서 관찰됐으며, 일부 지역은 무인감지카메라를 활용한 조사에서 관찰에 성공해 무인장비의 조류 연구 활용 가능성을 보여줬다.

조도순 국립생태원장은 “전체 조사결과는 12월쯤 생태원 누리집(www.nie.re.kr)에 공개될 예정”이라며 “한반도 생물종 현황 및 생물상 분포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도록 자연환경조사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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