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CCUS, 그린수소, 에너지 전환, 에너지 빈곤
5일간의 글로벌 가스산업 올림픽 ‘세계가스총회’ 성료

▲윤석열 대통령이 세계가스총회 전시장을 둘러 천연가스산업 밸류체인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세계가스총회 전시장을 둘러 천연가스산업 밸류체인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이투뉴스] 전 세계 가스관련 기업과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대구 엑스코에서 24일부터 닷새간 진행된 가스산업계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세계가스총회(WGC)'가 성료됐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말레이시아에 이어 세 번째로 개최돼 한국가스공사가 호스트 스폰서를 맡은 이번 행사는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대거 참가해 가스의 탐사, 생산, 운송, 이용 등 가스관련 전체 밸류체인을 다루며, 에너지 전환과 에너지 안보 이슈를 심도 있게 논의했다.

‘가스 기반의 지속가능한 미래(A Sustainable Future Powered by Gas)’를 주제로 열린 제28회 세계가스총회는 전 세계의 중대 현안인 탄소중립 및 에너지 안보를 위한 해법을 모색하는 동시에 에너지 빈곤 해소를 위한 국가간 협력을 촉구하는 훌륭한 논의의 장이 됐다는 평가다. 

글로벌 리더들의 기조발표 등을 주축으로 세계가스총회에서 제시된 주요 메시지는 탄소중립, 에너지 안보, 에너지 전환, 에너지 빈곤 해소 등이다. 

우선 탄소중립을 위해 전 인류가 지금 당장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서자는 것이다. 첫 번째 연설주자로 나선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기후변화가 많은 자연재해를 초래하고 있다. 탄소배출에 따른 지구 온난화를 늦추기 위해서는 선진국이 주도하고 개발도상국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면서 전 인류가 지금 당장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가스산업 발전을 위한 국가 간 긴밀한 협조가 제시됐다. 한국가스공사 채희봉 사장은 가스산업 발전을 위해 에너지 안보와 가격안정화 및 탄소중립의 세가지 과제 달성을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시장안정을 위해 가격을 정상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국가 간 긴밀한 협조를 강조했다.

가스산업 발전에 동력을 더하기 위한 CCUS(탄소포집·저장·운반 기술)도 주요 논제다. 엑손모빌의 피터 클라크 부사장은 최근 천연가스 수급 불안으로 화석연료 사용이 급증해 지난 15년간 재생에너지에 쏟은 노력이 물거품이 되었다며, 석탄에서 천연가스로의 전환을 촉진하기 위하여 CCUS(탄소포집, 저장, 운반기술) 기술과 연계한다면 천연가스 산업 발전을 더 빨리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SK E&S 유정준 부회장 역시 실행가능한 에너지원 확보 차원에서 천연가스가 가지고 있는 화석연료로서의 단점을 극복해야 하며, 이를 위해 탄소포집 및 저장(CCUS) 기술혁신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CCUS에 대한 통일된 국제적 기준이 마련된다면 에너지 전환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에너지 전환의 현실적인 방법도 이슈다. 텔루리안의 CEO 옥타비오 시모에스는 저개발국가의 경우 화석연료 의존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실현이 가능한 에너지 전환 방안에 대해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그린수소는 핵심요소다. 현대자동차 김동욱 부사장은 탄소중립을 위한 3대 전략 중에 ‘깨끗한 모빌리티로의 전환’을 중심으로 발표했다. 김 부사장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린수소가 핵심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이를 위해서 수소전기 사슬망과 수소충전보 확보가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탄소배출감소 기술 활용으로 가스의 효용성을 증가시키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존 쿤 쉐브론 가스공급 및 트레이딩 사장은 세계 여러 지역에서 CCS(탄소 포집·저장기술)기술을 활용하여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탄소배출을 절감하는 기술 활용으로 인해 가스의 효용성이 지속적으로 증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탄소중립을 위해 탄소 상쇄, 포집 등에 대한 정확한 측정이 매우 중요하며 여러 관련기관이 함께 협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탈탄소화에 대한 투자에도 힘이 실렸다. 스티브 힐 쉘 에너지 부사장은 “가스산업은 현재 탈탄소화, 가격안정, 공급 안정성이라는 여러 가지 도전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도전을 기회로 만들려면 투자가 동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탈탄소화에는 많은 비용이 소모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탈탄소화가 우선순위로 부각될 것이라는 것이다.  

다양한 에너지원을 대안으로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자는 의견에도 공감대가 형성됐다. JERA의 유키로 카니 사업개발 전무이사는 “가격과 안정적인 공급, 환경문제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하지만 가격 급상승으로 오히려 석탄 사용이 늘어나는 등 과거로 회귀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다양한 에너지원을 옵션으로 두는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자”고 주장했다. 또한 아시아 구매자의 경우 새로운 계약 방법이 필요하다며 ‘공동구매’라는 대안으로 안정성을 확보하자고 제안했다. 

온실가스 감축에 모두가 책임지고 기여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오만 LNG의 CEO 하메드 알 나마니는 “시장이 불안정하더라도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온실가스 감축에 대해 책임을 지고 투자를 지속하고, 수요를 충족시키면서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투자에 대한 로드맵을 만들어서 온실가스를 줄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하며, 기술개발을 통해 가능할 것이라면서 에너지 전환, 특히 수소 변환에 있어 여러 에너지 생산 기업의 협업을 강조했다. 

에너지 빈곤 해소에 대한 글로벌 협력은 모두가 공감하는 이슈다. 제임스 라칼 세계 LPG협회장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많은 선진국들이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그 많은 비용 중 일부를 에너지 빈곤국 국민들의 삶을 개선하는데 사용한다면 국민들의 삶뿐만 아니라 환경도 나아질 것이라며, 이산화탄소에는 국경이 없기 때문에 전 세계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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