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ㆍ미국ㆍ유럽서 RDF발전소 성업 … 한난, 2012년 광주ㆍ전남혁신도시 조성

일본 후쿠호카현 오오무타시 에코타운(ECO-Town). '폐기물 제로화'를 선언한 일본 정부가 2000년대

초 13개 지자체에 조성한 자원순환 도시 가운데 하나다.

 

이곳에는 20MW급 RDF(폐기물고형연료) 전용 발전소가 들어서 있다. 인근 28개 지역에서 나온 생활폐기물에서 하루 315톤의 RDF를 뽑아 쓴다.

 

여기서 생산된 전력은 kW당 8엔으로 발전사에 판매되고 폐열은 지역난방에 활용된다. 발전효율은 30%다. 일반 화력발전소 대비 규모가 작고 효율도 낮지만 천연가스나 석탄 등의 화석연료를 전혀 쓰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가발전소'나 다름없다.

 

일본 내에는 오오무타시 발전소와 비슷한 규모의 RDF가 전용발전소 5곳이 성업중이며, RDF를 만드는 제조플랜트도 70곳이나 운용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는 오오무타시보다 3배나 큰 RDF 클러스터가 있다. 하루 2000

톤의 RDF를 제조해 61MW 규모의 발전소를 돌리고 있다. 1970년대부터 RDF를 상용화한 미국은 전국 33개의 관련시설에서 하루 4만9000톤의 RDF를 소화하고 있다.

 

2004년 현재 독일과 이탈리아 등 유럽 18개국에서 생산ㆍ유통되고 있는 RDF는 연간 1300만톤. '쓰레기'를 에너지로 활용하기 위한 노력은 전 세계에서 지속적으로 시도되고 있다.

 

오는 2012년이면 우리나라도 RDF발전소 보유국이 된다. 한국지역난방공사가 광주ㆍ전남 혁신도시에 건립할 예정인 20MW급 폐목재ㆍRDF 전용 열병합발전소가 그 주인공이다.

 

이 시설은 연간 12만2631MWh의 전력과 40만5462Gcall의 무공해 에너지를 생산해 도시 전력수요의 25%, 열에너지 수요의 43%를 공급할 예정이다. 에너지수입 대체효과만 연간 280억원에 달하고 연간 12만톤의 온실가스를 줄이는 부수적 효과도 기대된다.

 

우리나라의 단위면적당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미국의 9배, 프랑스의 3.5배에 이른다. 2005년 기준 하루 29만톤의 폐기물이 매립되거나 일부 소각되고 있다. RDF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면 오는 2011년 약 100만TOE의 1차 에너지 대체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최연석 기계연구원 박사는 "생활폐기물이나 사업장 폐기물 가운데 발열량이 높은 플라스틱이나 종이 등의 가연성 폐기물이 유효한 에너지원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며 "화석연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에서 환경친화적인 자원순환형 에너지 공급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RDF(폐기물고형연료)는  …

 

종이, 나무, 플라스틱 등의 가연성 폐기물을 파쇄해 분리, 건조, 성형 등의 공정을 거쳐 제조된 고체연료다. 주로 생활폐기물, 분리수거물에서 추출하며 가연성과 열효율이 높다. RDF를 발전연료를 쓰면 환경오염물질인 다이옥신의 배출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인터뷰> 유영근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업본부장

 

 "있는 그대로 알려 지역사회 지지 얻었다"

 폐기물 에너지자원화 '물꼬'…에너지사업 사회갈등 해결 선례

 

"에너지를 공급하면 '개발론자'이고, 환경을 강조한다고 '성장저해 세력'이 아닙니다. 성장과 발전을 무시한 환경도, 환경을 무시한 에너지도 있을 수 없습니다. 사회구성원의 합의에 의해 이 둘의 균형점이 결정돼야 합니다"

 

유영근 한난 사업본부장이 에너지 공급망 확대에 따른 최근 사회적 갈등을 화두로 얘기를 나누던 가운데 꺼낸 '수레바퀴론'이다. 에너지와 환경이 수레의 양 바퀴처럼 균형을 맞춰나가야 궁극적인 환경보전도, 지속가능한 발전도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한난의 자원순환형 광주ㆍ전남 혁신도시 구상은 이 같은 그의 지론과 맥락을 같이한다. 산에 방치된 간벌재나 개발과정의 폐목재, 그리고 생활폐기물에서 추출한 RDF로 한 도시의 에너지공급을 충당하되 모든 계획을 철저히 주민 협의 아래 추진한다는 원칙이 지켜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 본부장이 강조하는 이번 사업의 의의는 크게 두 가지다. 한국에서 자원순환형 에너지 공급체계를 구축하는 데 한난이 첫삽을 떴다는 것이 첫번째 성과이고, '반감'이 높은 폐기물 에너지 자원화를 사회적 갈등 없이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 두번째 의의다.   

 

그는 "쓰레기를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는 것은 에너지시스템 측면에서 혁명에 가깝다"면서 "생각이 바뀌지 않고는 어려운 일을 시도한다는 자체가 전 국민에게 자원순환형 에너지 공급 시스템에 대한 시그널을 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업을 통해 부작용을 낳기도 했던 에너지 인프라 사업에서 지역사회와 에너지사업자가 서로 협조해가며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선례를 남길 수 있게 됐다"면서 "이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계획부터 준공까지 지역사회와 하나하나 상의해 사업을 추진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지켰던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의 경과를 지켜보면 한난의 이같은 시도는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50여회에 가까운 설명회와 토론회, 회의 등을 거치면서 '에너지 공급시설'이라면 반대부터 하고 보는 지역사회의 전례없는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다.

 

해당 지역의 한 주부단체는 "반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자신들이 설득하겠다"고 팔을 걷어붙였고, 한 시민단체는 배 한 상자를 선물로 보내오기도 했다. 숨김없이 사실대로 알리고, 갈등이 있으면 이해될 때까지 설득한다는 한난의 원칙이 변화의 촉매제가 되고 있다.

 

유 본부장은 "진실과 신뢰를 바탕으로 있는 사실을 그대로 알리고 부족한 점은 개선해 가며 지역사회의 이해와 협조를 구했다"면서 "어쩌면 이번 사업의 가장 큰 성과는 폐기물 에너지자원화보다 향후 에너지 공급사업이 지향해야 할 바를 제시했다는 점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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