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성 없는 대체매립지보다 비용효율적이며 환경정의에도 부합
매립 아닌 자원순환으로…소각시설 건설해 에너지 직접생산 계획

▲신창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신창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이투뉴스] “수도권매립지공사는 수도권 2600만 주민의 쓰레기를 처리하는 것이 존재이유이자 위탁대행업체다. 인천시의 영흥도 매립지는 물론 서울·경기지역 대체매립지를 다른 곳에 만드는 것보다는 수도권매립지를 활용하는 것이 비용효율적 측면은 물론 환경정의 차원에서 보다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8월 제9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신창현 사장이 최근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매립기한 종료를 비롯해 대체매립지, 소각장 건설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가감 없이 의견을 표출하기 때문이다. 환경부나 인천시 눈치를 살피던 이전 사장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스스로 “내가 욕을 먹는 나쁜 경찰이 될테니 임직원 여러분들은 좋은 경찰이 되어 달라”고 말하는 등 행보에 거침이 없다.

지난달 31일 열린 환경전문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도 그의 진면목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다양한 현안에 대해 엄청난 후폭풍이 예상됨에도 불구 구체적인 통계와 사례를 제시하며, 현 매립지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20대 국회의원을 비롯해 의왕시장, 청와대 환경비서관, 환경정책연구소장을 지낸 그의 경력이 말해 주듯 30년이 넘는 환경과의 인연이 바탕이 됐다. 인천시 등 일부에서는 ‘조직 존립을 위한 꼼수’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지만 멈출 기색이 없다.

“제가 지시한다고 해서 사실이 아닌 내용이 나갈 수는 없다. 팩트체크 차원이자 공론화하자는 것은 제 생각이다. 병도 소문내면 빨리 낫는다. 2025년 건설폐기물, 2026년부터는 생활폐기물 매립이 금지된다. 하지만 그 전에 소각장 신설 및 대체매립지 문제가 해결되기 어려우며, 2025년 매립종료 역시 불가능하다는 것을 누구나 다 안다. 하지만 모두가 책임을 떠넘기기만 하고 있다.”

근래 공사가 환경부 및 인천시가 민감하게 생각하는 내용을 공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공론화 필요성을 거론했다. 특히 인천시가 영흥도에 대체매립지를 건설하는 것은 비용 측면은 물론 주민과의 협의 등 난관이 많아 목표 내 건설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광역소각장 역시 기한 내에 설치가 어려운 만큼 수도권매립지 내 설치가 대안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인천시에 광역소각장(소각장이 아닌 열병합발전으로 불러 달라고 요청했다) 유치를 신청한 이유이기도 하다. 

“쓰레기 정책은 매립이 아닌 자원순환으로 가야 한다. 매립지공사가 자원순환공사로 명칭변경을 하려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또 쓰레기 직매립 금지 정책에 따라 매립량이 10분의 1로 줄어든다. 현재 매립지만 제대로 활용해도 2040년 이후까지 사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발생지에서 쓰레기를 처리하되, 소각재 및 음폐수 처리 등은 현실적으로 찾기 힘든 대체매립지보다 여기를 활용하는 것이 경쟁력 측면에서도 우수하다.”

그는 수도권매립지의 장점으로 30년에 걸친 위생매립장 운영기술 및 축적된 인프라, 또 주민과의 소통경험을 꼽았다. 주민들과 때론 싸우기도 했지만 대화와 타협을 해오면서 터득한 노하우가 있는 만큼 다른 곳에서 시간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매립할 땅은 많은데 쓰레기가 없다며 공사 역할을 강조했다. 여기에 30년 동안 이어져 온 매립에서 탈피해 앞으로는 자원순환으로 가야하며, 이 과정에서 소각 및 바이오가스를 통한 에너지화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수도권매립지공사는 주변지역 주민들은 물론 인천시민 전체적으로도 효자기업이다. 인천의 가장 큰 현대제철보다 지방재정에 더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1년에 800억씩 인천시에 내고 있으며, 주민지원기금도 매년 180억씩 제공한다. 물론 오랫동안 희생해 온 지역주민에 충분한 보상을 했다는 얘기는 아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단순 매립지가 아닌 자원순환, 발전, 수소화 시설로 거듭나겠다.”

신창현 사장은 미래를 얘기했다. 독일과 일본 등 OECD 국가의 매립비율이 1% 수준인 만큼 우리 역시 30년 동안 매립으로 쓰레기를 해결했다면 앞으로 30년은 자원순환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또 쓰레기를 묻고 썩는 과정에서 나오는 메탄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 곧바로 에너지생산을 해야 하며 땅이나 기술, 사람 측면에서 공사가 가장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매립지공사를 살리려는 꼼수라는 비판도 있지만 반드시 논의가 필요한 매립지 문제에 대해 공격적인 자세를 이어가고 있는 그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신창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앞줄 오른쪽 2번째)이 환경전문기자협회와 간담회를 마치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신창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앞줄 오른쪽 2번째)이 환경전문기자단과와 간담회를 마치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한국환경전문기자협회 제공)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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