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기硏, 그래핀·탄소나노튜브 복합전극 활용해 1분이내 충전 가능
차세대 알루미늄 배터리의 전하저장 메커니즘 및 핵심 성능 규명

[이투뉴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는 물론 전기자동차, 에너지저장장치(ESS)에 널리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버금가는 알루미늄 배터리를 국내 기술진이 개발했다. 높은 에너지 밀도 등 장점이 많지만 그만큼 단점도 많은 리튬을 대체할 수 있는 고성능 알루미늄 배터리는 1분 이내 초고속 충전이 가능하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김종남) 에너지저장연구실 윤하나 박사 연구진은 목포대학교, UC 버클리, 하버드대와 공동연구를 통해 초고속 충전이 가능한 차세대 알루미늄 배터리의 전하저장 메커니즘 및 핵심 성능을 규명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그래핀·탄소나노튜브 복합전극을 이용한 초저가, 초고속 충전, 장기간 사용이 가능한 고성능 알루미늄 배터리 개발에도 성공했다.

알루미늄은 독성과 폭발 위험성이 없고 재활용이 가능하며, 지구상에서 3번째로 많은 원소로 가격이 저렴하다. 알루미늄을 이용한 이차전지는 알루미늄 이온을 사용해 에너지를 저장하는 최신 기술로 상용 배터리를 대체할 수 있는 안전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알루미늄처럼 새로운 소재의 차세대 배터리를 도입하기 위해선 기본적인 전기화학 반응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성능을 향상시키는 데 필수다. 하지만 알루미늄 이온 배터리의 메커니즘은 지금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에기연 및 대학 공동 연구팀이 알루미늄 이온 배터리 파우치 셀의 전기화학 특성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에기연 및 대학 공동 연구팀이 알루미늄 이온 배터리 파우치 셀의 전기화학 특성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진은 알루미늄 이온 배터리의 메커니즘을 확인하기 위해 단결정 그래핀 전극의 층수를 다양하게 변화시킨 온칩-전기화학 셀을 제작해 몇 층의 그래핀에서 AlCl4-(테트라클로로알루미늄산염) 이온의 인터칼레이션 반응이 일어나는지 정확한 단계 수를 분석했다. 인터칼레이션은 층상구조가 있는 물질의 층간에 원자나 이온이 삽입되는 현상으로, 전지 작동의 핵심원리다.

연구진은 2층(2-layer) 및 3층(3-layer) 그래핀의 온칩-전기화학 셀에서는 AlCl4- 이온의 인터컬레이션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반면 4층(4-layer) 그래핀 전극소재부터 인터칼레이션 반응이 일어나는 것을 최초로 증명했다. 더불어 알루미늄 이온 배터리의 온칩-전기화학 셀 기반의 실시간 전하수송 측정을 통해 전극 내부로의 이온 삽입과정을 부반응 없이 직접 조사할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기존의 열분해 흑연보다 AlCl4- 이온의 인터칼레이션을 용이하게 하는 그래핀·탄소나노튜브 복합체 양극을 디자인했다. 그래핀·탄소나노튜브 복합체 양극은 흑연에 비해 이온의 층간 삽입이 용이하도록 벌려주는 동시에 박리화 현상은 막아줘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알루미늄 이온 배터리 셀을 평가한 결과 기존 열분해 흑연보다 60% 향상된 용량을 확인했다. 또 전체 이온 확산도가 2.5배 증가해 1분 이내의 초고속 충전이 가능하며, 1분 30초의 초고속 충전을 4000회 이상 수행해도 98%의 용량 유지율을 보이는 등 뛰어난 장수명 특징을 보였다.

윤하나 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는 “알루미늄 전지의 전하저장 메커니즘을 규명함과 동시에 성능의 상한범위를 확인했다”며 “실제 벌크 소재를 활용한 배터리 제작 시 성능 개선을 위한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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