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터빈·수소터빈·수소연료전지도 중점 육성

▲박정원 두산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이투뉴스] 두산그룹(회장 박정원)은 25일 "내년 하반기 SMR(소형모듈원자로) 본 제품 제작 돌입을 목표로 원전 생태계 활성화 등을 위해 관련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두산은 이날 향후 5년간 SMR을 비롯해 가스터빈, 수소터빈, 수소연료전지 등 차세대 에너지 분야에 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SMR 경제성과 상용화 시기를 놓고 갑론을박이 오가는 가운데 제작사 측이 시제품 제작 시기를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두산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반도체 배터리와 함께 양국 경제안보동맹의 한축으로 부상한 SMR 개발에 힘을 쏟겠다는 계획이다. 안전성과 경제성, 운용성을 크게 개선한 소형 원전을 만들어 탄소중립에 대응하는 한편 출력 변동성 능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앞서 2020년 미국 뉴스케일사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표준설계인증을 취득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 투자자와 뉴스케일에 1억 4백만 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를 하고, 수조원 규모 기자재 공급권을 확보한 바 있다.

작년 9월 SMR 제작설계 용역 계약을 맺었던 미국 엑스에너지(X-energy) 등과는 SMR 주기기 제작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뉴스케일과 지난달 25일 SMR 주기기 제작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뉴스케일이 개발과 설계를 하고 두산에너빌리티가 주기기 제작을 맡게 된다"면서 "SMR 분야에서의 한미 기업간 동맹”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가스터빈과 수소터빈도 두산의 주요 투자 대상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자체 개발한 270MW급 가스터빈을 김포열병합 발전소에 설치하고 있고, 내년부터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는 이를 업그레이드한 380MW급 가스터빈과 수소터빈 자체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가스터빈 및 수소터빈의 부품 국산화율은 90% 이상이며, 국내 협력사는 340여곳에 이른다.

수소사업에 대한 투자는 수소연료전지 제품 라인업 구축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 두산퓨얼셀은 SOFC(고체산화물연료전지) 제품 양산을 위해 지난달 새만금 산업단지에 50MW 규모 SOFC 공장을 착공했다. 2023년까지 공장을 준공, 양산 체제를 갖출 예정이다. 두산퓨얼셀은 2024년에 발전용 SOFC, 이듬해에는 선박용 SOFC 시장에 순차적으로 진출하기로 했다.

이번 신규 투자계획에 두산이 차세대에너지로 육성해 온 풍력발전이 빠진 것은 의외다. 두산은 국내 최초 3MW급 육해상 풍력터빈 국산화 성공를 필두로 현재 8MW급 국산터빈을 시운전하고 있다. 발전업계 한 관계자는 "풍력은 태양광과 함께 재생에너지 산업의 핵심기자재로 대규모 장기투자가 필요하다"면서 "SMR처럼 정치여건 변화에 큰 영향을 받는 산업보다 미래에너지 산업의 근본 경쟁력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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